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제주도의 소형 화산체는 전형적인 단성화산(monogenetic volcano) 으로서 분화활동에 관여하는 마그마의 성질에 의해 여러 유형으로 분 류된다. 현무암질 마그마로부터 주로 형성되는 화산쇄설구(pyroclastic cone)는 폭발식 분화에 의해 화구 위로 방출된 화산쇄설물이 화구 주 변으로 떨어져 쌓임으로써 형성되는 원추형태의 화산체이다. 이러한 화산쇄설구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스코리아 콘(scoria cone)이며 제주 도의 단성화산도 대부분 스코리아 콘에 해당한다고 보고되고 있다[1].
스코리아 콘의 구성 물질은 현무암질 마그마가 기원인 다공성 화산 쇄설물인 스코리아(scoria)로 알려져 있다. 스코리아는 화산폭발 시 휘 발성 성분이 빠져나가면서 많은 기공발달로 인해 투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제주지질층에 겹겹이 산재된 형태로 부존하기 때문에 강우가 지하수로 이동하는데 지구화학적인 물-암석반응에 의하여 제주 지하 수의 미네랄 함량과 오염물질의 정화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2].
정수처리를 위한 흡착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표면적이 커야할 뿐만 아니라 저비용(inexpensive)과 비독성(nontoxic)이 요구되고 있어, 최근 천연 지질 소재 무기물질(inorganic)과 유기물질(organic)을 대상 으로 흡착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3-6].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화산암(volcanic rock)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음용수와 폐수로부터 중금속 제거에 대한 흡착 제로서의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7,8].
본 연구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이 혼합 충전된 충전탑에서의 중금속 과 유기물의 흡착 특성을 파악하여 필터소재로서 스코리아와 활성탄 의 혼합 충전탑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 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의 혼합비율에 따른 중금속과 유기물의 흡착 제 거 특성을 살펴보았고, 스코리아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흡착에 관여하 는 스코리아의 작용기를 규명하였다.
2. 실 험
스코리아와 활성탄을 혼합하여 충전한 혼합 충전탑에서 중금속 및 유기물의 흡착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혼합 충전탑에서 중금속과 유 기물이 혼합된 혼합용액의 연속 흡착 실험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한 충전탑은 아크릴 관을 이용하여 내경이 10 mm, 길이가 300 mm의 크기로 제작하였다. 컬럼은 총 6개조를 이중관 형태 로 제작하여 흡착 온도를 25 ± 1 ℃로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였고, 각 각의 컬럼에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을 혼합하여 충전하였다. 스코리아 는 제주 동광지역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하였으며, 활성탄(Jeilchemical Co.)은 야자각으로 만든 것으로서 비표면적은 약 1000 m2/g이다. 본 연구에서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을 표준체(8~30 mesh)로 각각 체질한 후, 0.6~2.36 mm의 일정 크기의 것만 사용하였다.
공급 용액은 카드뮴(Cd2+), 니켈(Ni2+), 납(Pb2+) 및 크롬 이온(Cr3+) 과 벤젠 및 톨루엔이 각각 0.5 mg/L인 혼합 용액을 사용하였다. 카드 뮴, 니켈, 납 및 크롬 이온은 각각 Cd(NO3)2⋅4H2O, Ni(NO3)2⋅6H2O, Pb(NO3)2 및 Cr(NO3)3⋅9H2O을 탈이온수에 용해하여 사용하였으며, 본 연구에 사용한 시약은 모두 대정화금(Daejung Chemicals & Metals Co.)의 1급 시약을 사용하였다.
공급용액의 공급은 펌프(BP-90361, WON Corporation, Korea)에 의 해 10 mL/min로 일정하게 상향식으로 공급하였으며, 매 시간마다 충 전탑의 유출액을 샘플링하고, 이를 0.45 μm 실린지 필터로 여과한 후 여과액을 Inductively coupled plasma atomic emission spectrometry (ICP-OES 720)와 GC/MS (6890, Agilent, USA)를 이용하여 중금속과 유기물을 각각 분석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스코리아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 여 BET 비표면적 측정기(TriStar II 3020, Micromeritics, USA), XRD (X’Pert MPD, Philips) 및 X-선 형광분석기(Shimadzu, Japan)를 사용 하여 스코리아의 BET 비표면적, 결정 구조 및 구성 성분을 각각 분석 하였으며, ATR-FTIR (Attenuated total reflectance-fourier transform infrared) 을 사용하여 스코리아의 관능기를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스코리아의 물리화학적 특성
본 연구에서 사용한 스코리아는 제주 동광지역에서 채취한 스코리 아로서 채취한 스코리아를 100~200 mesh (75~150 μm)로 일정하게 선별한 후에 TriStar II 3020 (Micromeritics, USA)를 이용하여 스코리 아의 BET 비표면적을 측정하였다. 측정한 결과 스코리아의 BET 비표 면적은 8.73 m2/g이었다.
스코리아의 결정 구조를 분석하기 위하여 XRD (X’Pert MPD, Philips) 를 이용하였다. 그 결과 스코리아는 중성장석[(Ca,Na)(Al,Si)4O8], 휘석 [Ca(Mg,Fe)Si2O6], 마그네슘 감람석(Mg2SiO4), 자철석(Fe2O4), 적철석 (Fe2O3), 석영(SiO2)의 결정 구조를 갖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파장분산형 X-선 형광분석기(Shimadzu, Japan)를 이용하여 스 코리아의 구성성분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스코리아의 주요 구성성 분은 SiO2, Al2O3, Fe2O3, CaO, MgO 등임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대한 정량 분석 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3.2. 혼합 충전탑에서의 중금속 및 유기물의 흡착
흡착질(adsorbate)이 함유된 유체를 충전탑 하부로 유입시키면 초기 에는 흡착이 탑 하부의 비교적 좁은 영역에서 일어나다가 시간이 경 과함에 따라 탑 하부의 흡착이 포화되면서 흡착이 일어나는 물질전달 영역은 점차적으로 탑 상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운전 시간에 따른 흡착질의 농도 변화를 나타낸 곡선을 파과곡선(breakthrough curve)이라고 하고, 흡착질의 유입 농도에 대한 유출 농도의 비(C/C0)가 0.05에 도달하는 시간을 파과점(break point)이라고 한다.
흡착질의 제거율과 C/C0의 관계는 식 (1)과 같다.
Figure 1은 운전 시간에 따른 중금속(카드뮴, 니켈, 크롬 및 납 이온) 및 유기물(벤젠과 톨루엔)의 농도변화를 나타낸 그림이다. 이때 공급 용액은 카드뮴, 니켈, 납 및 크롬 이온과 벤젠 및 톨루엔이 각각 0.5 mg/L인 혼합 용액을 사용하였다.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증가할수록 중금속(카드뮴, 니켈, 크롬, 납 이온)의 파과점은 길어졌으며, 제거율은 증가하였다. 반면에 벤젠과 톨 루엔의 흡착에 있어서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60%보다 작은 경우에 벤젠과 톨루엔은 거의 흡착되어 11 h 경과 후에도 파과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80% 이상인 경우에는 1 h 이내에 파과점에 도달하였다.
Figure 2에 스코리아/활성탄의 혼합 충전탑에서 스코리아의 혼합비 에 따른 평균 제거율을 나타내었다. 이때의 평균제거율은 11시간 동 안의 운전시간에 따른 제거율을 평균한 값이다. 중금속에 대한 스코 리아의 흡착능은 니켈 < 카드뮴 < 크롬 < 납 이온의 순서로 증가하였 다. 납 및 크롬 이온의 평균제거율은 모두 95% 이상으로서 스코리아 의 혼합비에 관계없이 모두 높게 나타났으며, 니켈과 카드뮴 이온은 스코리아의 혼합비가 증가함에 따라 평균 제거율이 크게 증가하는 경 향을 나타났다.
그러나 벤젠과 톨루엔의 평균 제거율은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60% 이하에서 95% 이상이었으나,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60%을 초과함 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였다. 스코리아 충전탑에서의 납, 크롬, 카드뮴 및 니켈 이온의 제거율은 각각 99.9, 98.6, 87.6 및 76.7%이었고, 벤젠 과 톨루엔의 제거율은 각각 20.2 및 22.1%이었다. 또한 활성탄 충전탑 에서의 크롬, 카드뮴 및 니켈 이온의 제거율은 각각 94.8, 95.1, 19.1 및 20.0%이었고, 벤젠과 톨루엔의 제거율은 모두 100%이었다.
따라서 활성탄과 스코리아의 혼합 충전탑은 중금속과 유기물의 동 시 제거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3. 스코리아의 관능기 분석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코리아가 활성탄에 비해 작은 비표면적 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코리아의 중금속 흡착능은 활성탄의 중 금속 흡착능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하여 ATR-FTIR (attenuated total reflectance-fourier transform infrared)을 사용하여 스코리아의 관 능기를 분석하였다. 시료에 흡수, 방출된 적외선 파장 스펙트럼은 화 학 구조에 따라 고유하기 때문에 흡착 전⋅후의 ART-FTIR 분석을 통 해서 시료의 화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흡착제의 상대적 흡착 특성을 비교 분석하기 위하여 10 mg/L의 카 드뮴 용액에 8~30 mesh 크기의 활성탄과 스코리아를 각각 24 h 동안 넣어 흡착이 충분히 일어나게 한 후에 젖은 상태의 것(Wet로 표기)과 건조 상태의 것(Dry로 표기)을 각각 ART-FTIR로 분석하고, 그 결과 를 흡착 전의 것(New로 표기)과 비교하였다.
Figure 3은 카드뮴 흡착 전의 활성탄(New)과 흡착 후에 건조된 활 성탄(Dry)의 FTIR 분석 결과를 나타낸 결과이다. 카드뮴 흡착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유형의 반사 곡선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 한 결과는 활성탄에 의해 카드뮴 이온의 흡착이 미진함을 보여주고 있다.
Figure 4에 카드뮴 흡착 전의 스코리아(New), 흡착 후 젖은 상태의 스코리아(Wet) 및 흡착 후 건조된 스코리아(Dry)의 FTIR 분석 결과를 나타내었다. 젖은 상태의 스코리아(Wet)에서는 3300과 1650 cm-1 근 처의 피크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H2O의 OH-기에 해당한다.
또한 스코리아에서는 활성탄에서는 볼 수 없었던 2100 및 850~900 cm-1에서의 피크가 관찰되었는데, 이 피크는 Depci[10], Selvara[11] 및 Stryahilev[12]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각각 Si-H 및 Si-O 작용기에 해 당한다. 특히 흡착 전과 후에 Si-H 피크의 변화는 거의 없었으나, Si-O 피크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스코리아의 Si-O 관능기가 카드뮴 흡착에 관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스코리아의 Si-O 관능기 가 카드뮴 이온과의 site-binding에 의하여 표면 착물반응(surface complexation) 이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Figure 5는 혼합용액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흡착 전의 스코리아 (New)와 흡착 후 젖은 상태의 스코리아(Wet)의 FTIR 분석 결과를 나 타내었다. 이때 사용한 혼합용액은 카드뮴, 니켈, 납 및 크롬 이온과 벤젠 및 톨루엔의 농도가 각각 0.5 mg/L인 혼합 용액으로서 충전탑 실험에 사용된 용액과 동일한 조성의 혼합용액이다.
젖은 상태의 스코리아(Wet)에서 3300과 1650 cm-1 근처의 OH-기에 해당하는 피크 이외의 톨루엔 및 벤젠에 해당하는 특성 피크는 발견 되지 않았으며, 흡착 전후에 850~900 cm-1에서의 피크 변화가 관찰되 었는데, 이 피크는 스코리아의 Si-O 작용기에 해당하는 피크이다. 따 라서 스코리아의 Si-O 관능기가 중금속 이온의 흡착에 관여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4. 결 론
본 연구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의 혼합 충전탑을 중금속과 유기물의 동시 제거에 활용하기 위한 기초 연구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 는 스코리아와 활성탄의 혼합비율에 따른 중금속과 유기물의 흡착 제 거 특성, 스코리아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관능기를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중금속에 대한 스코리아의 흡착능은 니켈 < 카드뮴 < 크롬 < 납 이 온의 순서로 증가하였고, 스코리아의 혼합비율이 증가할수록 카드뮴, 니켈, 크롬, 납 이온의 평균제거율은 증가하나, 벤젠과 톨루엔의 평균 제거율은 감소하였다. 활성탄과 스코리아의 혼합 충전탑은 중금속과 유기물의 동시 제거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스코리아는 Si-H 와 Si-O 작용기를 갖고 있으며, 이중 Si-O 관능기가 중금속의 흡착에 관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