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는 흔히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촬영 시 주 변을 밝게 해주는 용도로 이용되는 장치이다. 전문 사진관에서는 제논 램프(Xenon lamp), 반사판 (reflector), 캐패시터(capacitor)로 이루어진 장치를 활용하여 고출력의 밝은 빛을 방출한다. 일반적으로 제논램프 기반의 플래시라이트는 1~4 kW의 파워를 갖는 300~900 nm 파장대 의 백색광(white light)을 수 밀리 초(milli-seconds)에 조사(irradiation)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1-4]. 이렇듯 초단시간의 고출력 광원을 이용 하는 기술을 intensive pulsed light (IPL)라 한다. 특히 유연 디스플레 이(flexible display) 제작을 비롯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 수요가 많아지면서, IPL 기술을 이용한 전극제작 연구 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5,6].
일반적으로 IPL을 이용한 전극제작에는 금속나노입자를 이용한다. 금속나노입자를 원하는 전극의 형태로 패터닝 한 후에 IPL을 조사하 면 금속나노입자가 빛을 흡수하여 상온, 상압에서 온도가 순간적으로 300 ℃ 이상 올라가면서 소결(sintering)이 진행되어 전극을 형성할 수 있다[2,3]. 금이나 은과 같이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면서 열적산화에 강 한 금속나노입자들이 전극제작에 주로 이용된다. 금과 은은 비저항이 각각 2.04, 1.78 μΩ⋅cm로 전기전도도가 우수하지만, 킬로그램당 가 격이 각각 1000, 500 USD/kg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고비용이라는 단점 이 있다. 반면에, 구리는 비저항이 1.65 μΩ⋅cm으로 금, 은과 같이 전 기전도도가 우수하고 가격이 5 USD/kg으로 저렴하여 저비용 전극재 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구리는 고온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전도 성을 상실하는 문제가 발생한다[7-9]. 따라서 구리를 전극재료로 이용 하기 위해서는 열적산화를 막아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나노입자를 은나노입자, 카본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 등과 혼합하여 열적산화를 억제할 수 있는 전략들이 있다[1,10-13].
또한 IPL 기술은 금속나노입자의 소결뿐만 아니라, 금속이온과 유기 리간드의 화학결합으로 이루어진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 합성에 이용될 수 있다. MOF는 비표면적이 높고, 세공 의 크기 조절, 다양한 기능기(functional group) 부여가 가능하기 때문 에 기체 포집 및 분리, 기체 센서, 촉매 등의 분야에 이용된다[14-20]. 기존 MOF 합성에 이용되는 수열합성법과는 달리, IPL을 MOF 합성 에 이용하면 금속기판 위에 균일한 MOF필름을 용매 없이 상온, 상압 에서 합성할 수 있다[21-24].
본 고에서는 목표 대상에 강력한 에너지를 짧은 시간 내 전달하는 IPL 기술을 이용하여 금속나노입자 기반 전극 및 필름형태의 MOF 합 성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본 론
2.1. IPL 기술을 이용한 PET 필름 가공
제논램프로부터 발생된 빛을 조사받는 물질은 고유의 색깔 및 표면 특성에 따라 흡수하는 빛의 양이 달라진다. 물질이 빛을 흡수해 상승 하는 온도변화의 폭은 물질의 빛 흡수율(또는 반사율)과 열전도도 등 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빛을 조사받는 물질이 실리콘 웨이퍼와 같이 빛을 잘 흡수할 경우 대략 1000 ℃까지 온도가 상승하 고, 구리나노입자의 경우 대략 350 ℃까지 상승한다[25,26]. 반면 투 명한 PET 필름은 제논램프로부터 나오는 빛의 파장 중 90%를 투과하 는 성질을 갖고 있어 제논램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온도 또한 상승하지 않는다[2,27]. 이러한 성질을 가진 PET 필름에 레이저 프린 터를 이용하여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잉크패턴을 만들면, IPL을 이용하 여 빠르게 PET 필름을 가공할 수 있다.
IPL을 이용한 PET필름 가공 원리를 모식도로 정리하였다(Figure 1). 우선 얇은 PET필름 위에 레이저 프린터로 잉크를 프린트한 뒤 제논램 프를 이용해 빛을 조사한다. 프린트된 잉크는 색상 고유의 빛 흡수율 에 따라 빛을 흡수하게 되고, 흡수된 빛은 열로 전환된다. 프린트된 영역의 온도가 상승해 PET 필름의 녹는점을 넘는다면 PET 필름이 프 린트된 모양에 따라 가공되는 원리이다[28].
레이저 프린터를 이용해 PET필름 위 검정, 파랑, 초록, 빨강, 노랑 색 잉크로 프린트 후 제논램프로 빛을 조사하면, 각 잉크의 색깔에 따 라 PET필름의 가공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Figure 2). 이를 UV vis spectrometer를 이용해 프린트된 잉크의 빛의 파장에 따른 반사율을 측정하였다(Figure 3). 이를 통해 PET필름의 가공은 프린트된 잉크의 반사율에 의존적임을 알 수 있다.
PET필름 가공에 사용된 검정색 잉크와 같이 제논램프에서 조사된 빛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이라면, IPL기술과 접목해 필름가공, 나노재료합성, 금속입자소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1,9,23,28,29].
2.2. IPL 기술을 이용한 구리-은-그래핀 나노입자 기반 전극 제작
일반적으로 구리나노입자는 값이 싸고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지만 쉽게 산화되어 전도성을 잃어버리는 특징이 있다[7-9]. 따라서 구리나 노입자가 전극으로 이용되려면 열적산화를 막아주는 것이 필수적이 다. 구리 전극의 열적산화를 막기 위해 구리/은 나노입자 혼합물, 구리 /CNT 나노입자 혼합물 등이 이용되었다[10-13]. 하지만, 이러한 방식 은 개별 나노입자들을 합성하여 이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달리, 질산은과 구리나노입자 간의 galvanic replacement reaction을 이 용하면 단순한 화학반응만으로 구리표면을 은으로 코팅할 수 있고, 이에 IPL을 이용하여 열적산화를 억제할 수 있는 전도성 하이브리드 구리/은 나노입자 기반의 전극을 제작할 수 있다(Figure 4)[9].
Galvanic replacement reaction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구리나노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얇은 산화층을 제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acid) 은 금속의 산화층을 제거하는데 이용된다. 특히, 포름산을 이용하여 구리나노입자의 산화막을 제거하면 구리 포름산 염이 생성되고, 이는 IPL 조사를 통해 다시 구리로 환원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메커니즘은 다음의 화학반응식을 따른다[30,31].
산화층이 제거된 구리나노입자 표면에 질산은을 처리하면, galvanic replacement reaction을 통해 표면이 질산은으로 코팅된다. 이는 추가 적인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은 자발적인 반응(spontaneous reaction)이 며, 이를 통해 고온에서 구리나노입자의 산화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9].
구리-은 나노입자 기반의 전극을 PDMS와 같은 유연기판에서 이용 하면, 기판을 늘렸을 때 전극에 크랙이 발생하여 손상을 입는다[1]. 따 라서 나노입자 사이를 연결해 줄 수 있는 GnP (graphene nanoplatelet) 와 같은 전도성의 가교물질(Bridge materials)과의 혼합이 필수적이다 [32,33].
일반적으로 GnP는 소수성(hydrophobic)으로 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 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GnP를 포름산 처리하면 친수성(hydrophilic) 으로 변화하여 용매 내에서 잘 분산되므로 산화 저항성을 향 상시킬 수 있다[Figure 5(a)].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GnP에 손상이 가해져 전기전도성을 잃게 된다. 이는 산화된 GnP에 IPL을 조사하여 다시 전기 전도성이 향상시켜 해결이 가능하며 Figure 5(b)를 통해 알 수 있다. GnP의 자세한 메커니즘은 Figure 5(c)에 나타내었고, Figure 6을 통해 구리-은-그래핀 나노입자의 열적산화가 해결되고 전기 전도 도가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산을 이용하면 GnP를 잘 분산시켜 열적 산화를 해결하 고, IPL기술을 이용하여 간단하며 저비용 공정으로 전기 전도도를 향 상시킨 구리-은-그래핀 나노입자 기반 전극을 제작할 수 있어, 향후 의류의 웨어러블 히터에 적용되어 실제 응용 분야에도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1].
2.3. IPL 기술을 이용한 금속유기골격체(MOF) 합성
위와 같은 IPL 기술은 금속 나노 입자 소결뿐만 아니라 다공성 물 질인 MOF 합성에도 적용할 수 있다[23]. 일반적으로 MOF 합성은 금 속이온과 유기리간드가 용해된 용매를 약 100~200 ℃의 온도에서 반 응시키는 수열합성법을 이용한다[24,34-36]. 이와 달리 IPL 기술을 MOF 합성에 적용하면 용매 없이 상온, 상압 환경에서 합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21,22]. IPL을 유기리간드가 도포된 금속 기판 위에 조 사하면, 금속 기판이 빛을 흡수하여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에너지원 으로 이용하여 금속 기판에서 용출된 금속이온과 유기리간드가 결합 하여 MOF를 합성할 수 있다[23].
구리금속의 경우 결합 에너지가 932.61 eV로, 916.5 eV의 결합 에 너지를 갖는 구리수산화물 구조체에 비해 높다[37]. 따라서 구리금속 은 금속이온을 용출하기 위해 구리 수산화물 구조체보다 더 많은 양 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금속이온 용출을 용이하게 하고 자 금속기판을 산화 처리하여 금속 수산화물 기판을 얻었다[Figure 7(a)-(c)]. 이렇게 얻어진 금속 수산화물 기판에 유기리간드를 도포한 뒤 IPL을 조사하면 기판이 빛을 흡수하여 표면에 MOF 필름의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그 형성 과정은 SEM, XR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Figure 7(d)-(g)].
Figure 8과 같이 IPL을 다양한 유기리간드가 도포된 금속기판에 조 사하면 Cu-BTC, Cu-BDC, ZIF-8, MOF-5 등과 같은 여러 종류의 MOF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다[23]. 이처럼 IPL 기술을 MOF 합성에 이용 하면, 균일한 MOF 필름을 상온, 상압에서 단시간에 제작할 수 있어, 향후 기체분리막 대량생산 공정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3. 결 론
본 고에서는 IPL 기술의 기본 메커니즘을 서술하고, 이 기술을 접 목하여 금속나노입자 소결을 통한 전극제작 및 필름 형태의 다공성 재료합성 전략에 대해 정리하였다. IPL 기술을 이용하여 산화 저항성 이 향상된 전극을 제작하기 위해 구리-은 잉크를 제조한 결과, 구리와 은의 galvanic replacement reaction을 통해 구리 나노입자의 열적산화 가 억제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름산 처리로 인해 친수성을 띄는 GnP는 용매에 첨가했을 때 나노입자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해 분산을 용이하게 하고, IPL과 결합하면 전기전도성이 향상되는 장점을 가진 다. 이를 이용해 구리-은-GnP 잉크를 합성하여 IPL로부터 에너지를 조사하면, 기판의 손상 없이 유연한 전극 제작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 다. 또한, IPL 기술을 다공성 물질인 MOF 합성에 이용하기 위해 금속 이온의 용출이 쉬운 금속 수산화물 기판을 얻고 IPL을 조사한 결과, 충분한 양의 빛 에너지를 유기리간드가 도포된 금속기판에 조사했을 때 필름 형태의 MOF가 형성됨을 알 수 있었다. 본 총설에서 IPL 기술 을 이용한 다양한 물질 합성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IPL 기술의 높은 응용 가능성을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