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903년,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로 하늘을 나는데 성공한 이후, 1909년, 라이트 회사가 설립되어 본격적인 항공 산업이 시작되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의 자료에 의하면, 21세기 이후, 항공산업은 꾸준히 성장되어, 연간 7000 억달러 규모이며, 세계 민간항공기도 26500대로 추정되고 있다[1]. 또한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은 2000년 기준, 18억명에서 2018년에는 43 억명으로 급증하였으며[2], 2017년 기준 상위 15개국의 항공기들의 노선에 따른 운행거리는 7조 6994억 km를 보이고 있다[3].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사용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항공유 사용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COVID-19로 인해 항공유 사용량이 잠시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추세로 이어지고 있어, 2023년에는 3947억 리터의 항공유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4]. 항공산업 발전으로 인해, 관련분야 산업발전과 함께 글로벌화라는 편의를 얻었지만, 항공기로부터 발생되는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 등에 의한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의 하나인 CO2를 상당량 배출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5]. 실제적으로 Service의 2022년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항공기로부터 매년 약 9.2억톤의 CO2가 배출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배출 되는 CO2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수송용 연료로부터 발생 되는 CO2의 12%에 해당된다[6].
이러한 항공산업에서 발생되는 CO2를 줄이기 위하여,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arbon Off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 CORSIA)는 2021년부터 국제선의 CO2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였고, 우리나라도 이 제도에 참여하기로 약속하였다[7]. 목표를 초과하여 배출한 항공사는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여 상쇄하도록 하였고, 전 세계 정부와 항공업계는 이러한 CORSIA 이행을 위해 탄소 감축수단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항공산업에서 발생되는 CO2 감축의 최적의 방법은 항공기 운항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방법이지만, 계속해서 증가되고 있는 승객과 물류의 중요 이동수단인 항공기의 운항을 강제적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 따라서 많은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서 항공기로부터 발생되는 CO2 저감을 위한 노력으로, 항공기 연비개선[8]과 함께, 기존 석유계 항공유를 바이오항공유(bio-jet fuel, sustainable aviation fuel)로 전환하려는 정책과 연구 등을 시도하고 있다[9,10].
바이오항공유는 바이오원료로부터 합성한 연료로,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했을 경우, life cycle상 기존 석유계 항공유보다 CO2를 80% 가량 저감시킨다는 보고와 함께, 연료 내 방향족화합물과 황 함량이 낮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알려져 있다[11-14]. 또한 일반적으로 바이오항공유를 기존 항공유에 일정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공유 기반시설(infrastructure)의 변경없이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15].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감축의 수단으로 항공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항공유의 연료적 특성, 생산방법, 사용현황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고찰하였다.
2. 본 론
2.1. 항공유의 연료적 특성
자동차용 연료와 다르게, 높은 고도(낮은 대기온도)에서 운항되는 항공기의 특성상, 항공유는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얼지 않고(low freezing point), 원활한 연료공급을 위한 유동성(low viscosity)을 지녀야 하며, 우수한 안정성(thermal & oxidation stability)과 청정성(free contaminants)뿐만 아니라 높은 열량과 윤활성 등 항공기에 적합한 연료적 특성을 지녀야 한다[Figure 1][16].
항공유는 자체 기유만으로는 이러한 요구 성능을 충분하게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기유에 다양한 기능성 첨가제를 혼합하여 항공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표적 첨가제로 빙결방지제(anti-icing agent), 산화방지제(oxidation stabilizer), 금속불활성제(metal deactivator), 정전 기방지제(static dissipator) 등이 사용된다[17].
사소한 연료적 문제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공유는 다른 연료에 비해 많은 연료적 특성을 규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Table 1은 대표적 항공유로서 Jet A-1(민간 항공유), JP-5(항공모함용 항공유), JP-8(일반적 군용 항공유)에 대한 성능적, 환경적, 안정적 요구항목에 기반한 연료규격을 보여주고 있다[18]. ASTM D1655는 Jet A-1 연료의 품질기준이며, ASTM D7566는 바이오항공유를 혼합한 Jet A-1 연료의 품질기준이다. ASTM D7566은 기존 항공유의 품질기준 (ASTM D1655)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품질기준이며, 바이오항공유가 혼합된 항공유 역시 기존 항공유에서 요구되는 품질기준에 만족해야 한다.
2.2. 바이오항공유 생산 방법
광합성을 하는 바이오원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바이오항공유 (bio-jet fuel, 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는 life cycle상 기존 항공 유보다 CO2를 80%가량 저감시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정부와 연구기 관에서는 바이오항공유에 대한 생산 및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바이오항공유는 출발물질 및 공정에 따라 Figure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크게 OTJ (oil to jet), GTJ (gas to jet), STJ (sugar to jet), ATJ (alcohol to jet)로 구분할 수 있다[19].
Fugure 3은 바이오항공유의 대표적 생산 공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OTJ 기술은 식물성기름이나 동물성 지방을 전이에스테르화 (trans esterification)를 시켜 얻은 바이오디젤(biodiesel, fatty acid methyl ester)을 다시 수소첨가반응(hydro-treatment)을 시켜, 파라핀 성분의 HVO (hydro-treated vegetable oil)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OTJ의 HEFA (hydrogenated esters and fatty acid) 공정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항공유 제조 기술이며, 이를 통해 바이오항공유 외에 나프타나 디젤형태의 제품까지 얻을 수 있다[20]. GTJ 기술은 바이오매스를 가스로 전환 후, 바이오항공유를 합성하는 기술로, 대표적인 FT (Fischer-Tropsch) 공정은 리그노셀룰로오스 바이오매스(lignocellulosic biomass)등을 열분해해 합성가스를 만든 뒤, 촉매조건 하에서 반응시켜, 액상의 바이오항공유를 얻을 수 있다[21]. STJ 기술은 당질 및 전분질계 원료로부터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기술로, 대표적 APR (aqueous phase reforming) 공정은 리그노셀룰로오스 바이오매스를 효소 가수분해를 통해 C5~C6 당을 얻은 뒤, 수용액 상에서 촉매 개질반응을 통해 포화탄화수소로 전환하여 바이오항공유를 얻을 수 있다 [22]. ATJ 공정은 현재 상업화 시범단계에 있는 기술로써 당, 전분의 발효 또는 리그노셀룰로오스의 전환 등으로 얻은 알코올(methanol, ethanol, n-butanol, iso-butanol)을 Al2O3나 제올라이트 촉매 조건에서 탈수반응시켜 올레핀(olefin)을 얻은 후, 올레핀을 이용한 올리고머화 (oligomerization)를 통해 적정한 탄화수소사슬(C14~C18) 화합물로 전 환한 후, 수소화반응을 통해 포화탄화수소 형태의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23].
2.3. 바이오항공유(SAF) 사용 현황
선사시대 이전부터 바이오에탄올은 출현되었고, 1930년대에 바이오디젤이 만들어진 반면에[24], 바이오항공유의 역사는 2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바이오항공유의 역사가 짧은 이유는 바이오항공 유는 다른 연료에 비해 품질기준이 까다로우며, 생산단가가 다른 바이오연료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기술로는 경제적, 기술적으로 충분한 양의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순수한 바이오항공유 형태보다는 기존 항공유에 일정한 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Figure 4는 ICAO에서 최근까지 SAF의 전체 생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2차 ICAO컨퍼런스에서 향후 10년간의 SAF 생산능력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25]. 2019년부터 바이오항공유의 생산비율이 급격 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2021년보다 2022년에 실제로 2배 이상의 생산량을 보였으며, 향후, 더욱 더 많은 SAF의 생산 및 유통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석유계 항공유에 비하면 현재까지 바이오 항공유의 점유율은 전체 항공유 시장에서 0.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항공유는 Neste, World Energy, Alder Fuels, SkyNRG, Air BP 등을 통해 생산, 공급되고 있으며, 주요 항공사는 물론 일부 공항에서도 바이오항공유 충전가능한 바이오포트(bioport)를 구축하여 항공유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26]. 2021년 United Airline사는 Alder 사로부터 57억 리터의 바이오항공유를 구매체결을 하였으며[6], 최근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 핀란드, 스웨덴, 호주, 캐나다 등에서도 바이오항공유가 상용화되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또 한 항공사 및 바이오포트 구축 공항을 중심으로 바이오항공유 장기 연료 공급계약(off-take)과 함께 바이오항공유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는 현재까지 바이오항공유 생산업체가 없는 상태이며, 글로벌 업체 대비 기술격차도 큰 편이다. 바이오항공유 개발 시 대규모 투자 자금이 필요하여, 현재까지는 국내 정유회사가 바이오항공유를 생산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017년 11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해 미국 시카고-인천구간을 한차례 운항한 경험이 있으며, 2023년 현재 GS칼텍스와 손잡고, 바이오항공유 실증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27]. 또한 대한항공은 SAF 확보를 위해 Shell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2026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아시아, 태평양 및 중동지역 공항에서 SAF를 공급받을 예정이다[28].
2.4. 바이오항공유 활성화를 위한 노력
EU에서 제안한 ‘Fit for 55’ 기후법안에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SAF) 의무화와 항공연료 면세종료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29]. 현재까지 대부분의 항공연료는 면세지만 앞으로 EU는 CO2감축을 위해 다른 연료처럼 항공연료에도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EU에서는 2025 년까지 SAF사용을 2%, 2030년까지 6%, 2035년까지 20%로 끌어올리고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63% 증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30]. 실제적으로 노르웨이(2020년)와 스웨덴(2021년)의 경우, 현재 SAF의 의무화제도를 도입한 상태이며, 독일의 경우, 2026년부터 SAF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7].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0년부터 LCFS (low carbon fuel standards) 차량용 연료에 대해서 세제 혜택을 주었으며, 2021년부터 미국 의회에서 바이오항공유가 혼합된 연료에는 갤런당 1.5달러의 세금공제와 함께 SAF공장 건설을 할 경우, 최대 10억달러 지원을 승인 하였다[6]. 또한 EPA(미국환경보호국)가 항공연료에 대한 국가 LCFS 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Luckert 그룹에서는 생산자 입장에서 바이오항공유의 생산, 활용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조사하였다(Figure 5). 생산자 입장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생산단가와 원료활용성, 그리고 효과적인 정부의 정책인센티브, 정확한 연료품질기준 및 투자위험도와 불확실성 등이다[11].
해외 주요국에 비해 국내에는 아직 바이오항공유 사용에 대한 뚜렷한 인센티브 제도나 정책적 기반이 부족하고, 정부 및 민간 주도의 이니셔티브를 통한 자발적 바이오항공유 활성화 사업 및 정부 지원 사업 실적이 부족한 상태이다.
하지만 기존 항공유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은 바이오항공유의 사용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HD현 대오일뱅크는 2023년 현재 연간 13만톤 규모의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공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2024년 일부 설비를 수소화식물성오일 (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경우 SAF를 생산이 가능하며,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SAF생산을 위한 공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실증 추진업무협의을 체결하여, 현재 국내 최초로 SAF를 도입, 대한항공에 공급, 바이오항공유 실증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에쓰오일은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여, 바이오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공급망 구축 및 생산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31]. 다만 국내 정유업계와 항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바이오연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석유사업법이나 신재생에너지법과 같은 관련 법적 근거마련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ICAO의 CORSIA정책에 따라 항공기에서 발생되는 CO2 감축목표 를 위해, 바이오항공유의 사용량을 늘려야 하는 현재, 모든 국가에서 정부 측의 다양한 인센티브와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바이오항공유의 보급활성화를 위한 충분한 원료확보와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제조기술 발전이 필요한 상태이다.
3. 결 론
전 세계적으로 항공분야에서 발생되고 있는 CO2의 절감을 위해 기존 석유계 항공유를 바이오항공유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항공유는 바이오원료로부터 합성된 연료로, 항공유로서 적합한 연료특성(저온성능, 열⋅산화안정성, 연소성능 등) 및 품질기준(ASTM D7566)을 만족해야 한다.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기술로 는 OTJ, GTJ, STJ, ATJ 등이 있으며, OTJ 기술의 하나인 HEFA는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항공유 생산기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이오항공유는 기존 석유계 항공유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생산기술과 생산단가가 요구되고 있다.
EU나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바이오항공유의 도입, 시장이 형성되 어져 있으며, 바이오항공유 사용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진행 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바이오항공유 생태계 형성이 초기단계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큰 과제 및 CORSIA 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항공업계에서는 바이오항공유 도입은 필수적인 과제이다. 충분한 바이오원료의 보급과 함께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력 확보, 바이오항공유에 대한 정부의 세제혜택 및 금융지원, 그리고 바이오항공유의 보급을 위한 법적정비 등을 통한 바이오항공유의 도입, 활성화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목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