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사이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은 6~8개의 글루코피라노즈(glucopyranose) 그룹으로 이루어진 환형다당류(cyclic oligosaccharides)로 양친성을 지 니고 있으며 다양한 활용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분자들은 대체로 컵 모양의 화학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게스트 분자(guest molecule)들이 도입되면 사이클로덱스트린의 안쪽 공간에 자리하여 포접화합물 (inclusion compound)을 형성한다[1]. 포접화합물의 형성은 사이클로 덱스트린과 게스트 분자 간의 특이적 상호작용(specific interaction)에 의해서 추진되며, 이 상호작용에는 정전기적 또는 극성 상호작용이나 수소 결합이 존재한다[2]. 포접화합물의 형성에 관하여는 이론적으로 나[3] 실험적으로[4] 많이 연구되어 왔다. 특수한 경우, 포접화합물 형 성시에 전하의 전달이 이루어지기도 한다[4]. 이를 이용하여, 외부 화 합물의 유입을 감지하는 센서로 포접화합물이 활용되기도 한다[5].
현재까지, 사이클로덱스트린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포접화합물은 고분자 매트릭스(polymer matrix)에 도입되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 되어 왔다.[6] 이 때 사이클로덱스트린이 고분자 매트릭스의 구조와 물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며, 몇 가지 중요한 변 수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이 변수로는 친수성/소수성, 고분자 결정 구조 및 크기, 고분자 체인의 탄력성 등이 있다[7, 8]. 이러한 요소들 은 고분자/사이클로-덱스트린 복합체의 활용 측면에서 간간히 고찰되 어 왔다. 한편, 사이클로덱스트린 기반 포접화합물이 고분자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널리 연구되어 왔다. 특히, 포접화 합물이 도입될 경우 고분자의 결정 구조가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졌다[9, 10]. 고분자와 도입된 포접화합물 간에 상당한 수준 의 상호작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고분자의 구조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11, 12].
포접화합물의 형성과 이가 고분자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많은 관심 을 끌고 연구되어 왔으나, 아직도 상당히 어렵고 도전적인 연구 분야 이다. 게스트 분자의 종류마다 포접화합물의 형성 과정, 형태, 및 특성 이 상이하며 따라서 이 포접화합물이 고분자에 도입될 경우 나타나는 현상 및 결과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포접화합물의 형성을 잘 이해하 기 위해서는 게스트 분자의 구조, 특성, 입체 요소 등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실험적인 접근 및 이론적인 계산도 필요한 분 야이다. 또는 동일한 포접화합물이 상이한 고분자에 도입되는 경우에 도 효과가 다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피부미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3가지 게 스트 분자들,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HQ), 알부틴(arbutin, AB), 트랜액사믹 애시드(tranexamic acid, TA)가 사이클로덱스트린과 포접 화합물을 형성할 때 나타나는 현상 및 특성을 고찰해 보고, 이를 포함 하는 고분자 필름을 제조하여 포접화합물의 존재가 고분자 필름의 구 조 및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포접화합물 형성 및 포접화합물을 포함한 고분자 필름의 형성은 라만(Raman)분광학 방법 으로 확인하였다. 특히, 포접화합물 포함한 고분자 필름의 구조 및 물 성은 엑스레이 회절법(X-ray diffraction) 및 열분석 법으로 고찰하였 다. 실험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간단한 분자 시뮬레이션 방법을 동원하여 추가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들 세 가지 분자들은 공통적으로 피부미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 로 알려져 있고, 포접화합물의 형태로 피부에 도입될 경우 효과가 증 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본 연구를 통해 이들 화합물을 도입한 포접화합물의 특성과 형성 시에 드러나는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피부미백 용도로 활용할 때 효용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 로 기대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는 관련 연구 분야의 향후 연구에 있어 중요한 사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2. 실 험
2.1. 재료
베타-사이클로덱스트린(bCD), 게스트 분자들, 및 매트릭스로 사용 한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 Mw 85~124 kg/mol, PVA)은 알드리치(Aldrich, Wisconsin, USA)에서 구매하여 추가 정제 없이 사 용하였다. Figure 1은 이들 분자의 화학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2.2. 포접화합물 생성
포접화합물 형성을 위해 게스트 분자(0.5 mmol)를 베타-사이클로덱 스트린(0.5 mmol)을 포함한 일정량의 수용액(50 mL)에 도입한다. 이 수용액은 –80 ℃에서 100시간 동안 동결건조한다. 게스트 분자와 베 타-사이클로덱스트린의 당량비를 맞춘다.
2.3. 포접화합물을 포함한 고분자 필름의 제조
PVA(3.6 g)를 증류수(30 mL)에 80 ℃에서 녹인 후, 3시간 유지한 다음 40 ℃로 냉각한다. 이어서, 포접화합물(0.4 g)을 위에서 제조한 용액에 투입하고 1시간 동안 혼합한다. 각각의 용액(10 mL)을 페트리 디시에 부어 60 ℃에서 24시간동안 건조한다. PVA 및 PVA/bCD 필 름도 유사한 방법으로 제조한다.
2.4. 분석 및 측정
라만 분광 스펙트럼은 Horiba Jobin-Yvon (Kyoto, Japan)사의 LabRam Aramis spectrometer를 이용하여 얻었다. 파장 514 nm를 갖는 아르곤 이온 레이저를 소스로 이용하였다. 엑스레이 회절(XRD)패턴은 Rigaku (Tokyo, Japan)사의 D-Max/3C X-ray diffractometer를 이용하여 10 °/mn 의 속도로 스캔하여 얻었다. 주사열용량 곡선은 Perkin Elmer (Waltham, MA, USA)사의 DSC8000을 이용하여 질소분위기에서 상온에서 300 ℃ 까지 10 °/mn의 속도로 승온하여 얻었다. 열중량분석 결과는 Texas Instruments (Dallas, TX, USA)사의 Q50으로 질소 분위기에서 상온에 서 600 ℃까지 분당 10 °/mn의 속도로 승온하여 얻었다. 분자 시뮬레 이션은 오토독(Autodock)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이 실험에서, 세 가지 게스트 분자에 대하여 포접화합물 제조를 시 도하였다. 포접화합물 형성의 이론적인 근거는 이전 논문에서 제시되 었다[3]. 하지만, 개별적인 게스트 분자에 대하여 포접화합물의 형성 에 대하여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분광학적 기법들 중에 서 신뢰도가 높다고 고려되는 라만 분광기법을 도입하여 포접화합물 의 형성을 검증하였다. 사이클로덱스트린, 게스트 분자들의 적외선 및 라만 스펙트럼을 분석하고, 이를 포접화합물의 라만 스펙트럼과 비교 하였다.
Figure 2는 세 가지 포접화합물의 라만 스펙트럼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bCD-HQ 포접화합물의 경우, C-C 및 C=C스트레칭(stretching)에 의한 특성 피크(peak)는 3,000 및 1,680 파수(wavenumber, cm-1)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는 포접화합물의 형성을 판단하기 힘들 다. 따라서, 추가적인 피크 분석이 필요한데 HQ의 고리 진동(ring vibration) 에 의해 각각 1,166 및 1,255 파수에 나타나는 피크들이 낮은 파수로 이동(downshift)하였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포접화합물 의 형성에 의하여 HQ의 고리 진동이 다소 제한되어 일어나는 현상으 로 볼 수 있다. 알부틴(AB) 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현상을 고찰할 수 있었는데, 포접화합물이 생성되었을 때, 860 및 1,250 파수에서 나타 나는 피크들이 낮은 파수로 전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 상은 HQ와 AB의 분자 구조가 상당히 닮아 있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 해할 수 있다. TA의 경우에도 800파수 근처에서 나타나는 고리 진동 (bending) 피크가 낮은 파수로 이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세 가 지 게스트 분자에 대하여 포접화합물이 생성될 경우, 게스트 분자의 운동성이 제한을 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13].
한편, 포접화합물의 생성 비율 및 효율 등 몇 가지 특성은 게스트 분자의 특성 및 구조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을 염두해 두 고 우리는 포접화합물을 고분자(PVA)에 도입하여 필름형태로 제조하 여 포접화합물의 영향을 고찰해 보고자 하였다. 사이클로덱스트린과 PVA는 친수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혼합성은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 단순한 혼합과 상온 건조를 통해 투명한 PVA 기반 고분자 필름을 제 조할 수 있었다(Figure 3 inset). 포접화합물이 도입되었을 때에도 이 러한 외형적인 특성과 투명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때, 포접화합물의 고분자 내 분산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포 접화합물의 분자 크기를 고려해 볼 때, 이 화합물의 고분자 내 분산은 열역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상당히 큰 분자 크기를 갖는 포접화합물이 상당히 조밀한 고분자 결정 내부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비정형 영역에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쪽모두 친수성을 지니고 있어 상분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이 지만, 이 과정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entropy)의 불리함 (penalty)를 극복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14]. 따라서, 천천히 오랜 시간동안 건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본 연구에 서 상온 건조 방법을 채택하였다. Figure 3은 포접화합물을 포함한 고 분자 필름의 라만 스펙트럼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 PVA의 특성 피 크들이 1,100 (C-H bending), 1,400 (C-O bending), 3,300 (O-H stretching) 파수에서 나타나게 된다. PVA 고분자 함량이 높으므로 PVA특성 피크들이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포접화합물의 특성 피크들은 상대적 으로 약하게 된다. 따라서, 세 가지 스펙트럼의 전체적인 양상이 다소 유사하게 관찰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금까지 포접화합물 및 이를 포함한 PVA 필름의 형성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이제 조금 더 미세 구조에 대한 관심을 두고 엑스레이 회 절분석을 실시하였다. Figure 4는 PVA, PVA/bCD, 그리고 포접화합물 을 포함한 PVA 필름의 XRD 패턴을 나타내고 있다. PVA는 결정성이 존재하는 고분자로 모든 패턴들에서 다소 강한 1차 피크(22°)와 약한 2차 피크가 43°에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차 피크의 출현 은 장거리 규칙성이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포접화합물이 고분자 결정 구조를 심하게 변화시키지 않는 상태로 포함되어 있음을 나타낸 다. 사이클로덱스트린 또는 포접화합물의 분자 크기가 1~2 nm이며, PVA 고분자의 회전반지름(radius of gyration) 이 약 9 nm인 것을 고 려하며, 포접화합물이 고분자의 체인에 의해 형성된 공간에 포함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9]. 내부 공간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포접화 합물의 고분자 내부에 포함된 것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천천히 건조 하여 엔트로피의 불리함을 극복하도록 조절하였다. 즉, 포접화합물이 수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건조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평형에 도달하여 결정구조가 유지된 채 로 안정된 형상을 유지한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두드러지지는 않지 만 TA의 경우 1, 2차 피크의 세기(intensity)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이는 결정의 규칙도가 다소 약하다는 측면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조 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TA의 분자구조가 HQ 및 AB와는 다소 상 이하기 때문에 고분자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특이할 것으로 예 측된다. 또한, TA의 경우 분자의 친수성이 다소 약한데, 이러한 특성 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구조적 특성 및 구조에 미치는 포접화합물의 영향은 상당히 중요하므로, 추가적인 열분석을 통해 상세히 살펴보았다. 고분 자 구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물성은 바로 결정성(결정도)이다. Figure 5는 PVA, PVA/bCD, 및 포접화합물을 포함한 PVA 필름의 DSC 곡선이다. 승온(heating) 시에 얻어진 곡선에서는 공통적으로 하 나의 피크가 나타나고 약 220℃ 근처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용융 (melting) 피크이다. 약간의 온도 차이는 존재하나, 대체적으로 유사한 거동을 보여주고 있으며, 알려진 PVA의 용융 온도와 거의 일치한다 [15]. 냉각(cooling)하면서 얻은 DSC 프로파일에서는 두 가지 현상이 두드러지게 관찰되었다. 먼저, 결정화 온도가 포접화합물의 투입에 의 해 내려가는 점이다. 포접화합물이 투입되면, 결정 구조가 다소 느슨 하게 변화하면서 결정화 온도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다른 현상은 포접화합물 bCD-TA를 포함한 PVA 필름의 경우 결정화 온도를 고찰하기 상당히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는 XRD 프로파일에서 관찰된 현상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도 보인다. 즉, bCD-TA의 영향 에 의하여 고분자 결정 구조가 상당히 흔들렸을 가능성이다. 즉, TA 가 보이는 효과가 HQ나 AB보다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엑스레이 회절법 및 열용량주사법 분석에서 얻어진 결과로부터 논 의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간단한 분자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였다. Figure 6은 오토독(Autodock)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얻어진 포접화합 물 형성에 대한 결과이다. 게스트 분자들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의 내부 기공에 안착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모든 게스트 분자들이 사이클로 덱스트린과 수소 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한 형상은 상당히 상이한데, HQ와 AB는 bCD와 같은 평면 위에 존재하는 경향 을 보이는 반면에 TA는 수직으로 배치되는 경향을 지니는 것으로 드 러나 입체 구조가 다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A의 친수성이 약하여 bCD와의 상대적인 친화도가 약하여 나타나는 결과로 보인다.
4. 결 론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미백 효과를 지니는 게스트 화합물을 사이 클로덱스트린과 결합하여 포접화합물을 형성하고 이를 고분자 매트 릭스에 도입하여 필름을 형성하였다. 세 가지 게스트 화합물은 모두 성공적으로 포접화합물을 형성하였으며, 포접화합물은 역시 고분자와 친화적 상호작용이 가능하기에 고분자 매트릭스에 도입이 될 수 있었 다. 성공적인 형성은 라만 분광법으로 고찰되었다. 다만, 얻어진 포접 화합물을 포함한 고분자 필름의 구조 및 물성은 게스트 분자의 특성 에 따라서 다소 상이하게 나타났다. 포접화합물의 존재는 고분자의 결정 구조를 심하게 변화시키지 않았으나, 결정의 규칙성에 약간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분석으로 추가 고찰한 결과 특정한 게스트 분자의 경우 고분자 결정 구조를 다소 느슨하게 만드는 것으 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는 향후 관련 분야 연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미백 분자의 활용 측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역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