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리튬이온전지는 전통적인 수요처인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휴대용 전자기기를 넘어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채택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1-3]. 이로 인해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전극 소재를 탐색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4-6]. 1991년 Sony가 리튬이온전지에 흑연계 음극을 처음 적용한 이후, 현재까지 대부분의 리튬이온전지에서 흑연계 음극 활물질이 사용되고 있다. 흑연계 음극은 낮은 반응 전위(below 0.1 V vs. Li/Li+)에서 인터칼레이션/디인터칼레이션 반응을 통해 리튬 이온이 삽입 및 탈리되며, 충⋅방전 시 부피 팽창이 약 10%로 적어 전지의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하다[7-8]. 그러나 전기 화학적 동역학 성질이 낮아 고율 충⋅방전 시 성능이 저하되고, 낮은 작동 전위로 인한 리튬 석출현상으로 전기적 단락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리튬이온전지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9-10]. 타이타늄 계열 산화물계 음극(TiO2, Li4Ti5O12 (LTO) 등) 은 흑연계 음극에 비해 비교적 높은 반응 전압(약 1.5 V vs. Li/Li+)과 리튬 이온 출입에 유리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고율 충⋅방전 시에도 리튬 증착 없이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하다[11]. 특히 Toshiba는 스피넬 구조의 LTO를 음극 활물질로 사용하여 SCiB 배터리를 상용화하였으며, 이는 전기 자전거, 하이브리드 버스 등 고출력과 장수 명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용되었다[12-13]. 그러나 산화물계 음극의 높은 반응 전압은 풀셀 전압을 낮추어 에너지 밀도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LTO의 이론 용량은 175 mAh/g으로 흑연(372 mAh/g)보다 낮아, LTO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대체할 새로운 음극 물질이 필요한 실정이다[11].
나이오븀 계열의 Wadsley-Roth 상(e.g., NWO[14-15], TNO[16-17], TNWO[18-19])은 전이 금속이 산소로 둘러싸인 팔면체 구조를 형성하며, ReO3 형 블록들이 연결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 확산 채널을 통해 리튬 이온의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3 × 3 블록으로 이루어진 결정 구조(Figure 1)를 지닌 TiNb2O7 (TNO)은 전이 금속의 다중 전자 반응(Ti4+/Ti3+, Nb5+/Nb4+/Nb3+)을 통해 387.6 mAh/g의 높은 이론 용량을 제공하며, 결정 밀도(4.33 g/cm3)가 높아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LTO의 대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20-21]. 그러나 TNO는 Ti4+/Nb5+ 이온의 d 오비탈에 자유 전자가 존재하지 않아 절연성이 높고 전자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22-24]. X. Lu 등의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가시광선 흡수 분광법(ultraviolet and visible absorption spectroscopy)과 밀도 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을 통해 분석한 결과, TNO의 밴드갭은 각각 2.92 eV와 2.17 eV로 나타나 TNO의 낮은 전자전도도를 확인한 바 있다 [25].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NO의 나노 구조화를 통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나노 구조화 전략은 입자 밀도를 낮춰 부피당 에너지 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6-28].
본 연구에서는 높은 순도의 TiNb2O7 상을 형성하기 위해 TNO 합성 과정에서 최적의 온도 조건을 탐색하고, 마이크로 크기의 TNO에 간단한 CuO 코팅을 적용하여 전극 밀도의 손실없이 TNO의 전자전도도를 개선하였다. 또한, Li2O가 풍부한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SEI)를 형성하여 전극 계면의 이온 전도도를 향상하였다. 그 결과, CuO-TNO는 2.3 g/cm3의 전극 밀도 조건에서 0.5 C로 100 사이클을 진행한 후 234.5 mAh/g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사이클 성능을, 5 C에서 94.3%의 향상된 용량 유지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실 험
2.1. TiNb2O7 (TNO) 합성
TiNb2O7 활물질은 아나타제형 TiO2 (Sigma-Aldrich, 99.7%)와 Nb2O5 (Sigma-Aldrich, 99.9%)를 사용하여 고상합성법(solid-state method)를 통해 합성하였다. TiO2와 Nb2O5를 Ti:Nb = 1:2의 몰비로 맞추어 막자사발을 이용해 균일하게 혼합하였다. 이후 혼합물을 알루미나 도가니에 옮겨 담아 산소 분위기에서 튜브 퍼니스(tube furnace)를 사용해 소성 하였다. 1000, 1100, 1200, 1300 °C의 각각 다른 온도에서 5 °C/min의 승온 속도로 12 h 동안 소성한 후 공기 중에서 냉각하여 TNO_1000, TNO_1100, TNO_1200, TNO_1300을 합성하였다. 수득한 활물질은 막자사발로 곱게 갈아 325-메쉬체(sieve)에 걸러 사용하였다.
2.2. CuO-TiNb2O7 (CuO-TNO) 합성
수득한 TNO_1300에 2 wt%의 CuO (Sigma–Aldrich, < 50 nm)를 막 자사발로 혼합한 후, 산소 분위기에서 1100 °C, 5 °C/min의 조건으로 1 h 동안 튜브 퍼니스에서 소성하였다. 이후 동일하게 막자사발로 곱게 갈아 체에 걸러 사용하였다.
2.3. TNO, CuO-TNO의 특성 분석
합성된 활물질의 결정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X-ray diffraction (XRD, SmartlabSE, RIGAKU; Cu Kα radiation, λ = 1.5406 Å) 장비를 사용하였다. 소성 온도에 따른 입자 크기 변화와 코팅에 따른 표면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field emission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FE-SEM, JSM-7900F, JEOL)를 사용하였다. 시료의 내부 구조 분석을 위한 단면 절삭은 focused ion beam (FIB, Helios 450HP, FEI)를 이용하였다. 코팅된 물질의 구조 분석 및 원소 구성 성분 파악을 위한 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EDS) 분석은 high resolut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HR-TEM, JEM-2100F, JEOL)를 사용하였다.
2.4. 전기화학 특성 분석
작동 전극은 활물질, 전도성 카본(super P), 수계 바인더(sodium carboxymethylcellulose (CMC)와 styrene butadiene rubber (SBR))를 각각 90:5:2.5:2.5의 비율로 혼합하여 균일한 슬러리를 제조한 후, 이를 Cu 포일에 도포하고 80 °C 오븐에서 30분 건조하였다. 전극은 셀 제조 직전에 진공 상태에서 120 °C로 12 h 동안 추가 건조하였다. 전극의 로딩 양과 전극 밀도는 각각 8.6 mg/cm2, 2.3 g/cm3으로 조절하였다. 제조된 전극은 리튬 금속을 상대 전극으로 사용하여 Ar 분위기의 글로 브박스(수분과 산소 농도 0.1 ppm 이하)에서 코인 셀(CR2032)을 제작 하였다. 전해액은 1.3 M LiPF6 리튬 염과 LiBF4 0.2%, FEC 10%, VC 0.5%, SN 3%, PS 1%의 첨가제가 포함된 ethylene carbonate/ethyl methyl carbonate/diethyl carbonate (3:5:2, v/v)를 사용하였으며, 분리막으로는 Celgard 2300 PP/PE/PP 멤브레인을 사용하였다. 제조된 셀의 전기화학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사이클 성능과 속도 성능을 CT3002A (Wuhan Land Electronics Co., Ltd.)와 WBCS3000 (Wonatech) 장비로 측정하였다. 각 셀은 1.0 V와 3.0 V 사이의 전압 범위에서 0.1 C (38.76 mA/g)로 두 번의 충⋅방전을 통해 사전 활성화를 거쳤으며, 두 번째 활성화 사이클의 방전 용량을 기준으로 전류 밀도를 정의하여(1 C: 250 mA/g) 이후 충⋅방전을 진행하였다. 충전은 정전류-정전압 방식으로, 방전은 정전류 방식으로 수행되었으며, 충전 시 정전압 cut-off 전류는 0.01 C로 설정되었다. 사이클 특성은 0.5 C에서 100 사이클을 측정하였고, 고율 특성은 충전을 0.5 C로 고정한 채 방전을 0.5, 1, 2, 5 C로 5 사이클씩 측정하였다. 코팅된 물질의 전기화학적 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cyclic voltammetry (CV)와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EIS)를 VMP-3e potentiostat (BioLogic) 장비로 측정하였다. CV 측정은 1.0 V에서 3.0 V 사이의 전압 범위에서 스캔 속도를 0.04~1 mV/s로 설정하였으며, EIS 측정은 50 사이클 이후 충전 상태 (SoC, State of Charge) 0%에서 1000 kHz에서 2 mHz까지의 주파수 범위 내에서 10 mV의 진폭으로 진행되었다.
3. 결과 및 고찰
3.1. TNO의 합성 온도에 따른 영향 분석
합성 온도에 따른 형태학적 분석은 SEM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Figure 3(a)-(d)). 1000 °C의 낮은 합성 온도에서는 TNO가 약 500 nm 의 작은 입자 크기를 보였으나, 온도가 증가할수록 소결 과정에서 입자 응집이 발생하여 입자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300 °C에서 합성된 TNO는 고밀도 전극 제조에 적합한 5~10 μm 크기의 입자를 형성하였다. 결정 구조 분석을 위해 XRD 분석을 실시한 결과(Figure 3(e)) 합성된 모든 TNO가 TiNb2O7 단사정계(monoclinic) 결정 구조(COD 번호: 1001270)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29]. 그러나 TNO_1000은 다른 시료들과 달리 TiNb24O62 상이 존재하였다. S.H. Choi 등의 연구에 따르면, TiO2-Nb2O5 계에서 온도가 가해질 때 Nb가 풍부한 상이 먼저 형성되며, TiNb24O62 → Ti2Nb10O29 → TiNb2O7 순으로 상이 변화한다[30]. 이를 참고할 때, 1000 °C의 합성 온도는 고상합성법에 있어 TiNb2O7 상을 형성하기 위한 충분한 활성화 에너지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TiO2의 잔류 여부는 합성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전구체로 사용된 아나타제형 TiO2는 600 °C 이상의 소결 과정에서 TNO 합성에 사용되지 않고 남으면 루타일형 TiO2로 상변화가 일어난다[31]. 약 27.3° (2θ)에서 루타일형 TiO2의 (110) 면에 대한 피크 유무를 비교한 결과, TNO_1300에서는 TiO2가 잔류 없이 모두 합성에 이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TNO_1200은 온도 유지 시간을 12 h에서 20 h으로 늘려도 여전히 TiO2가 잔류물로 남아 있었다. 결론적으로, 높은 순도의 TiNb2O7 상을 얻기 위해서는 합성 온도가 결정적인 요인임을 확인하였으며, TNO_1300이 가장 높은 순도의 TiNb2O7 상을 형성하였다.
합성 온도에 따른 전기화학적 성능을 분석하기 위해 하프 셀의 사이클 특성과 속도 성능을 평가하였다. Figure 4(a)는 0.5 C에서 TNO_1300 전극의 뛰어난 사이클 안정성을 보여주며, 100회 사이클 동안 207.4 mAh/g의 높은 가역 용량과 85.04%의 용량 유지율을 달성하여 저온에서 합성된 TNO_1000 (122.5 mAh/g, 49.04%)보다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TNO 전극의 고율 성능은 Figure 4(b)에 나타났으며, 0.5 C에서 5 C에 이르는 범위에서 합성 온도가 증가할수록 높은 가역 용량을 보였다. 특히, TNO_1300은 5 C의 높은 전류 조건에서도 221.8 mAh/g의 안정적인 가역 용량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TNO_1300의 우수한 안정성은 1300 °C의 높은 합성 온도에서 잔류 TiO2 없이 리튬 이온의 빠른 이동이 가능한 고순도의 Wadsley-Roth 상 TiNb2O7 형성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3.2. CuO 코팅에 따른 영향 분석
CuO는 단사정계 결정 구조를 가지며, 1.2~2.1 eV의 에너지 밴드갭을 가진 p형 반도체이다[32]. CuO는 충전 과정에서 Li+ 이온과의 전환 (conversion) 반응을 통해 비정질 Li2O 매트릭스 내에 분산된 나노 Cu 금속 결정을 생성한다. 방전 과정에서는 Li2O가 분해되면서 Cu가 산화되어 다시 CuO로 전환되지만, 초기 반응 효율이 매우 낮다[33].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TNO에 CuO를 코팅한 뒤 첫 번째 사이클 이후 TNO 표면에 의도적으로 Li2O 상의 형성을 유도하였다. Li2O의 경우 SEI을 구성하는 성분 중에서 높은 이온 전도도(10-9 S/cm2)와 이온 전달의 낮은 활성화 에너지(0.58 eV)를 가지고 있어, in-situ 반응을 통해 이온 전달에 유리한 Li2O 풍부 SEI 층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34]. 또한, Cu2+ 도펀트를 통해 격자에 치환 도핑하여 전자전도도의 향상을 기대하였다. C. Yang 등의 연구에 따르면, DFT 계산을 통해 TNO에 Cu2+ 이온을 도핑할 경우 p형 전하 전달체가 도입되어 holedoping 효과가 발생하며, 그로 인해 전자전도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 하였다[35].
Figure 5(a)는 합성된 CuO-TNO의 SEM 이미지를 보여준다. Figure 3(a)의 bare TNO와 비교했을 때, CuO-TNO에서는 5~10 μm 크기의 TNO 입자 표면에 약 300 nm 크기의 CuO 입자가 증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uO-TNO의 입자 내부와 표면에 증착된 CuO 입자의 결정 구조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HR-TEM 분석을 진행하였다. 시료의 원자 배열 구조를 특성화하기 위해 FIB를 적용하였고, 절단한 단면 TEM 이미지는 Figure 5(b)에 나타나 있다. Cu가 도핑된 내부 영역과 CuO가 증착된 표면 입자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각각의 영역을 regionⅠ, regionⅡ로 정의하였다. Figure 5(c)에서는 high-angle annular dark-field 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HAADF-STEM) 을 사용하여 regionⅠ에서의 ac 평면 양이온 배열 구조를 관찰하였다. 일반적인 Wadsley-Roth 상의 ReO3 형 블록 구조를 확인하였으며, 특히 3 × 3 블록의 규칙성을 통해 [010] 방향에서 바라본 TiNb2O7 결정 구조(Figure 1)를 확인할 수 있었다. RegionⅠ과 regionⅡ의 구조적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각각의 HR-TEM 이미지를 Figure 5(d)와 Figure 5(e)에 나타내었다. Figure 5(d)에서 regionⅠ의 면간 거리는 1.03 nm 로, 이는 TNO의 (001) 면과 일치하였으며, Figure 5(e)에서 regionⅡ의 면간 거리는 0.23 nm로 CuO의 (111) 면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CuO 입자가 TNO 표면에 성공적으로 증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regionⅠ 과 regionⅡ의 Ti, Nb, Cu, O 원소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단면의 EDS mapping을 진행한 결과(Figure 5(f)), Ti, Nb, O 원소는 입자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였고, Cu 원소는 regionⅠ에서는 고르게 분포하여 Cu가 도핑되었음을, regionⅡ에서는 집중적으로 분포하여 CuO의 증착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6(a)의 사전활성화 과정에서 첫 번째 충⋅방전의 용량-전압 곡선을 확인한 결과, CuO-TNO 전극이 TNO 전극보다 약 10 mAh/g 높은 가역 용량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 %)을 비교했을 때, CuO-TNO 전극의 쿨롱 효율이 95.87%로 TNO 전극(96.76 %)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CuO 의 Li2O로의 CuO로의 전환 반응이 쿨롱 효율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CuO 코팅에 따른 전기화학적 성능을 분석하기 위해 사이클 특성과 속도 성능을 평가하였다. Figure 6(b)에서 확인한 사이클 특성 평가 결과, 사전활성화 과정에서 생성된 견고한 Li2O 풍부 SEI 층 덕분에 높은 초반 사이클 쿨롱 효율과 0.5 C에서 100 사이클 이후 234.5 mAh/g의 가역 용량과 90%의 향상된 용량 유지율을 나타냈다. Figure 6(c)의 속도 성능 평가에서는 TNO 전극이 0.5, 1, 2, 5 C에서 각각 247.3, 241.7, 237.4, 221.8 mAh/g의 성능을 보였지만, CuO-TNO 전극은 259.7, 259.1, 256.6, 244.9 mAh/g으로 더 높은 가역 용량을 보였다. 전압 구간별 TNO와 CuO-TNO의 산화⋅환원 전위를 비교하기 위해 첫 번째 사이클의 differential capacity (dQ/dV) 플롯을 Figure 6(d)에 나타내었다. 3.0 V에서 1.0 V로 리튬 이온이 삽입되는 충전 구간(lithiation)에서, 3.0~1.75 V 구간에서는 첫 번째 단일 상(solid-solution) 반응이 일어나며 Ti4+가 Ti3+으로 환원되는 작은 피크가 나타난다. 1.75~1.5 V 구간에서는 이중 상(double-phase) 반응이 일어나 전압 곡선에 긴 고원(plateau)이 형성되고, Nb5+가 Nb4+로 환원되는 뾰족한 피크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1.5~1.0 V 구간에서는 다시 단일 상 반응이 일어나 Nb4+가 Nb3+로 환원되며 작은 피크가 발생한다. CuOTNO의 경우, 충전 과정에서 1.2 V 부근에서 CuO의 전환 반응이 일어나 표면에 Li2O 상이 형성됨을 확인하였다. 또한 방전(delithiation) 과정에서 Li2O가 풍부한 SEI 층을 통해 TNO에 비해 1.3 V 부근에서 먼저 용량이 발현됨을 유추할 수 있었다.
전자 전달 특성을 추가로 조사하기 위해 0.5 C에서 50 사이클 후 EIS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Figure 6(e)에 나타내었다. Nyquist 플롯을 피팅하기 위해 등가회로를 사용하였고, Rs, RSEI, Rct는 각각 용액 저항, SEI 저항, 전하 전달 저항을 의미한다. Rs의 경우 TNO와 CuO-TNO가 각각 1.97 Ω, 2.41 Ω으로 비슷한 값을 보였으나, RSEI의 경우 TNO (5.02 Ω)에 비해 CuO-TNO는 3.48 Ω의 확연한 감소를 확인하였다. 이는 코팅된 CuO에 의해 생성된 Li2O 풍부 SEI 층이 이온 전달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Rct 값을 비교한 결과, TNO는 18.32 Ω, CuO-TNO는 17.64 Ω을 보였으며, 이는 도핑된 Cu2+에 의해 전자전도도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CuO-TNO 전극의 리튬 확산 동역학을 조사하기 위해 CV 분석을 수행하였다. Figure 7(a)는 다양한 전압 변화 속도(0.04~1 mV/s)에서 측정된 전류 그래프를 나타내며, 전압 변화 속도가 커짐에 따라 산화 환원 피크가 넓어지고 전위가 증가하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Figure 7(b)는 log(피크 값)과 log(전압 변화 속도)를 플롯한 그래프를 보여준다. 기울기가 1에 가까울수록 커패시턴스 반응이 기여함을 의미하고, 0.5에 가까운 기울기는 확산 지배적인 거동을 나타낸다. CuO-TNO 전극의 경우 환원 반응에서 기울기 값이 0.70, 산화 반응에서는 0.69로 측정되었으며, 이는 유사 커패시턴스(pseudocapacitive contribution)가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사 커패시턴스 반응은 사이클 안정성과 고율 성능에 유리한 특성으로 평가 된다.
4. 결 론
Wadsley-Roth 상을 가지는 TNO의 본질적인 한계인 낮은 전자전도도는 고율 충⋅방전 구동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코팅 물질로 CuO를 채택하여 전극 밀도의 손실 없이 마이크로 크기의 TNO에 CuO를 증착시켰다. 전기화학적 성능 분석 결과, CuO-TNO 전극은 0.5 C에서 100 사이클 이후에도 234.5 mAh/g의 높은 가역 용량을 유지하였으며, 5 C의 고율 충⋅방전 조건에서도 94.3%의 향상된 용량 유지율을 보여 TNO에 비해 더 우수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CuO 코팅에 의해 형성된 Li2O 풍부 SEI 층이 이온 전달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Cu2+ 도핑이 전자전도도를 향상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본 연구 결과가 고출력 전지의 에너지 밀도 향상과, TNO를 활용한 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