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질병의 진단에서 바이오마커(biomarker)로 알려진 생체분자나 화학 물질, 단백질 등의 생체 유래 물질의 검출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암 과 같은 질병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종양의 크기가 작아 영상화 방법으로도 검출이 어려운 경우, 질병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마커를 통 해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빠른 치료를 통해 환자의 회복과 생존 기회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문제는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혈액, 소변을 비롯한 환자의 체액에서 질병의 발생과 관련된 생체 분자와 화학물질의 농도가 매우 낮아 검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세포 배양, 프로테오믹스 또는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과 같 은 민감도가 우수한 분자생물학 기반 검출법이 존재하지만 검출을 위 해 훈련된 전문가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수일의 분석 시간과 시 료 이송 등에 소모되는 추가 시간 때문에 환자에 대한 신속한 개입이 힘들다[1].
따라서 높은 민감성, 진단의 신속성, 과정 및 결과 해석의 간편성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진단법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나노물질이 검출한계를 높이고 정량적인 신호를 제 공할 수 있는 신호 물질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2]. 예로 목표 바이오마커와 대응하는 항체와 결합된 금 나노입자의 경우, 체액에 존재하는 항원(또는 항체) 바이오마커와 결합하여 소광(흡광+산란) 신호를 생성하는 특성으로 신속진단키트에 적용되어 COVID-19 판데 믹 유행 상황에서 현장 대응과 진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3]. 금 나노입자 외에도 독특한 전기적, 광학적, 자기적 성질을 가지는 다양 한 나노입자들이 생명-의학 영상기술이나 바이오센서에 탐침(probe) 으로 적용되고 있으며[4,5], 이와 같은 나노물질 탐침에 기반한 검출 기술을 통해 생체 신호 데이터의 수집 능력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이러한 나노-바이오센서는 통상 바이오마커와의 생화학적 또는 생물 학적 반응으로 신호를 생성하며, 빠른 응답 특성, 높은 정확도, 달성 가능한 프로세스, 소형화 및 고감도를 포함한 여러 장점에 의해 각광 받고 있다[6].
임상 진단에 있어 각 바이오마커는 하나 이상의 질병과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경우 단일 바이오마커의 검출만으로 질병 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힘들다. 반면 다종의 바이오마커들을 동 시에 분석하는 다중 바이오마커 검출법(multiplexed biomarker detection) 은 생체분자들 간의 연관성과 상호작용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단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단일 바 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진단법에 비해 더 정확하고 강력하다. 이 같은 분석물의 다중 검출은 임상진단 외에도 식품, 환경 등의 많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전통적인 다중 검출 분석법에는 유도 결합 플라즈마 질량 분석법(ICP-MS), 질량분석 결합 크로마토그래피(GC-MS, HPLC-MS) 같은 전통적인 화학분석법과, real time-PCR, 효소-결합 면역흡착 분 석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핵산 마이크로어 레이(nucleic acid microarray) 같은 생물분석법이 존재한다. 이런 방법 들은 선택도와 민감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훈련된 전문가와 고가의 장비를 요구하며 시간과 인력 소모도 크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측정 과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한 다중 분석법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나노물질의 광학 특성을 이용한 다중 검출 방법이 기존 분석법들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방안으로 고려되 고 있다[7].
광학 특성 중 형광(fluorescence) 또는 광발광(photoluminescence)은 우수한 신호 대 잡음비와 높은 감도 및 신호 특이성을 가져 바이오마 커의 감지에 효과적이다. 해당 영역에서는 유기 염료, 란탄족 킬레이 트, 형광 단백질과 같은 여타의 형광 물질들과 함께 반도체 양자점 (quantum dots, QDs)이 다중 검출법의 광학 신호 표지(label)로서 주목 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유기 형광 염료는 상대적으로 좁은 여기 에너 지띠와 넓은 방출 에너지띠를 가지는 반면, 양자점은 넓은 형광 여기 에너지띠와 좁고 대칭적인 방출 에너지띠를 가져 동일 광원에 의해 다른 방출 에너지띠를 가지는 양자점들이 동시에 여기될 수 있기에, 하나의 생물학적 샘플에서 서로 다른 색상의 형광을 내어 각기 다른 바이오마커를 시각화할 수 있다. 또한 표면의 개질이 쉽고 다양한 항 체 및 생체 분자를 간단히 부착할 수 있어 바이오마커의 다중 면역 검출분석에 활용하기 용이하다[8].
본 총설은 다중 바이오마커 검출 분석법에서 양자점이 가지는 장점 과 활용성을 기술하고, 최근 새롭게 개발되거나 성능이 개선된 양자 점 기반 다중 바이오마커 검출 분석법에 대해 요약하였다. 특히, 양자 점을 이용한 형광 면역흡착 분석법과 양자점 나노비드(quantum dot nanobeads, QBs)를 활용한 면역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면역분석법을 중 심으로 최근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였다.
2. 본 론
2.1. 양자점 기반 다중 형광-결합 면역흡착 분석법
ELISA는 높은 특이성 및 우수한 감도, 많은 동시 처리량으로 의학- 생명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면역분석법이다. 이는 항원의 에 피토프(epitope)에 대한 항체의 특이적인 분자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데, 기본적으로 시각적 검출을 위해 horseradish peroxidase (HRP) 같 은 효소를 촉매 표지로 사용한다[9]. 그러나 단백질인 효소 기반의 분 석법이기에 냉장저장이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서 보관이 어려우며 검 출 감도의 안정성이 떨어진다[10]. 따라서 선택성과 정확도를 유지하 면서도 장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표지물질을 무기 나노물질로 대체 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대표적인 표지물질인 금 나노입 자는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ocalized surface plasmon resonance, LSPR)에 의한 큰 소광으로 저농도에서도 육안으로 감지할 수 있을 정 도의 강한 붉은색을 띈다. 특히 입자의 형태나 크기를 제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조법이 보급되어 있고, 단순 흡착만으로 표적화 항체와의 상호 결합이 가능해 면역분석법의 광학 신호 표지로 가장 많이 사용 되고 있다. 그러나 붉은색(520 nm의 흡광 띠) 기반의 단색 표지로 다 중 검출에는 부적절하며, 흡광에 기반한 검출법의 특성상 감도가 낮 다는 한계를 가진다[11].
보통의 ELISA는 흡광에 기반하여 항원을 정량하는 비색법 (colorimetric method)으로 한 번의 시험에 하나의 항원을 검출한다. 또한 발색을 위해서 효소와 기질(substrate) 간의 추가 반응이 필요하 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형광 물질을 표지로 삼는 형광-결합 면역 흡 착 분석법(fluorescence-linked immunosorbent assay, FLISA)이 차세대 면역분석법으로 연구되고 있다[12]. 유기 염료와 형광 단백질이 높은 양자수율로 인해 많이 쓰이지만, 광화학적 변화에 대한 광안정성이 나쁘고, 형광 특성이 버퍼와 같은 수성 매질의 pH에 의존하는 등 화 학적, 광물리학적 안정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 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나노물질이 형광 표지물질로 시도되고 있다. 그 중 무기 나노물질이 높은 안전성과 감도, 큰 밴드갭, 우수한 수용 성 및 형광 특성으로 표지물질로서의 활용성이 높으며, 특히 반도체 나노입자인 양자점이 우수한 형광특성과 광안정성, 화학적 조성과 크 기의 조절을 통한 방출 파장의 선택적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13]. 양자점은 넓은 흡수 에너지띠를 가지면서도 좁은 형광 방출대역과 대칭밴드의 특성이 있으므로 복수의 형광 파장 조합 이 용이하여 결과적으로 바이오센서나 면역분석법 분야에서의 다중 바이오마커 검출 플랫폼에 적용이 가능하다[14]. Figure 1에 해당 전 략의 개략적인 과정을 모식도로 나타내었다.
따라서, 양자점 기반 형광-결합 면역흡착 분석법은 항체-양자점 복 합체들의 형광 파장 조합에 따라 복수 표적을 동시 검출할 수 있으며, 이때 각 복합체들은 wellplate 또는 microplate 상의 단일 sample-well 에서 체액 시료 내의 항원들과 독립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상호 겹침 이 적은 형광 스펙트럼을 가지는 복수의 양자점은 단일 여기를 통해 동시에 각기 다른 색의 형광을 내므로 복수의 바이오마커를 동시 검 출할 수 있는 것이다. 관련 연구로, Lv et al.은 두 개의 염증 바이오 마커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dual quantum dots-based FLISA (dQDs-FLISA)를 보고하였다[15]. 가시광선 영역의 형광을 내는 양자 점 중 현재까지 가장 높은 양자효율을 가지는 CdSe/ZnS 나노입자는 일반화된 합성법으로 제조 시 소수성 성질을 가져 개질이 필요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양친성 올리고머인 polymaleic acid n-hexadecanol ester (PMAH)로 CdSe/ZnS 나노입자를 개질하여 적색, 녹색의 방출파 장을 가지는 두 종류의 수분산 양자점을 제조하였고, 여기에 리간드 로 도입된 카복실기를 이용해 C-reactive protein (CRP), serum amyloid A (SAA)와 반응하는 항체를 결합시켰다. 준비된 2종의 양자점- 항체 복합체의 반응 순서를 최적화하여 하나의 well에서 CRP와 SAA 의 동시 검출을 달성하였고, 검출한계(limit of detection, LOD)는 각각 2.39 ng/mL (SAA), 6.37 ng/mL (CRP)였다.
진균독소(mycotoxin)는 곰팡이 종에 의해 생성되는 독성 이차 대사 산물로 음식과 사료를 오염시켜 인간과 가축에 질병과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검출과 추적이 필요하다. Zhou et al.은 두 종류의 ZnCdSe/ ZnS 양자점을 이용해 옥수수에서 zearalenone (ZEN), ochratoxin A (OTA)의 두 개의 진균독소를 동시에 검출한 연구결과를 보고하였다 [16]. 카복실기로 기능화 된 양자점과 항체의 아미노기를 EDC[1- (3-dimethylaminopropyl)-3-ethylcarbodiimide]를 이용해 아마이드 결합 시켰다. 두 양자점들은 450 nm의 여기 광원으로 각각 520 nm, 610 nm의 형광 띠를 가지며 형광 띠 간에 겹침이 적어 2종의 바이오마커 의 검출에 적합하였다. 이후 한 wellplate에서 두 바이오마커(ZEN, OTA)의 다중 검출을 실현했으며, 검출한계는 각각 0.0239 ng/g (ZEN), 2.339 ng/g (OTA)였다.
반도체 양자점은 유기염료에 비해 광안정성이 뛰어나나, 수성 환경 에서 화학적 안전성의 문제로 양자효율이 감소되며 이는 InP와 같은 Cd-Free 양자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이러한 화학적 안정성 문 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개의 양자점을 분산상 내부에 캡슐화 한 양자 점 나노비드가 활용되고 있다[17]. 양자점 나노비드는 양자점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는 수백 나노미터로 커지지만 큰 형광과 높은 안정성을 가져 검출 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Li et al.은 사료에서 2종의 진균 독소[aflatoxin B1(AFB1), ZEN]를 동시에 검출하고자 적색, 녹색 형광 을 방출하는 CdSe/ZnS 양자점 나노비드를 anti-AFB1 monoclonal antibody (mAb) 및 anti-ZEN mAb와 각각 결합시켜 검출과정에 적용하였 다[18]. 각각의 검출한계는 9.3 pg/mL (AFB1), 102.1 pg/mL (ZEN)으 로, 여러 개의 양자점을 내장한 나노비드가 큰 세기의 형광 신호를 제 공하며 단일 양자점을 사용하는 기존 FLISA 포맷에 비해 검출 감도 가 향상됨을 증명하였다.
양자점과 항체의 결합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양자점-항체 복 합체의 접합반응 후에 이어지는 분리 및 정제과정이다. 복합체 시료 에서 양자점과 결합되지 않은 항체가 분리되지 않으면 최종 면역반응 인 항원-항체 반응에서 이들이 복합체와 경쟁 반응하여 검출 감도를 감소시킨다. 또한 wellplate에서 수행되는 면역흡착법의 경우, 마이크 로피펫을 이용한 단순 세척만 가능해 정제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Ding et al.은 wellplate에 포획 항체를 직접 고정시키는 대신 초 상자성 특성을 가지는 자성 비드(magnetic beads, MBs)에 포획 항체 를 고정시킨 형태의 복합체를, 검출 항체가 결합된 양자점 나노비드 와 함께 사용하였다[19]. 포획 항체가 결합된 자성 비드가 표적 단백 질과 결합 후 검출 항체가 결합된 양자점 비드를 반응시켜 샌드위치 면역복합체(sandwich immunocomplex)를 형성하였다. 중간 결합체 및 최종 형성된 면역복합체는 자성 분리를 통해 효과적인 세척을 할 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인 시료의 정제 처리가 가능하였다. 해당 연구에 서는 녹색(530 nm)과 황색(585 nm) 두 종류의 양자점 나노비드를 이 용해 두 종의 폐암 바이오마커, carcinoembryonic antigen (CEA)와 cytokeratin 19 fragment (CYFRA21-1)를 동시에 검출한 결과를 보고하 였다. 검출한계는 0.1 ng/mL (CEA), 0.2 ng/mL (CYFRA21-1)이었다. 이는 양자점 나노비드로만 이루어진 기존 연구보다 포획과 분리 및 시료 처리량에서 향상된 성능을 보인 것이다. 다만, 자성 비드입자의 불균일한 크기가 검출 성능에 영향을 끼치는 단점이 있다고 함께 보 고하였다.
상기 연구들은 서로 다른 형광 파장영역을 가지는 두 양자점들을 단일 파장의 광원으로 여기시켜 두 가지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다중 화 검출 플랫폼을 실현했다. 양자점을 비롯한 형광 물질들을 2종 이상 함께 사용할 때는, 형광 파장 간의 중첩이 검출 결과의 정확성 및 재 현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우선 형광 스펙트럼들의 중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형광 밴드가 직접적으로 중첩되지 않더라도, 스펙트럼 겹침(spectral overlap)에 의한 형광체간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FRET) 현상 또한 문제가 될 수 있 다. FRET 현상은 광학 이미징을 통한 단백질의 구조 해석이나 의료 진단을 위한 좋은 도구이지만 검출 신호 강도의 변화를 통해 정량 분 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LISA 플랫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형광 체 간 에너지 전달을 고려하여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Wu et al.은 세가지 형광 파장의 양자점 나노비드를 이용해 세 종류 의 폐암 종양 바이오마커 CEA, squamous cell carcinoma antigen (SCCA) 및 CYFRA21-1 를 동시에 검출하였다[20]. 양자점 나노비드 내부에서 양자점이 균일한 분포도를 가지는 것은 검출 감도 및 재현 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다. 해당 연구에서는 에멀 전 제조에 많이 사용되는 Shirasu porous glass (SPG) 멤브레인을 사용 하여 양자점 나노비드를 제조하였다. 유기용매에 용해된 소수성 양자 점 및 고분자를 SPG 멤브레인의 균일한 기공(직경 300 nm)으로 통과 시켜 균일한 크기의 에멀젼 방울을 형성하고, 이후 용매의 휘발로 수 축 응고시켜 양자점 나노비드를 합성하였다. 제조된 나노비드 내에 양자점이 균일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높은 밝기와 좁은 반치전폭 (full-width at half maximum, FWHM)의 형광을 유지하는 양자점 나노 비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제조된 형광체 나노 비드와 단순한 양자점 혼합물 간의 FRET 발생을 비교 분석하였다. 단 순히 용매에 양자점 3종을 혼합한 경우는 FRET이 발생하여 상대적으 로 짧은 파장인 녹색과 황색의 형광은 감소하고 적색의 형광은 증가 한데 반해, 양자점 나노비드의 경우 각 양자점의 형광 세기가 단독으 로 측정했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FRET 현상이 억제된 양자점 나노비드를 이용해 세 개의 폐암 종양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검출하였 으며, 검출한계는 각각 0.014 ng/mL (CEA), 0.079 ng/mL (SCCA), 0.175 ng/mL (CYFRA21-1)으로 향상된 검출감도와 함께 3종의 바이 오 마커를 다중 검출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2.2. 양자점 나노비드를 이용한 다중 면역크로마토그래피 분석법
측면 유동 분석법으로 알려진 면역크로마토그래피 분석법 (immunochromatographic assay, ICA)은 간단하고 신속한 검출과정과 저렴한 비용으로 임상 진단, 식품안전, 환경 모니터링, 수의학 등의 분 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금 나노입자는 큰 소광 특성으로 육안 검출이 가능해 ICA의 대표적인 표지 물질로 자리잡았는데, 이는 단순한 합성 법과 표면개질의 용이성, 그리고 높은 안정성으로 표지 물질로의 대 량 제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호 생성 방식의 한계로 금 나 노입자 기반 ICA는 감도가 ng/mL 수준에 머문다. 따라서 이를 대체 할 새로운 나노물질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중 형광 나노입자를 이 용한 ICA는 다중 가시화가 가능하면서도 고감도의 정량화 분석에 적 합한 데다가, 장비의 구성이나 측정방식 또한 간단해 차세대 신속 진 단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21].
나노입자인 양자점은 방출 파장을 제어할 수 있으면서도, 전체적으 로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항체 복합체의 구성이 가능하여 이미징이나 면역 흡착 분석법 등의 생물학적 분석에서 신호 표지로 각광받고 있 다. 그러나 개별 양자점은 ICA를 시행하기에는 부족한 형광 세기와 함께 항체 등의 표적화 물질과의 화학적 결합이 어렵다는 난점을 가 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연구에서는 양자점을 그대로 이용하기보다 는 양자점을 캡슐화해 양자점 나노비드로 제조하거나 양자점을 다른 물질과 결합시키는 등 소재 디자인을 다변화시켜 광학적 성능과 검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다. Figure 2에 해당 전 략의 개략적인 과정을 모식도로 나타내었다. 본 절에서는 다양한 양 자점 나노비드의 합성 전략과 최근 보고된 분석 사례를 중점적으로 정리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양자점 나노비드는 여러 개의 양자점을 수백 나 노미터 크기의 고분자나 실리카 등의 분산상에 담지한 캡슐 구조가 일반적이다[Figure 2(a)]. 입자의 개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양자점 나 노비드는 개별 양자점에 비해 형광 세기가 크고, 양자점들이 분산상 으로 싸여 있으므로 환경 변화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ICA에 적용 시 감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크기와 형광이 다른 다종의 양자점을 분산상에 함께 담지할 수 있고, 그 조성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다른 색의 형광을 하나의 여기 파장으로 생성할 수 있다. Duan et al.은 소수성 양자점, 2종의 고분자[poly(maleic anhydride-alt-1-octadecene) (PMAO), poly(methyl methacrylate) (PMMA)]를 계면활성제(sodium dodecyl sulfonate, SDS)와 섞고, 마이크로에멀젼 방법으로 높은 화학 적 안정성과 콜로이드 안정성을 가지는 양자점 나노비드를 합성하였 다. 나노비드 제조에 사용한 양자점은 적색과 황색 양자점으로, 단일 종류의 양자점으로 구성된 나노비드 외에 적색과 황색을 혼합하여 오 랜지색을 내는 나노비드를 함께 제조해 각각 적색과 황색, 오렌지색 을 내는 세 종류의 나노비드를 제조하였다. 이후 130 nm 크기의 양자 점 나노비드에 단일 클론 항체를 결합시켜 ICA에 적용, ZEN, OTA, FB1 (fumonisin B1)의 3종류 진균독소를 시각적으로 검출하였다. 전 체 분석 시간은 10분 이내였고, 검출 하한은 5 ng/mL 수준이었다[22]. Cao et al.은 유사한 마이크로에멀젼 기술과 적색, 녹색 2종의 양자점 으로 3가지 다른 색(적색, 녹색, 황색)의 형광을 내는 양자점 나노비드 를 합성하였는데, 3종의 양자점 나노비드-항체를 제조해 세 가지 네오 니코디노이드(neonicotinoid) 살충제[imidacloprid (IMI), clothianidin (CLT), thiamethoxam (TMX)]를 다중 검출하는 ICA를 구성하였으며, 최하 0.27 ng/mL로 검출 한계를 보고하였다[23].
양자점 나노비드의 제조 방법은 양자점의 소수성, 친수성을 고려한 분산상 또는 지지체 비드의 구성성분에 따라 다르게 설계된다. 마이 크로에멀젼법의 경우 소수성 나노입자와 소수성 고분자(또는 친수성 고분자와 함께)를 수환경 매질에서 에멀전 형태로 감싸 제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외에 흡착이나 접합화학 등을 이용해 양자점을 비드 표면이나 기공에 고정하는 방법도 있다. 나노비드나 마이크로비 드의 구성물질로 많이 사용되는 고분자 물질은 폴리스티렌 마이크로 스피어(PS)이다. 다양하게 상용화되어 있는 PS는 다공성 구조로 큰 표면적-대-부피 비율을 가지고 있어 담지체로 장점을 가지며, 내부의 소수성 성질로 인해 다수의 소수성 양자점의 안정적인 담지가 가능하 고 카복실기로 개질된 표면을 통해 단백질과 공유 결합이 가능하다. 특히 PS 표면의 카복실기 그룹은 음전하를 부여하여 정전기적 반발력 과 친수성으로 나노비드의 콜로이드 안정성을 향상시킨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Cao et al.은 양자점을 PS 나노입자로 캡슐화 하여 고품 질의 이중 색상 양자점 나노비드를 합성하여 2개의 위암 바이오마커 [pepsinogen I (PG I), pepsinogen II (PG II)]를 0.29 ng/mL 수준의 검 출한계로 정량 검출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24]. 그러나 동시에 해당 방식에서는 양자점 나노비드의 불균일성과 비드 입자 간의 응집 현상 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고찰하였다.
고분자 나노비드 외에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실리카 나노입자도 양 자점 나노비드(또는 마이크로비드)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Figure 2(b)]. 실리카의 경우 친수성이 높고 표면 개질 기술이 많이 알려져 기 능기의 도입이 쉽다. 따라서 양자점 실리카 나노비드는 항체와 결합 이 용이해 안정성과 민감도가 높은 QB-항체 복합체의 제조가 가능하 다. Li et al.은 넓은 여기 파장 영역, 좁은 형광 스펙트럼, 높은 광안정 성을 가진 CdSe/SiO2 양자점 나노비드에 항진균독소 항체 3종을 결합 시켜 AFB1, ZEN, DON (deoxynivalenol) 3종류의 진균독을 검출하는 ICA를 개발해 0.01 ng/mL 수준의 검출 한계를 보고하였다[25].
양자점 기반 나노복합체 합성법 중 층상 자가 조립법(layer-by-layer self-assembly)은 복합체의 크기 조절이 용이하고 형광 강도도 높일 수 있다. Yang et al.은 polyethyleneimine (PEI)-매개 정전기적 흡착법으 로 실리카 입자에 카복실기로 기능화 된 양자점(CdSe/Zn-COOH)을 접합하여 SiO2-양자점 복합체를 합성하였다[26]. 이후 두 종류의 양자 점 나노비드를 제조하고 두 종류의 항체를 결합해 이중 형광 ICA로 두 염증 바이오마커[CRP, procalcitonin (PCT)]를 검출하였다. CRP와 PCT의 검출한계는 각각 0.5 ng/mL 와 0.05 ng/mL였다. Xiong et al.은 유사한 PEI-매개 정전기적 자가 조립법으로 SiO2-양자점 복합체를 합 성한 후 항체를 결합한 뒤 가축 불법 성장촉진제인 ractopamine (RAC), salbutamol (SAL)을 돼지 소변과 축산물에서 동시 검출하여 효용성을 증명하고, 0.007 ng/mL로 검출 한계를 보고하였다[27].
실리카 기반 양자점 나노비드는 비중이 크고 고온과 알칼리 환경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또한 합성과 접합 과정이 복잡해 대량의 시료 제작이 어렵다. 또 다른 무기 산화물인 지르코니아는 산성과 알 칼리 환경에 모두 안정성이 높으며 생체적합성도 좋다. Liu et al.은 속이 빈 구조의 지르코니아를 합성하고 수열합성법으로 지르코니아 존재 하에 CdTe를 합성하였으며, 최종적으로 CdTe 양자점이 내부와 표면에 담지된 산화 지르코늄-양자점 나노복합체를 제조하였다[28]. 양자점의 합성 조건을 조절하여 적색, 황색, 녹색의 형광을 가지는 3 가지 지르코늄-양자점을 만들고 3종의 항체와 각각 결합하여 다중 형 광 ICA를 구현하였다. 이후 2종류의 심장병 바이오마커[CRP, troponin T (cTnT)]를 검출하여 1 ng/mL 수준의 검출한계를 보고하였다. 동시에 나노비드와 항체의 결합 시 형광이 일부 소실되는 현상과 ICA 의 플랫폼인 종이 자체의 청색 형광이 노이즈로 작용한다는 문제를 함께 보고하였다.
전술한 양자점과 양자점 나노비드는 가시광선 영역(400~700 nm)의 양자점을 이용하였다. 하지만 Liu et al.이 보고한 대로 생물학적 물질 이나 ICA 구성 물질에서 나타나는 자발형광(autofluorescence)은 가시 광선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신호-대-잡음비를 낮추고 특히 저농도의 표적 바이오마커의 검출을 방해한다[28]. 이에 반해, 근적외선(near-infrared, NIR) 영역에서는 생체 물질의 형광 간섭을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어, 의생명 영상 분야에서는 이미 근적외선 형광체를 통한 영상 화 기법이 심층조직 이미징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1000~1700 nm 파장 영역의 NIR-II가 간섭 현상이 보다 적어 크게 각 광받고 있다. Ao et al.은 NIR-II 방출 PbS 양자점으로 3종류의 폐암 바이오마커[CEA, CYFRA21-1, neuron-specific enolase (NSE)]를 0.11 ng/mL 수준까지 ICA로 검출하였다[29]. 해당 연구에서는 유기실리카/ 실리카 이중층 캡슐화를 통해 PbS 양자점의 1310 nm의 파장 형광을 보전하였고 콜로이드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앞서 소개된 연구들이 다 른 파장의 형광을 가지는 복수의 양자점 또는 양자점 나노비드에 각 각 다른 항체를 결합하여 표적과 결합시켰다면, 해당 연구는 3종류의 표적화 항체를 동일한 형광파장의 양자점에 결합시키는 대신 항체가 결합된 ICA 테스트 라인의 위치를 달리 배치해 바이오마커들을 구분 검출하였다.
2.3. 형광 세기 변화를 이용한 다중 검출법
앞서 언급한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FRET) 현상은 여기 상태의 형 광체(공여체)가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다른 형광 체(수용체)로 전달하는 과정으로, 공여체의 방출 스펙트럼과 수용체의 여기 스펙트럼이 겹칠 때 발생한다. FRET 현상을 다중 검출법에 적용 하면 동시에 일어나는 생체분자 반응의 추적, 분자 간 및 분자 내 상 호작용의 탐지가 가능해 여러 목표물질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근 거리에 위치한 공여체와 수용체의 형광 세기 간 비율로 FRET 효율을 간단히 측정할 수 있어, 핵산, 단백질, 작은 분자들의 다중 감지에 주 로 응용되어 왔다[30]. FRET 현상은 두 형광체의 거리에 의존하기 때 문에 바이오마커의 다중 검출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형광체의 개 발만이 아니라 형광체 간의 상호작용 및 형광체와 검출 물질과의 상 호작용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형광 물질 외에 양자점에 근접 시 형광을 소광(quenching)시키는 대 표적인 소광 물질(quencher)은 금 나노입자이다. Jiao et al.은 양자점 의 형광이 금 나노입자에 의해 소광되는 FRET 현상을 기반으로 간접 효소 면역 측정법의 원리를 차용해 2종의 1차 항체를 검출하는 형광 면역분석 플랫폼을 구성하였다[31]. 두 종류의 양자점을 두 종류의 항원 [Sjögren-syndrome-related antigen A (SSA/Ro), heterogeneous nuclear ribonucleoprotein A2/B1 (hnRNPA2B1)]과 각각 결합시켜 제조한 항 원-양자점 복합체를 wellplate 바닥에 고정한 후, 각 항원과 결합하는 1차 항체를 반응시켰다. 이후 2차 항체(sheep anti-rabbit IgG)와 금 나 노입자가 결합된 복합체를 투입하는데, 2차 항체가 1차 항체와 결합 되면 양자점의 형광이 금 나노입자에 의해 소광된다. 이때 형광의 소 광 비율은 1차 항체에 의해 결정되므로 이를 통해 1차 항체를 정량할 수 있다. 양자점의 넓은 흡수 파장영역과 좁은 형광 파장영역을 활용 해 두 종류의 1차 항체에 의한 형광 세기 감소를 동시에 각각 추적할 수 있어, 하나의 well에서 두 종류의 1차 항체를 한 번에 검출할 수 있었다. 특히, 이 플랫폼은 한 종류의 2차 항체-금 나노입자 복합체로 두 종류의 1차 항체들을 동시 검출할 수 있어 측정 시간을 단축하고 측정 과정을 간단화하여 분석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FRET 현상의 성공적인 제어를 위해서는 형광 공여체와 수용체 간 의 거리를 포함한 배치 구조의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DNA는 서열 설계를 통해 정확한 길이 조절과 상보서열 간의 특이적 결합이 가능 하므로, 이에 기반한 3차원 구조체 origami를 FRET 복합체 디자인에 적용하면 에너지 전달 경로를 나노미터 영역에서 조작하여 빛 에너지 를 제어하는 다중 형광체 배열 구성에 비계(scaffold)로 쓸 수 있다. Hu et al.은 사면체 구조인 3종류의 공여체 염료(Cy3, Texas Red, Cy5)로 표지된 DNA와 수용체인 양자점을 결합하여 FRET이 가능한 3차 DNA 나노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다중화 효소 분석법에 적용하 였다(Figure 3)[32]. 이 DNA 사면체 중 세 변의 이중나선 DNA 서열 은 세 종류의 뉴클레아제(HaeIII, EcoRV, PvuII)의 기질로 각각 설계 되었으며, 해당 효소와 반응 시 대응되는 염료가 표지된 DNA fragment가 유리되어 양자점과 해당 염료 간의 FRET이 감소해 표적 효소 를 정량할 수 있었다. 이 3D DNA 나노구조는 정확히 제어된 염료 수 용체 간 간격으로 양자점과 염료 수용체들 사이 에너지 전달에 대한 효율적 제어가 가능해, 복잡한 생물학적 시료에서도 다수의 엔도뉴클 레아제와 메틸기전이효소를 동시 감지할 수 있었다.
란탄족 이온 화합물은 여러 개의 매우 좁은 방출 스펙트럼을 가지 고 있으며 형광 수명이 매우 길어 FRET에서 공여체로 사용될 수 있 다. 특히 펄스 여기 후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형광을 탐지하는 time-gated 분석에 형광 수명이 긴 공여체와 수용체 간 FRET을 적용 하면 배경 신호를 크게 줄일 수 있다. Bhuckory et al.은 란탄족 이온 인 터븀(Tb)을 공여체로, 양자점을 수용체로 사용한 time-gated FRET (TG-FRET)에 기반한 다중화 면역 분석법을 개발하여 3종류의 암 표 지인자[CEA, NSE, PSA (prostate-specific antigen)]의 검출을 보고하 였다[33]. 해당 연구에서는 각각의 항원에 대응하는 Tb-항체 복합체와 QD-IgG F(ab')2 복합체를 제조하였는데, 항원을 매개로 두 복합체가 결합 시 Tb-항체/항원/F(ab')2-QD의 샌드위치 복합체를 형성하므로, 항원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Tb-QD 간 FRET 신호가 증가하였다. 검 출한계는 단일 항원 분석에 비해 약간 높지만 임상적으로 적절한 농 도 범위에 있으며, 다양한 농도의 암표지인자를 동시에 정량할 수 있 기에 FRET 면역분석 및 임상 진단 기술로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3. 결론과 전망
양자점의 형광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검출은 분석장비가 간단해 보 급이 용이하면서도 분석시간이 짧아 다수의 시료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ICA 플랫폼으로 구축할 경우 비전문가도 손쉽게 검체를 분 석하고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양자점과 표적 화 물질을 결합하여 구성하는 다중 바이오마커 검출법은 질병의 진단 이나 위험물질의 추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게 만들 것으 로 기대된다.
형광 기반 다중 분석법은 형광 스펙트럼의 겹침이 적은 양자점을 다종 확보해야 검출 조합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양 자점 기반 다중 검출법은 대부분 2종 또는 3종의 바이오마커 검출에 국한되었는데, 이는 사용한 양자점의 형광파장이 중첩될 가능성 때문 이다. 따라서 형광의 폭(FWHM)이 좁은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는 제 조방법도 필요하겠지만, 신호화 구성 방법을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 는 전략 또한 필요하다. 이에 대해 앞서 소개한 연구들에서는 가시광 선 영역의 양자점 외에 근적외선 영역의 양자점을 사용하여 사용 파 장 영역을 직접적으로 확장하거나, ICA 구성 시 표적과 결합될 신호 표지가 위치하는 테스트 라인의 공간 배치를 구분하는 등의 전략을 제시하였다. 또한, 표적 바이오마커의 양에 따라 형광이 증가하는 일 반적인 바이오센서 구성 외에, FRET을 이용하여 표적과 결합 시 형광 이 감소되게 하거나, 형광 세기의 측정과 함께 형광수명을 측정하는 등 형광 신호의 생성법과 측정법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전략도 시도되 고 있다.
최근의 다중화 바이오마커 검출법 연구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데이터 해석기법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34]. 바이오센서의 신호 검출에는 필연적으로 불규칙한 잡음(noise)이 수반 된다. 이러한 잡음의 발생은 검출한계, 정확도와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므로 바이오센서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잡음의 저감이 중요 하다. 이를 위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으로 신호와 데이터 를 해석해 신호-대-잡음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다 중화 검출법으로 얻어진 데이터의 해석에도 기계학습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리적 관계식을 이용한 데이터의 회귀법은 데이터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변수만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나 확보하는 데 이터의 종류나 개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직관적으로 데이터를 해 석하기 어려워진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이런 다수의 데이터 해석에 있어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기계학습이나 딥러닝을 통해 숨어있는 상관관계까지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질병의 진단과 환자의 치료, 위험물질의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기대되는 다중화 검출 플랫폼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저농도 바이오마커를 정확하게 검출하는 하드웨어 연구와, 얻어진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소프트웨어 연구가 함께 진행되는 방향으로 또다 시 진화하고 있다. 이들 다학제 간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롭게 개발되는 검출 플랫폼은 질병의 조기 진단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