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중독 시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인산계 독성물질을 분해시키 기 위해 유기촉매 및 금속촉매를 사용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되 어왔다. 초기 연구에서는 유기인산 독성물질과 격렬히 반응하여 독성 을 약화시키는 염소산 계열 표백제가 분해반응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표백제는 금속, 플라스틱, 고무, 가죽제품 및 페인트 등에 손상을 줄 수 있고, 과량을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1,2]. 따라서 최 근에는 소량으로도 분해효과를 나타내는 유기[3,4], 금속[5-7], 금속- 유기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s)[8-11] 촉매 등을 이용한 연구 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기촉매로 연구되어온 대표적인 물질인 o-IBA (idosobenzoic acid) 유도체와 일부 전이금속 킬레이트 화합물 들은 여러 종류의 유기인산 독성물질에 대한 가수분해 반응성이 높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켜왔다. 금속이온이나 착물들은 촉매로 작용하 여 친핵성 공격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금속-유 기 구조체(metal organic framework, MOF)를 이용하여 군사용으로 사 용되는 화학작용제를 분해하려는 많은 연구들이 시도되었다. MOF는 촉매로서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비용 대 효과 측면에 서 비효율적이고 반응 후 2차 오염을 유발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키토산은 인체에 무해한 무미⋅무취의 천연 고 분자 다당류로 Figure 1에 제시된 것과 같이 피라노오스(pyranose) 환 의 C2 위치에 아민기가 결합되어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셀룰로오스 와 키틴은 이 피라노오스 환 C2에 수산기와 N-아세틸기가 결합되어 있을 뿐 다른 부분은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 키토산은 천연고분자로 안정성이 높고 생분해성이라는 점에서 최근 높아지고 있는 환경 보호 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는 최적의 소재라고 할 수 있다[12]. 또한 키토 산이 금속과 착물을 형성하는 능력이 우수하여 촉매로서의 가능 성들도 보고되고 있다[13,14].
Lactic acid (2-hydroxypropanoic acid)는 C3H6O3의 분자식을 갖는 카르복실산으로 키랄 구조를 가지며 광학적으로 두 가지의 종류가 존 재한다. 하나는 L-(+)-lactic acid 또는 (S)-lactic acid이며, 또 다른 하 나는 D-(-)-lactic acid 또는 (R)-lactic acid이다. 이들은 Figure 1의 (b) 와 (c)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OH기가 결합하고 있는 방향에 따라 구분된다. 이러한 isomer들은 중합반응을 하게 되면 생분해성 재료로 이용되고 있는 polylactic acid (PLA)가 된다[15]. PLA가 갖는 우수한 분해성능으로 인해 최근에는 포장비닐 등 친환경제품에 널리 사용되 고 있고, 3-D 프린터의 형상 제작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살충제와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유기인 신경작용제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독성을 갖기 때문에 실험용 유사 작용제로 많 이 사용되고 있는 유기인 독성물질인 diisopropyl fluorophosphate (DFP, C6H14FO3P)을 연구대상 물질로 선정하였다. DFP의 LD50은 쥐의 경우 경구 5 mg/kg 정도이다[16,17]. 이전의 논문에서 DFP는 실온에서 서 서히 자연분해를 하게 되는데 유사 1차 반응속도상수(kobsd)는 pH 8에 서 kobsd = 2.377 × 10-4 h-1 반감기는 2,915 h이고, 18 kDa 정도의 저분 자량(Low Molecular, LM)을 갖는 Cu(II)-LM-chitosan 착물이 DFP를 분해하는 속도상수 kobsd는 1.29 × 10-3 h-1 반감기는 537 h로 보고하였 다[18]. 이는 자연분해 반감기와 비교하여 볼 때 Cu(II)-LM-chitosan 착물을 사용한 경우 동일하게 주어진 농도와 온도, pH조건 하에서 6 배 정도의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주었다.
Cu(II) 킬레이트에 의한 DFP 분해반응의 메카니즘은 Cu(II) 착물이 phosphoryl oxygen과 결합을 형성하고, 수용액에서 Cu(II)에 결합된 OH- 리간드가 전자 push-pull 메커니즘으로 분자 내에서 반응하여 F- 가 떨어져 독성이 없는 물질로 분해하게 된다고 보고되었다[19]. 또한 착물의 OH- 리간드가 친전자성을 가진 P(V) 인근에 접근하여 반응 엔 트로피 효과가 증가하게 되어 가수분해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기존의 가수분해반응 이론을 바탕으로 친환경 물질인 키토산 및 lactic acid에 전이금속인 Cu(II)를 결합시킨 착물 촉매를 이 용하여 유기인산 독성물질 분해성능에 대하여 그 효과를 분석하여 보 고자 한다.
2. 실 험
2.1. 시약 및 장치
실험에 사용된 저분자량 수용성 키토산(LMWSC: Low Molecular Water Soluble Chitosan)은 기존의 보고된 논문[20]에 따라 합성된 것 으로 순천대학교 고분자공학과 실험실로부터 받아서 별도의 정제과정 없이 사용하였다. DL-lactic acid 90%와 DFP 시약은 Sigma Aldrich 제 품을 구입하여 정제 없이 사용하였다. 가수분해 반응속도 측정은 pH 8 HEPES 버퍼에서 Thermo Scientific Orion 4 Star Benchtop pH/ISE Meter와 F- selective electrode (96-09BN 모델)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2.2. Cu(II)-lactic acid 착물 합성
DL-lactic acid 90% 용액 1.0231 g (1.022 × 10-2 mol, 90% 함량 고 려)을 아세톤 40 mL에 넣은 후 같은 mol의 CuCl2⋅2H2O 1.742 g을 acetone 30 mL에 녹인 용액을 점적하고 4 h 동안 교반하였으며, 아세 톤을 증발시킨 후 진공건조기에서 24 h 이상 건조하여 연한 녹색의 고체 0.7854 g을 얻었다.
또한 DL-lactic acid 90% 용액 4 g (4.44 × 10-2 mol, 90% 함량 고려) 을 메탄올 40 mL에 넣은 후 같은 mol의 CuCl2⋅2H2O 7.56 g을 메탄 올 30 mL에 녹인 용액을 점적하고 4 h 동안 교반하였으며, 메탄올을 증발시킨 후 진공건조기에서 24 h 이상 건조하여 녹색 고체 8.767 g을 얻었다.
합성된 Cu(II)-lactic acid 착물에 존재하는 Cu(II)의 함량을 분석하 기 위해 SHIMADZU ICP-1000IV를 사용하였다. 분석된 메탄올과 아 세톤에서 합성한 Cu(II)-lactic acid 착물 속의 Cu(II)의 함량은 24.89 ± 0.05 ppm이었다. 실험에서는 사용된 DFP의 농도는 3.3 × 10-5 M이 었고, Cu(II)-착물의 양은 이 농도의 10배 또는 20배를 사용하였다.
2.3. Cu(II)-LMWS chitosan 착물 합성
키토산을 Cu와 착물을 만들기 위하여 1 kDa LMWSC 0.2234 g을 상온에서 메탄올 50 mL에 넣은 후, CuCl2⋅2H2O 46.8 mg을 메탄올 10 mL에 녹인 용액을 점적하고 8 h 동안 교반하였다. 교반 후 얻은 연한 녹색의 용액을 여과하고, 메탄올을 증발시킨 다음 진공건조기에 서 24 h 이상 건조하여 연한 녹색의 분말 0.2488 g을 얻었다.
또한 같은 LMWSC 0.2214 g을 상온에서 초순수 증류수 50 mL에 녹이고 CuCl2⋅2H2O 46.4 mg을 초순수 증류수 10 mL에 녹인 용액을 점적한 후 4 h 동안 교반하였다. 교반 후 얻은 용액을 여과하고, 증류 수를 증발시킨 후 진공건조기에서 24 h 이상 건조하여 분말 0.2120 g 을 얻었다.
이 결정화된 분말들을 다시 물에 녹이면 용해되지 않았다. 물에서 용해된 상태로 합성된 착물이 결정화가 되면 고분자의 3차원 효과로 인해 용해되지 않는 착물로 변화하게 됨에 따라, 결정화되지 않은 시 료와의 반응속도 비교실험을 위해 위에서 언급한 동일한 양의 물질들 을 이용하여 초순수 증류수에 용해된 homogeneous한 상태의 Cu(II)- LMWS chitosan 착물 용액도 합성하였다.
2.4. 분해반응 실험
앰플에 들어있는 DFP는 isopropanol에 희석시켜 4.925 × 10-3 M 용 액으로 stock solution을 제조하였고, DFP 자연분해를 최소화하기 위 해 알루미늄 호일로 빛을 차단한 후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분해반응 실험 중에는 pH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HEPES 1 mM pH 8의 버퍼를 사용하였다. 분해반응에 사용된 착물의 양은 DFP 3.3 × 10-5 M의 20배를 적용 시 6.6 × 10-4 M이 되도록 하였다. 초순수 증류수와 메탄올에서 합성하여 결정화 시킨 Cu(II)-LMWS chitosan은 버퍼에 용해되지 않아 4 h 이상 wetting 시키고 전극이 안정화된 이후에, 그리 고 결정화 하지 않은 Cu(II)-LMWSC chitosan 용액은 대기 시간 없이 바로 DFP를 가하여 분해반응을 측정하였다. 반응 간 온도는 항온 수 조기를 이용하여 25 ℃로 유지하였으며, 반응속도의 측정은 DFP의 분해에 의해 생성된 F- 이온의 농도를 Thermo Scientific Orion 4 Star Benchtop pH/ISE meter와 F- selective electrode로 측정하였다. F- 이온 농도는 착물의 종류와 분해반응의 속도를 고려하여 3~30 min 간격으 로 측정하였고, 반감기의 약 4배가 되는 시간까지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실험으로부터 시간 변화에 따른 F- 이온농도가 변화되는 그래프를 얻었으며, 이 데이터를 DFP의 분해에 따른 ln([F-]∞ - [F-]t) vs. 시간의 그래프로 변환하여 분해반응 속도를 분석할 수 있었다. Cu(II)-lactic acid 착물은 본 실험에 사용된 HEPES pH 8의 버퍼용액에 잘 용해되 어 homogeneous 상태에서 분해반응 실험이 진행되었으나, 착물 합성 후 결정화 과정을 거친 Cu(II)-LMWS-chitosan은 버퍼용액에 용해되 지 않아 heterogeneous 상태에서 분해반응 실험을 진행하였다.
Cu(II)-lactic acid 착물의 DFP 분해반응은 Figure 2에서 보이는 바 와 같이 가수분해 반응에서 반응속도는 일정한 시간 이상에서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포화현상(saturation behavior) 나타났다. 분해반응 속도는 Figure 3에서와 같이 DFP의 분해에 따른 ln([F-]∞ - [F-]t) vs. 시간의 그래프로 변환하여 그 직선의 기울기를 계산하였다. 실험 결 과를 보면 메탄올에서 합성한 Cu(II)-lactic acid 착물을 DFP 양의 20 배 첨가했을 때의 속도 상수는 kobsd = 1.87 × 10-2 min-1으로 측정되었 으며, 이를 반감기로 환산한 결과 t1/2 = 37.1 min이었다. 아세톤에서 합성한 Cu(II)-lactic acid 착물을 20배 첨가했을 때의 속도 상수는 kobsd = 1.23 × 10-2 min-1으로 측정되었으며, 반감기로 환산한 결과 t1/2 = 56.3 min으로 계산되었다. Cu(II)-lactic acid가 DFP의 phosphoryl oxygen과 결합을 형성하고, 수용액에서 Cu(II)에 결합된 OH- 리간드가 전 자 push-pull 메커니즘으로 F-가 이탈하는 수화반응을 Figure 4에 나타 내었다.
Figure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1 kDa의 분자량을 갖는 Cu(II)-LMWSFigure chitosan 착물은 효과적으로 DFP를 분해함을 알 수 있었다. DFP의 분 해에 따른 ln([F-]∞ - [F-]t) vs. 시간의 그래프는 Figure 6에 나타내었다. 초순수 증류수에서 합성한 Cu(II)-chitosan 착물을 DFP 양의 10배 가 했을 때 heterogeneons한 상태에서의 속도 상수는 kobsd = 2.11 × 10-2 h-1으로 측정되었으며, 반감기는 t1/2 = 32.9 h이었고, 이 착물을 DFP 양의 20배를 가했을 때도 분해반응속도는 많은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homogeneous한 Cu(II)-lactic acid 착물의 반감기와 비교하기 위해서 Cu(II)-LMWS-chitosan 착물 형성 후 결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 은 용액을 그대로 DFP 분해반응에 적용한 결과 그 분해반응속도는 kobsd = 7.92 × 10-2 h-1으로 측정되었으며, 반감기로 환산한 결과 t1/2 = 8.75 h로 이는 분자량이 작은 lactic acid 착물의 반감기 37.1 min과 비 교해서 약 14배 정도 길었으나, 같은 양의 결정화된 Cu(II)-chitosan 착 물의 반감기 32.9 h와 비교해서는 약 4배 정도 분해속도가 증가하였다.
Heterogeneous 상태 Cu(II)-chitosan 착물의 DFP 분해반응 결과를 비교해 보면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18] 22 kDa 정도의 고 분자량 Cu(II)-chitosan 착물은 DFP를 분해하는 반응성을 보이지 않았 고, 18 kDa 분자량을 갖는 Cu(II)-chitosan 착물의 반감기는 537 h로 그 분해성능이 매우 낮았던 반면, 본 실험에서의 1 kDa 분자량을 갖 는 Cu(II)-LMWS-chitosan 착물의 반감기는 32.9 h로 약 16배 정도 분 해반응속도가 증가하였다. 이는 기 보고된 논문[21-24]들에서 제시한 bridge 모델과 pendant 모델의 착물형성 구조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고분자량 Cu(II)-chitosan 착물은 그 결합구조가 bridge 모델이 주로 형성되어 DFP에 대한 촉매로서의 활동성이 매우 적어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Cu(II)-LMWS-chitosan 착물은 키토산 결합사슬이 길 지 않기 때문에 pendant 모델이 우세하여 촉매로서의 반응성이 높고, 키토산에 결합하고 있는 Cu(II)가 DFP에 접촉하는 확률이 높아 수화 반응성이 높아진다고 분석된다. Figure 7에 DFP의 자연분해, 18 kDa 정도를 비교하여 나타내었다. 이 실험에서 얻어진 분해속도상수와 반 감기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Lactic acid의 경우 Cu(II)가 결합한 착물 형성 가능한 구조는 Figure 8에 나타내었으며, 하나의 lactic acid에 Cu(II)가 결합할 수 있는 경우 의 수는 2가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첫 번째 경우는 메틸기 탄소 를 1번 탄소라고 할 때 2번 탄소의 산소와 카르복실기의 OH에 있는 산소가 모두 비공유 전자쌍을 갖고 있으므로 Cu(II)와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두 번째의 경우는 2번 탄소의 산소와 카르복실 기의 3번 탄소와 이중결합하고 있는 O에 있는 산소가 모두 비공유 전 자쌍을 갖고 있으므로 Cu(II)와 결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런 착물 형성은 lactic acid의 D형이나 L형에 모두 동일 한 경향을 가진다. Cu(II)-chitosan은 Figure 9와 같이 Cu(II) 이온이 O 와 N과 결합하여 bridge형과 pendant형의 착물이 형성되며, 특히 pendant형 착물의 DFP 분해반응이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는 DFP의 P를 공격할 수 있는 OH기가 존재하고, 또한 electron을 Cu(II)쪽으로 밀어주어 친핵체를 만들어 주는 질소의 작용기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lactic acid와 키토산 Cu(II) 착물의 DFP에 대한 분해 촉매 반응성을 제시하였다. Cu(II) 이온은 lactic acid의 산소-산소와 chitosan의 산소-질소와 착물을 형성하였고, DFP를 분해시키는 효과 도 수십~수백 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을 볼 때 일부의 착물 들은 촉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분해반응 속도는 착물의 형태 와 얼마나 DFP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에 의존한다. 동일한 homogeneous 실험조건에서 Cu(II)-lactic acid와 Cu(II)-chitosan 착물의 분자량 의존도를 분석하여 보면 분자량이 작은 Cu(II)-lactic acid의 분해효율이 Cu(II)-chitosan 보다 약 14배 정도 우수하였으며, 용해도에 따른 반응성을 비교하여 보면 heterogeneous와 homogeneous 한 Cu(II)-chitosan 착물의 반감기는 약 4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로부터 분자량이 큰 키토산 촉매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낮 은 분자량, 수용성의 성질을 가져야 촉매로서의 반응성과 응용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