1. 서 론
양이온성 고분자는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음전하를 띄는 표적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유기 재료로서 다양한 응용분 야에 활용이 되고 있다[1-3]. 기존에 활용되어온 양이온성 무기물에 비해 양이온성 고분자는 더 많은 작용기와 유연한 사슬 구조 및 역동 적인 토폴로지(topology)를 제공할 수 있다. 고분자의 물성과 관계된 물리·화학적 특성은 중합 반응에 활용되는 단량체 구조의 변화 및 고 분자 합성 후 구조 변형(post-modification)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4]. 지금까지 다양한 의약학 및 생물학 연구에 polybrene, polylysine, cationic polyacrylamides (CPAM), poly(dimethyl-diallylammonium chloride) (PDDA), polyamide epichlorohydrin (PAE), chitosan과 같은 합성 및 천연 양이온성 고분자가 사용되고 있다[5,6].
그 중 폴리에틸렌이민(PEI)은 중성 조건에서 강한 양전하를 띄며 중합 조건에 따라 넓은 범위(수천~수십만 Da)의 분자량을 가질 수 있 다. PEI는 배위결합 및 정전기적 상호작용 통해 다양한 유·무기 기질 및 금속 이온과 결합할 수 있다[7]. 또한, PEI는 음전하를 띄는 nucleotide와 쉽게 결합할 수 있으므로 in vitro와 in vivo에서 다양한 종류의 deoxyribonucleic acid (DNA)/ribonucleic acid (RNA) 전달체로서 연구 되고 있다. 하지만 PEI의 풍부한 양전하는 세포 표면에 있는 음전하를 띄는 부분과 비특이적 상호작용을 일으켜 선택적 약물 전달 능력을 낮추고, 생체 물질과 응집과정을 통해 생리적 변성을 발생시킴으로써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생체 내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PEI 기반 생체 재료의 합성법이 발표되고 있다. PEI에 존재하는 amino group은 다양한 기능 성 PEI 유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작용기(functional group)로 활용된다. 본 리뷰에서는 PEI 유도체들을 DNA/RNA 전달, 약물 전달 및 영상 조영제에 활용한 최근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논문에서 다룬 PEI 기반 물질들과 응용 분야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
2. PEI의 성질과 기능
PEI는 고분자의 구조에 따라 크게 선형(linear)과 분지형(branched) 으로 구분할 수 있다(Figure 1a). 선형의 경우 주로 2차 아민으로 구성 된 고체이지만 분지형의 경우 1차, 2차, 3차 아민의 혼합물로 구성되 어 있으며 대부분 높은 점도를 가지는 액체 형태로 활용된다. 선형 PEI의 경우 cyclic imino ether의 중합으로 만들어지고, 분지형 PEI의 경우 강산 조건에서 aziridine 혹은 ethyleneimine의 중합으로 만들어 진다[8]. 또한 분지형 PEI는 사용하는 촉매나 조건에 따라 수천~수십 만 Da의 넓은 분자량 범위로 합성이 가능하다.
고분자의 분자량은 물질의 구조, 전하 밀도, 성질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PEI가 DNA/RNA같은 유전물질의 전달을 위해 사용될 경 우, PEI 사슬 길이와 가지의 수는 핵산의 전달 효율과 동물 모델 내 혈액 순환 시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9]. 하지만 PEI의 양 전하는 혈액 속에서 음전하를 띄는 다른 종류의 생체물질과 상호작용 하여 세포독성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기존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저분자량 PEI (2 kDa)가 고분자량 PEI (25 kDa)보다 낮은 세포독성을 나타낸다. 반면, 물질 전달 효율은 주로 고분자량 PEI가 저분자량 PEI 보다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10]. 따라서 세포독성과 전달효율의 균형 을 맞추는 것이 약물 전달체 개발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생체모방 시스템은 생체분자, pH 변화, 빛 조사, 온도 변화와 같은 특정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11-14]. 적 절한 작용기를 도입한 PEI는 생체모방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물질은 주로 고분자 합성 후 구조 변형 (post-modification) 과정을 통해 제조할 수 있다[15]. 이 단계에서 PEI 의 amino group은 PEI 유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주요 기능기 혹은 링커(linker) 역할을 수행한다. 합성 전략은 공유결합, 표면 정전기적 상호작용 활용, 배위 결합을 통한 금속이온과의 결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Figure 1b). 이처럼 PEI의 구조를 변형하면, 특정 기질과의 결 합 특이성 및 고분자의 물성 조절이 가능하다.
3. 생의학 연구에서 PEI 유도체의 활용
3.1. 유전 물질 전달 시스템
PEI의 amino group은 약 10 정도의 pKa 값을 가지며 중성 용액에 서 강한 양전하를 띄게 된다. 즉, PEI 분자 내의 1차, 2차 아민은 proton sponge effect를 보이며, 음전하를 띄는 핵산(nucleic acid)과 이온 상호작용을 통해 나노 입자를 형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체내 활용 연구에서 유전자 분해 효소(nuclease)로부터 유전물질을 보호하고, 세 포 내에서 유전 물질을 안전하게 방출할 수 있는 약물 전달 시스템으 로 개발이 가능하다. 지난 수년간 PEI의 장점과 나노 시스템의 장점이 결합된 PEI 기반 유기 고분자와, PEI를 금속 재료와 결합한 무기 계열 나노 물질이 개발되었다.
3.1.1. PEI 기반 고분자 시스템
PEI 기반 유기 고분자를 활용한 약물 전달체 개발 과정에서는 PEI 의 과도한 양이온 특성을 적절히 조절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하여 polyethylene glycol (PEG), alkane 사슬, polysaccharide 등과 같은 중성 물질과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PEI의 물리적 성질을 조절하 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lipid나 alkane 사슬 등 소수성 분절을 접합(conjugation)할 경우 유전물질 전달체의 콜로이드 안정성 과 생체적합성이 증가하며, PEG 또는 hyaluronic acid (HA)와 같은 친 수성 분절을 접합할 경우 고분자의 전체적인 표면 전하를 감소시켜 세포 독성을 낮출 수 있다.
암 세포 내 특정 유전자 발현을 막기 위해 표적 mRNA와 상보적으 로 결합시키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방법은 많은 연구 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질병 치료 방법 중 하나이다[16]. 일반적 으로 특정 질환 암세포의 미시 환경에서는 독특한 receptor-donor 특 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folate receptor는 세포 성장을 위한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 혈관 신생(angiogenesis)을 일으키는 암세포 표면에서 과발현 된다. Kissel의 연구팀은 약 100 nm 크기의 micelle을 만드는 삼중 중합체인 poly-ethyleneimine-graft-polycaprolactone-block-poly- (ethylene glycol)-folate (PEI-PCL-PEG-Fol)를 합성하였다(Figure 2a) 17]. 이 micelle에 siRNA를 탑재한 뒤 동물 모델에 투여하면 정상 세 포에 비해 folate receptor가 과발현된 난소암 세포인 SKOV-3로 대부 분 이동하게 된다(Figure 2b). 또한 이 micelle은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최적화된 N/P비(PEI 내 질소 대 DNA 내 인 비)로 siRNA와 결합 효율의 조절이 가능하며, 생체 내에서 약 120분간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다. 즉, PCL (polycaprolactone)과 PEG의 소수성-친수성 균형은 단순 PEI/siRNA 중합체보다 높은 in vivo 안정성과 비교적 낮은 세포 독성을 보여주었다. 2020년 Feng의 연구팀은 전달체에 활용된 PEI 종 류를 분자량이 큰 고분자(25 kDa)에서 작은 고분자(1.8 kDa)으로 대체 하여 세포독성은 감소시키면서, DNA 주입(transfection) 효율은 유지 할 수 있는 전달체를 합성하였다[18]. 먼저 PEI와 bis-(p-nitrophenyl)- 3,3’-dithiodipropionate를 결합하여 SS-PEI를 제조한다. SS-PEI의 disulfide 그룹을 활용하여 플라스미드(pDNA)와 접합할 수 있었으며, 이를 활용하여 세포 내로 플라스미드(pDNA)를 전달하도록 하였다. 세포 독성은 고분자와 pDNA의 질량비를 1:1, 5:1로 하였을 때, 각각 95, 80%의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하지만 대조군인 PEI 25 kDa을 이 용하여 같은 실험을 수행하였을 경우 생존율이 50% 미만으로 감소하 였다. 따라서 SS-PEI를 이용하여 pDNA를 전달하는 방법이 보다 효과 적임을 확인하였다. In vitro에서 EA. hy926에 PEI 25 kDa과 pZNF580 을 1:1 질량비로 혼합하여 DNA 전달 실험을 진행하였을 때, transfection 효율은 약 11.9%였으며, SS-PEI를 PEI 25 kDa 대신 이용하면 PEI 25 kDa과 유사한 11.2%의 transfection 효율을 보였다. 따라서 앞 서 보인 세포 생존율과 함께 비교하면, transfection 효율은 유지하면 서 세포 독성은 감소시키는 데 성공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DeRouchey의 연구팀은 PEI의 구조를 변환하는 방법을 통해 유전자 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였다[19]. 이 연구에서는 PEI와 succinic anhydride를 반응시키는 단순한 방법으로 zPEI를 합성하였다. zPEI의 amine group과 succinic anhydride가 반응하는 비율이 증가할 수록, 유전자 전달에 필요한 zPEI의 양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transfection의 효율은 PEI에 비해 HeLa에서 최대 262배, HEK293에서 477 배 증가함을 보였다. 2021년 Kim의 연구팀은 PEI에 sucrose를 도입하 여 transfection 효율을 높였다. 산화된 sucrose를 PEI의 amine group과 반응시켜 sucrose-PEI 2K (SP2K)를 합성하였다[20]. SP2K의 pDNA 결합능력은 pDNA/SP2K의 비가 0.3일 때 가장 효과적임을 확인하였 다. HeLa에서 green fluorescein protein (GFP)를 이용한 transfection 효 율을 실험한 결과, 대조군인 PEI를 이용하였을 때 4.37%의 GFP 발현 을 보였지만 SP2K를 이용한 경우 약 2배 정도 증가한 8.29%의 발현 을 보였다.
3.1.2. 생체분자 접합 PEI 시스템
PEI를 peptide, lipid 등 적절한 생체분자와 접합하는 전략은 약물 전달체의 생체 적합성, 자가 결합 능력, transfection 효율 증가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체분자 접합 시스템은 유전물질 전달 에 적용 시 DNA 방출 조절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pH 변 화와 같은 외부 자극을 통하여, 유전자 방출 제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시도되었다[21]. PEI의 transfection 효율을 향상시 키기 위해, PEI 사슬에 lysine-histidine, polylysine과 같은 peptide를 접 합하여 새로운 유전자 전달체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고분자 네트워크 의 형성에 활용 가능하다. 2017년 Aigner의 연구팀은 PEI와 siRNA를 5:1 질량비로 혼합하여 PEI-siRNA를 형성한 후, 지질인 dipalmitoylphosphatidylcholine (DPPC)와 결합하여 DPPC-PEI lipopolyplex를 합 성하였다[22]. 이를 활용하여 투여 48시간 후 PC-3에서 표적 RNA의 발현을 80%까지 억제하는 뛰어난 유전자 전달 효율을 보여주었다. 또 한 정상세포에서는 transfection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으며, 정상 세포 에 대해 낮은 세포 독성을 보였다.
3.1.3. PEI 기반 무기 나노 입자 시스템
최근 mesoporous silica 나노 입자, 금 나노 입자, 자성 입자를 포함 한 많은 무기 물질이 유전자 transfection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2017 년에 Shi의 연구팀은 arginine-glycine-aspartic peptide (RGD, integrin binder), PEG spacer와 PEI로 개질된 금 나노 입자를 활용한 ({(Au0)25- PEI-(PEG-RGD)10-mPEG10} PENP) 유전자 전달 시스템을 발표하였다 [23]. 금 나노 입자는 물리적 복합 환경에서 시스템의 구조를 보호하 는 역할을 수행하며, RGD는 사람의 악성 교모세포 종인 U87MG 세 포에서 과발현된 αvβ3 integrin receptor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리간 드로 작용한다. U87MG는 apoptosis를 억제하는 B cell lymphoma-2 (BCL-2)의 과발현으로 세포가 죽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BCL-2 siRNA를 적재한 나노 입자를 U87MG에 전달하자, BCL-2의 발현을 성공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소개된 나노 입자는 다른 종류의 siRNA 전달에도 적용 가능하므로 다양한 유전자 치료에 연구 에 활용될 수 있다.
3.2. 암 치료 약물 전달 시스템
현재 암을 치료하기 위해 화학치료 요법으로 쓰이는 약품은, 암 세 포 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서도 작용하므로 여러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선택성의 결여는 치료 효율의 저하와 함께 세포 독성 및 사멸과 같은 의도치 않은 문제점이 발생하므로, 이를 적절한 방법 을 통해 제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 소수성 약물은 수용액에서의 용해도가 낮으므로 혈액 내에서 약물의 침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전달체의 개발을 위하여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특 정 receptor를 표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전달체와 약물이 생체 조건에 서 변성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24].
3.2.1. PEI 기반 hydrogel
일반적으로 약물의 코팅은 소수성 약물의 체내 운반을 위해 다량의 친수성 물질과 섞거나 talcum과의 조합으로 형성된다. 하지만 talcum 은 난소의 종양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25]. 따라서 talcum이 없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나노 크기의 캡슐화된 약물 micelle을 친수성 고분자 겔에 분산시키는 방법이 종종 이용된 다. Cross-linked 고분자 네트워크는 적재된 약물을 체내에서 분해되 지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겔의 성분과 크기 및 형태는 약물이 세포 내 세포질 또는 세포 소기관으로 전달될 때 세포 흡수 및 치료 효능에 영향을 미친다. 수분을 다량 함유한 PEI 기반 hydrogel은 약물 을 체내에서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pH 및 온도에 따라 hydrogel의 구조가 변화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연구도 진행 되었다.
2018년 Vermonden의 연구팀은 단백질 기반 약물을 활용한 암 치료 제의 전달체 개발을 위하여 PEI가 도입된 dextran nanogel (dex-MA nanogel)을 소개하였다[26]. 이 연구에서는 RNA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ribonuclease A (RNase A)를 dextran과 접합하여 nanogel 형태로 합성하였다. 이후 형광 물질이 표지(labeling)된 PEI를 활용하여 nanogel 을 코팅하는 과정을 통해 zeta potential을 -31.6 mV에서 +7.7 mV로 바꾸어, 약물 전달체가 효과적으로 세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dex-MA nanogel은 유방암세포인 MDAMB- 231에 효소 전달체로 활용할 수 있었다. 전달된 RNases는 세포질 에 존재하는 환원성 glutathione에 의해 방출되어, 암세포의 apoptosis 를 유도하였다.
2022년 Rainer의 연구팀은 PEI-hyaluronic acid (PEI-HA) 공중합체 를 이용한 doxorubicin (DOX) 전달 물질(HA-LPEI NG)를 개발하였다 [27]. 이 nanogel은 두 고분자의 전하 특성과 높은 수용성을 이용하여, 유기용매에 두 고분자를 에멀전 형태로 분산시켜, 화학적 결합을 통 해 합성한 후 암 치료 약물인 doxorubicin (DOX)을 적재하였다. 중성 인 환경에서는 HA와 방향족 DOX의 상호작용을 통해 nanogel 내에서 서로 stacking되어 약물이 정상세포 주변에서 방출되지 않게 한다. 반 면, pH가 5.5로 낮아지면 PEI가 양전하를 띄게 되어 양이온-π 상호 작용을 통해 DOX의 stacking이 풀리며 nanogel 전체로 분산된다. 양 이온을 띄는 nanogel은 암 세포에서 작용하여 DOX 총량의 93%가 15 일간 지속적으로 방출되었다.
3.2.2. 유전자, 약물 복합 전달 시스템
2021년 Tian의 연구팀은 PEI를 이용해 항암제인 DOX와, RNAi를 일으킬 shRNA를 함께 전달하는 PEI 기반 전달체 개발 연구를 보고하 였다[28]. 먼저 PEI와 polyphenylalanine (PPhe)의 공중합체를 제조하 고, DOX는 cis-aconitic anhydride과 반응시켜 DOX유도체(CAD)를 합 성하였다. 이후 합성한 PEI-co-PPhe와 CAD, BCL-2-shRNA로 복합체 를 만들어 PEI-co-PPhe/DNA/CAD를 개발하였다. 이 약물 전달체의 약물 방출 효율은 pH 6.8에서 37%이지만 약산성(pH = 5) 조건에서는 55%로 증가하였다. PEI-co-PPhe/DNA/CAD를 24시간 동안 B16F10 세포에 적용하였을 때 DOX 방출 효율은 DOX를 단독으로 투여할 때 보다 높았다. 또한 일반세포에 대한 독성도 PEI와 PPhe의 공중합체 형성으로 PEI의 양이온성이 감소하여, PEI를 단독으로 투여할 때보다 감소하였다. 2022년 Zarghami의 연구팀은 DOX와 siRNA를 동시에 암세포에 전달하기 위하여 folic acid (FA)가 접합된 새로운 약물 전달 시스템을 보고하였다[29]. 우선, PEI에 β-cyclodextrin (β-CD)와 FA를 순차적으로 반응시킨다. DOX는 adamantane과 접합(Ad-DOX)시킨 후 β-CD와 host-guest 상호작용을 이용해 결합하고, 여기에 siRNA를 추 가하여 roFPC/Ad-DOX/siRNA복합체를 합성하였다. roFPC/Ad-DOX/ siRNA는 pH 7.4에서 Ad-DOX를 12.3% 방출하였으나 pH 5.0에서는 36%로 3배 더 많은 양을 세포 내로 방출할 수 있었다. 약물 투여 시 암세포 생존율에 대한 siRNA의 영향을 실험하였을 때 약물만 있는 roFPC/Ad-DOX를 투여 시 MDA-MB-231은 35.8%, MCF-7은 64.7% 였던 생존율이 roFPC/Ad-DOX/siRNA를 투여하자 각각 12.6%, 43.9% 로 감소하였다. 따라서 RNAi와 DOX를 동시에 투여하는 방법이 암세 포 사멸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3.2.3. 특수한 조건의 약물 전달 시스템
2021년 Salto-Gonzalez의 연구팀은 골암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약물 전달체를 보고하였다[30]. PEI에 DOX를 운반할 cyclodextrin (CD)를 도입하고, 뼈에 풍부한 hydroxyapatite와 결합력이 있는 bisphosphonate (BP)를 결합하여 PEI-BP-CD를 합성하였다. PEI-BP-CD는 BP에 의해 hydroxyapatite가 풍부한 뼈로 이동하고, pH가 비교적 낮은 암세포 주 위에서 PEI가 양성자화되어 암 세포로 흡수되는 방식으로 약물이 전 달된다. 쥐를 이용한 in vivo 실험에서 DOX를 indocyanine green으로 바꿔 방출되는 적외선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골암 세포인 MG-63가 위치하는 부분에 뚜렷한 형광 신호가 감지되었다.
암은 빠른 세포 증식으로 인한 과도한 대사작용으로 종양 부위에 저산소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2022년 Ueda 연구팀은 저 산소 환경에서 난용성 약물을 방출하는 CMP-HA-NI-PEI-NBA를 합 성하였다 [31]. 이 공중합체는 nitrobenzoic acid를 도입한 PEI (PEINBA) 에 생체적합성이 뛰어난carboxymethyl pullulan (CMP)와, 저산 소증에 반응성을 지닌 6-(2-nitroimidazole)hexylamine (HA-NI)을 결합 한 CMP-HA-NI를 중합시켜 합성하였다. CMP-HA-NI-PEI-NBA의 내 부는 소수성 이므로 erlotinib (ERL)과 같은 난용성 약물을 수송할 수 있다. 약물이 있는 CMP-HA-NI-PEI-NBA가 저산소 환경인 HeLa와 같은 암 세포에 도달하면, NBA와 HA-NI의 nitro group은 세포 내 nitroreductase에 의해 amine group으로 환원된다. 이후 amine group은 암 세포가 가지는 pH 5의 산성조건에서 양이온을 띄며 분자 내에서 PEI와 양이온 반발을 통해 구조가 붕괴되며 ERL을 세포 내에서 방출 하게 된다. ERL이 적재된 CMP-HA-NI-PEI-NBA의 저산소 조건과 일 반 산소 조건에서 5, 10시간 경과 후 TEM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일반 산소 조건의 경우 10시간 뒤 일부 구조만 붕괴되었지만, 저산소 조건 의 경우 5시간 뒤 크게 수축되었고, 10시간 뒤 구조가 완전히 붕괴되 어 대부분의 약물이 방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3.3. 뇌 질병 치료 시스템
3.3.1. 비강 투여를 통한 뇌 질병 치료 시스템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혈액을 통한 뇌로의 고분 자, 여러 친수성 물질, 병원균 등 외부물질의 침입을 막아 뇌를 보호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뇌를 치료하기 위한 대부분의 약물 또한 BBB에 막혀 뇌에 도달하지 못하므로 약물의 전달 효율을 높이는 것 이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PEI를 뇌 세포에 약물을 침투시키기 위한 점적액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으로 보고되었다[32]. 이 연구에서는 약물이 BBB를 직접 통과하는 것 이 아니라, 비강으로 투여하여 olfactory nerve 경로를 통해 뇌에 도달 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Figure 3). 2017년에 El-Hage 연구팀 은 비침습적(non-invasive)인 비강 노출 경로로 siRNA를 소동물 뇌에 존재하는 beclin-1에 전달하기 위하여 PEI-Beclin1 siRNA를 합성하였 다[33]. 이 전달체를 활용하여 N/P 비가 7.0일 때 PEI-Beclin1 siRNA 는 염증 반응 없이 4시간만에 전두엽 피질의 뉴런 및 별 아교 세포 (glial cell)에 siRNA를 성공적으로 전달하였다. 동물 모델에 투여 24 시간 후 뇌 조직에서 beclin-1 단백질 발현이 65% 감소되었으며, 폐, 간, 심장 등 다른 주요 장기에는 독성 영향이 거의 없었다. 같은 연구 팀의 2021년 후속 연구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전달체를 활용하여 HIV 감염을 억제 및 감소시키는 것을 시도하였다[34]. 기존 연구에 따르면 HIV에 감염된 별 아교 세포의 becline 1을 억제하는 것은 HIV 발병 감소와 연관이 있음이 보고되었다. 이 연구에서 PEI와 mannose (MAN)를 활용하여 전달체를 합성하고, 이를 뇌에 있는 별 아교 세포 에 특이적으로 결합시켜, beclin1 siRNA를 보내는 PEI-Man-siBeclin1 를 개발하였다. 마우스 모델의 비강에 PEI-Man-siBeclin1를 노출시킨 결과, 48시간 후 뇌에서 siRNA의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상 조직에서의 특이적 염증 반응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하였다.
3.3.2. 비강 투여를 통한 알츠하이머 치료 시스템
알츠하이머 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불용성 단백질 섬유소가 비 가역적으로 병리학적 플라크(plaque)를 형성하여 뇌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즉, 뇌에서 불용성인 Aβ peptide 등의 응집이 알 츠하이머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 라서, 알츠하이머에 대한 연구는 주로 비가역적 신경 손상 발생을 예방 하기 위한 조기 진단과 독성 peptide 전구체 제거, 중추 신경계에 나노 약물 또는 나노 구조물을 전달하여 응집을 억제하는 것에 중점을 두 고 있다. 최근 amyloid-β (Aβ) 단백질 응집 기전과 알츠하이머(AD) 의 잠재적 치료법을 찾기 위해 알츠하이머 소섬유 형성(fibrillation) 과 정에 유효한 peptide 조절제나 억제제를 설계하는 연구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35].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효과적인 약물 전달을 위하여 olfactory nerve 경로를 통하여 Aβ peptide와 높은 친화성을 지닌 물 질을 뇌에 전달한다면 Aβ의 축적을 줄이고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2016년 Chen 연구팀은 PEI-anti-AD peptide 접합체를 비강 경로로 뇌에 전달하는 치료 방법 을 제시하였다[36]. 이 연구에서 활용된 PEI 접합체는 peptidase에 의 한 가수분해로부터 peptide를 보호하여, anti-AD peptide를 뇌에 전달 하는데 사용되었다. PEI에 접합된 scavenger peptide V24P(10-40)가 비강 점적액 형태로 APP/PS1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몇 달간 투 여되었다. 8개월 뒤 plaque의 양이 대조군에 비해 해마에서는 35%, 대 뇌 피질에서는 55%가량 감소하였으며, plaque가 차지하는 영역 또한 각각 45%, 60% 감소하였다.
3.3.3. BBB 통과 뇌 질병 치료 시스템
PEI 유도체를 활용한 BBB를 직접 통과하여 뇌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도 연구되었다. 2020년 Zhang의 연구팀은 정맥투여를 통해 뇌에 도달할 수 있는 약물 전달체를 개발하였다[37]. 이 연구에서는 신경교종 세포에서 angiogenesis가 발생할 때 과발현되는 두 수용체, VEGFR-2 와 NRP-1에 특이적으로 결합하기 위해 텐덤 펩타이드 TAT-AT7에 PEI를 결합시켜 전달체인 PPTA를 합성하였다. 이 전달체는 angiogenesis 억제 pDNA인 pVAXI-En와 안정적으로 결합하여 BBB, blood-tumor barrier (BTB)를 통과 후 동물 모델의 신경교종 조직에 약 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실험 결과 신경교종의 성장과 migration 의 감소가 확인되어 종양의 angiogenesis가 억제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4. 생체 영상 시스템
생체 영상은 필요에 따라 체내에 조영제를 투여하여 목표 위치의 조직 영상을 얻어 질병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효과 분석에 도움을 준 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조영제는 영상의 해상도 및 검출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높은 생체적합성이 요구된다. PEI는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 활용된 것과 같이 공중합체 형태 또는 다른 작 용기를 접합하는 방식으로 생체 적합성을 높일 수 있으며, 킬레이트 등과 결합하여 생체 영상에 필요한 금속 동위원소를 도입할 수 있다.
3.4.1. 나노 입자 결합 PEI 생체 영상 시스템
2016년 Shi 연구팀은 체내에 존재하는 암세포를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computed tomography (CT), photoacoustic imaging (PAI) 등 여러 기법을 사용하여 영상화 할 수 있는 조영제를 합성하였 다[38]. 우선 Fe3O4 (산화철) core와 Au shell로 구성된 나노 입자에, thiol group을 리간드로 활용하여 PEI를 도입하였다. 이후 암세포를 선 택적으로 영상화 하기 위하여 folic acid (FA)를 접합하고 PEI의 amine 을 acetyl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별 모양의 Fe3O4@Au core/shell nanostar를 합성하였다. 이 나노 입자는 FA와 folate receptor가 존재하는 HeLa의 결합이 용이하며 내부의 금속 입자로 인해 구조적인 안정성 이 크다. 또한 이 입자는 core와 shell의 원소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MRI와 CT 영상에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며 PAI 영상에도 활용 가능하 였다. 2019년에는 유사한 방법을 통해 생체 적합성을 높인 CT, SPECT (single-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영상 조영제 합성법이 보고되었다[39]. 연구팀은 99mTc가 표지된 PEI 기반 금 나노 입자에 alkoxyphenyl acylsufonamide (APAS)를 도입한 APAS-99mTc-Au PEN를 합성하였다. APAS는 pH 6.0 이하 약산성 조건에서 양전하로 바뀐다. 암 세포 주변은 산성을 띄기에 양전하로 대전된 나노 입자가 주변의 암 세포에 쉽게 흡수(uptake)되어 영상 촬영 시 일반 조직에 비해 더 높은 신호를 나타낸다. 실제로 섬유육종 세포인 HT1080 촬영 에서 나노 입자에 APAS를 활용하였을 때 CT와 SPECT 영상의 상대 적 신호세기가 일반 세포에 비해 1.5~2배 높은 신호 강도를 나타내었 다. 또한 APAS는 일주일간 다양한 온도조건(4~50 °C)에서 영상 신호 세기의 감소가 없었으며 생체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3.4.2. 약물/DNA 전달체 및 영상 조영제 복합 시스템
2021년 Cheng 연구팀은 MRI 영상과 동시에 pDNA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입자를 합성하였다[40]. 연구팀은 citrate로 표면 개질된 산화철 나노 입자(citrate-Fe3O4)에 PEI와 pDNA를 결합시켜 bPEI/pDNA/Fe3O4 를 합성하였다. 이 나노 입자는 U87MG 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세포 내에서 강한 형광 신호를 보여, 세포에 성공적으로 transfection되었음 을 보여주었다. 또한 in vitro MRI에서 나노 입자가 다량 흡수된 U87MG에 negative contrast MRI 신호가 발생하였다. 이를 통해 bPEI/pDNA/Fe3O4가 표적 암 세포에 pDNA를 전달하여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며 MRI 조영제로도 사용할 수 있어 종양의 진단 및 치료에 적용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2021년 Miao 연구팀은 SPECT 영 상과 약물 전달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나노 복합체 개발하였다 [41]. PEI에 3-(4’-hydroxyphenyl)propionic acid-OSu (HPAO), alkoxyphenyl acylsufonamide (APAS) 작용기를 결합시켜 PNP를 만든다. PNP에 DOX와 131I를 도입하여 APAS-131I-PNP/DOX를 합성한다. APAS는 약 산성에서 양전하를 띠게 되므로 암세포에 쉽게 흡수된다. 또한 입자 내 양전하 반발로 공간이 커져 DOX가 암 세포 내에서 분출하게 된다. C6 세포에 pH 7.4와 6.0 조건에서 APAS-131I-PNP/DOX와 131I-PNP/DOX 를 노출하였을 때, pH 6.0에서 APAS-131I-PNP/DOX의 방사선 신호 세 기가 131I-PNP/DOX보다 3배 이상 강했으며, pH 6.0에서 방사선 신호 의 세기가 pH 7.0보다 2배 이상 강하게 관찰되었다. 동물 모델을 이용 한 in vivo SPECT 영상의 경우, APAS-131I-PNP/DOX 주입 4시간 후부 터 8시간 동안 종양에서 강한 신호가 관찰되었다.
4. 결 론
본 리뷰에서는 PEI 기반으로 개발한 유전자, 약물 전달 시스템 및 분자 영상 시스템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소개하였다. PEI는 전형적 인 양이온 고분자로 과다한 양이온으로 인한 세포독성을 나타내는 단 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개된 것처럼 작용기를 추가하거나 친수 성, 소수성 고분자를 PEI에 접합시킴으로써 생체 적합성을 높여 독성 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을 활용하여 종양 등 특정조직 으로 유전물질 및 약물의 효율적인 전달과 방출을 조절 가능하게 하 여, 정상 조직에서 약물로 인한 세포 독성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향상 된 치료 효능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PEI 기반 전달체는 암, 알츠하이머와 같이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 는 중증질환 치료제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한 PEI 기반 나노 입자를 활용한 분자 영상 조영제(CT, MRI, SPECT, PET 등)의 개발은 질병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향후 PEI 기반 물질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통 하여 새로운 약물 전달체의 개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