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플라스틱(plastics)은 오일 또는 가스로부터 추출된 단량체(monomer) 의 중합(polymerization)으로부터 유도된 합성 유기 중합체이다. 가공 이 쉽고 생산비용이 저렴하며 다양한 환경조건에 노출되어도 변형이 나 손상이 적어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왔다. 이에 따라, 플라 스틱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해왔으며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은 2017년 기준 4억 톤을 상회하고 2050년 기준 누적 생산량은 330억 톤에 이를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1]. 플라스틱의 생산량이 급증함에 따라 플라스 틱 폐기물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1950년부터 2015년 까지 약 50억 톤의 플라스틱이 매립 및 유실로 인해 환경매질(environmental media)로 유입되어 축적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2050년 기준 플라스틱 폐기물의 누적량은 약 120억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 고 있다. 이에 플라스틱의 사용 및 처리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세계적 으로 진행되고 있다[2]. 한편, 195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 중 비섬유 플라스틱(non-fiber type plastics)은 약 73억 톤에 달하는데(i.e., 플라스 틱 전체 생산량의 92%), 그 화학적 조성에 따라 polyethylene (PE) 36%, polypropylene (PP) 21%, polyvinyl chloride (PVC) 12%, polystyrene (PS) < 10%, 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 10% 및 polyurethanes (PURs) < 10%의 구성비를 나타낸다[3].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직경 5 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 자를 가리키며[4], 다양한 산업공정으로부터 직접 생산된 1차 미세플라 스틱(primary microplastics)과 생분해(bio-degradation), 광분해(photo-degradation), 열분해(thermal-degradation), 가수분해(hydrolysis) 등 물리 화학적 및 생물학적 분해를 통해 생성된 2차 미세플라스틱(secondary microplastics)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개인위생용품 (personal care products)에 함유되어있는 구형(sphere)의 미세비드(microbead) 및 세탁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섬유(microfiber)를 포함 한다(Table 1). 또한 2차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물리화학적 분해과정 을 통해 생성되므로, 파편(fragments) 및 판상(microfilm) 형태가 많이 발견된다[5].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얽힘(entanglement) 및 섭취(ingestion) 현상을 통해 대형동물에 물리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얽힘은 그물 조각이나 폐 구조물 등에 생물이 묶이거나 끼이는 현상으로 피 부상처, 먹이활동저하 및 포식자로부터의 생존능력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섭취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여 섭식하는 현상으로, 내장 상처유발 및 막힘을 야기할 수 있다. 나노 사이즈의 미세플라스틱을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이라 별도로 명명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나 노플라스틱 입자는 큰 비표면적(specific surface area)으로 인해 잔류 농약 등 외부 유해물질에 대한 흡착능이 뛰어나며[6] 생물체의 세포막 (plasma cell membrane)을 투과하여, 분자 수송체 역할을 수행함으로 써 생물체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7,8].
본 논문에서는 해양환경에 비해 미세플라스틱의 기원과 거동(fate) 에 대한 연구가 극히 제한적인[9,10] 토양 환경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의 기원, 분포현황 및 분석기법과 관련된 연구 현황을 분석하고 요약 ⋅정리하였다. 각 분석 기법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 양한 현장조건(e.g., 미세플라스틱 종류, 형태 및 방해물질 유무)이 반 영될 경우, 합리적인 분석기법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 본 론
2.1. 토양환경 중 미세플라스틱의 기원 및 분포현황
토양환경에 축적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공급원 중 하나는 퇴 비(compost)이다. 유기성폐기물로부터 생산되는 퇴비는 그 제조 과정 중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될 수 있다. Weithmann et al.[11]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성폐기물 기반의 건조 퇴비에서 146개/kg의 미세플라스 틱(1~5 mm)을 확인한 바 있다. Bläsing and Amelung[12]은 연간 30~35 ton/ha의 권장 퇴비 적용률[13]에 따라 연간 0.08~6.3 kg/ha의 미세플라스틱이 토양에 축적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한편, 유럽과 북미에서는 총 하수슬러지 생성량의 50~72%가 농업분야에 이용되고 있다[13]. 유럽과 미국의 EU 86/278/EEC와 Code 503 규정에서는 하 수슬러지 내 유해물질의 포함 개연성으로 인해 토지 이용(soil application) 을 제한하고 있으나, 플라스틱의 경우 제한(규제) 유해물질에 포 함되어 있지 않다[12]. 하수처리시설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높은 효율 (최대 99.9%)로 상등수로부터 제거되어 슬러지에 축적되며, 이에 따 라 하수슬러지 내에는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할 수 있다. 실 제로 아일랜드[14]와 독일[15]의 하수슬러지 내에서 최대 15,800와 24,000개/kg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된 바 있다. 또한 Mintenig et al.[14]은 하수슬러지 기반 퇴비 내에서 최대 24,000개/kg의 미세플라 스틱을 검출한 바 있다. Nizzetto et al.[16]는 슬러지 퇴비화 적용률과 슬러지 내 미세플라스틱 부하량을 고려하여 유럽과 북미의 토양에 연 간 63,000~430,000 및 44,000~300,000 ton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향후 퇴비 기원 미세플라스틱의 토양 내 축적 에 대한 면밀한 추적이 필요하다.
한편, 농작물 생산량 증대를 위한 토양 관개(irrigation)에 활용되는 플라스틱 멀칭(mulching) 또한 주된 미세플라스틱 축적의 원인이다 [17,18]. 중국에서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매년 30% 이상 멀칭 사용 률이 증가하였다. 또한 한국, 중국 및 일본 3개국은 매년 700,000 ton 이상의 low density polyethylene (LDPE) 멀칭을 사용하여 전 세계 멀 칭 사용량의 80%를 차지하였다[19]. Ramos et al.[20]에 의하면 농경 지 토양에서 0.5 cm2 이상의 멀칭 필름(PE) 잔여물을 분석한 결과, 평 균크기 28 cm2의 멀칭 필름이 3 g/m2의 농도(채취한 멀칭 필름의 면적 대비 표토 면적: 0.11 m2/m2)로 검출되었다.
2.2.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의 분리 및 화학적 처리
토양 및 퇴적토로부터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분리하기 위해 밀도차 선별법(density separation)이 활용될 수 있다. 밀도차 선별법은 미세플 라스틱보다 밀도가 큰 용액을 활용하여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부유시 킨 후 여과지를 활용해 분리하는 방법이다.
플라스틱은 유형별로 PP는 0.85~0.92 kg/L, LDPE는 0.89~0.93 kg/L, high density polyethylene (HDPE)는 0.94~0.97 kg/L, polystyrene (PS) 는 1.04~1.08 kg/L, nylon 6 (PA6)은 1.15 kg/L, PVC는 1.16~1.41 kg/L 및 PET는 1.38~1.41 kg/L의 밀도를 나타내므로, 적절한 용액을 사용 하여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부유시킬 수 있다(Table 2).
암석의 밀도는 2.65 kg/L 수준이고, 토양의 용적밀도(soil bulk density) 는 1.2 kg/L 이상인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약 1.2 kg/L의 밀 도를 갖는 NaCl 포화용액을 활용하여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부유시킨 사례가 다수 보고된바 있다. 다만, PVC 및 PET 기원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NaCl 포화용액으로는 부유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 의 오염기원에 따라 적절한 용액(e.g., lithium meta-tungstate solution = 1.6 kg/L, zinc chloride = 1.5~1.7 kg/L, sodium iodide = 1.6 kg/L)을 선택하거나 혼합하여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Hanvey et al.[21] 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의 환경매질 중 분석과 관련된 연구의 84%가 밀도차 선별법을 선택하고 있으며(나머지 16%는 체거름, 원심분리 및 육안구분법을 채택함), 그 중 50%가 NaCl 포화용액을 사용하고 있다 고 보고하였다.
Nuelle et al.[22]은 밀도차 선별의 효율을 증가시키고자 공기로 0.1 L/s 가량의 기류를 형성시켜 가벼운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부유확률을 높인 air-induced overflow (AIO) 공법을 적용한 바 있다[22]. 이 경우, 침전물(i.e., 토양 및 퇴적토 입자와 분리되지 않은 무거운 미세플라스 틱 입자 잔류물)을 대상으로 하는 후속 부유단계에서 사용하는 NaI 포화용액의 부피를 감소시킬 수 있어 분석비용의 절감 및 환경성 제 고가 가능하다.
한편, 토양 및 퇴적토의 불균질성(heterogeneity)을 고려하기 위해서 는 표본의 양이 많은 것이 유리하나[22,23], 그에 상응하는 밀도차 선 별용 포화용액을 과량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경제적, 환경적 및 실험 안전상의 문제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채취된 시료에 포함되어 있는 비플라스틱 잔류물은 미세플 라스틱의 정성 및 정량분석에 방해물질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 에 제거되어야 한다. McDermid[24]는 1 m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회수하기 위해 사용한 여과지에서 비플라스틱 잔류물을 제거하기 위 해 freshwater로 세척하는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 또한 Cooper[25]는 초음파 세척(sonication)을 통해 잔류물 제거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 나 이 경우 물리적 영향으로 인한 2차 미세플라스틱 생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유기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산화제(oxidizing agents)를 활 용할 수 있다. 30% 과산화수소(H2O2)를 사용한 사례가 다수 보고된 바 있으며[26], 무기산(HCl 및 H2SO4)을 이용하거나 혼합산을 사용한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27,28]. 일부 플라스틱 유형(e.g., polyamide, polyoxymethylene, polycarbonate)의 경우 산성용액 또는 알칼리 용액 에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이 경우, 단백 질 분해효소(e.g., lipase, amylase, proteinase, chitinase, cellulose) 등을 활용한 분해(mild extraction)를 고려해야 한다[29]. 유기물 분해 시에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산화제의 유형에 따 른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2.3. 미세플라스틱의 정량 및 정성 분석
미세입자의 화학적 조성을 평가하기 위해 열분해(pyrolysis) 산물 생 성을 포함한 gas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 (GC-MS) 분석법 을 사용할 수 있다[30]. Pyrolysis GC-MS의 전단부에서는 시료를 500 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열분해를 유도하고(i.e., 안정화된 작은 파편 또 는 구성요소로 분해), 후단부에서는 컬럼을 활용한 분리 및 질량분석 을 수행하게 된다. 토양 및 퇴적토 시료로부터 분리하고 불순물을 제 거한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대해 열분해 과정을 거친 후 질량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미세플라스틱의 종류와 양(정량)을 평가할 수 있다[22]. 이때, 질량분석을 통해 플라스틱 첨가제(additives) 또한 동시분석이 가능하다. Fries et al.[30]은 자연보호구역 내 해변의 퇴적물을 5.9 kg 채취하여 10개의 플라스틱 파편을 발견하였고, pyrolysis GC-MS 분석 을 통해 각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PE, PP, PS 및 PA6으로 특징지었다. 뿐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 첨가제의 일종인 organic plastic additives (OPAs), phthalates (DEHP, DBP, DEP, DIPB, DMP) 및 antioxidants (2,4-di-tert-butylphenol)를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이 방법에 사용되는 열분해 튜브의 직경은 일반적으로 1.5 mm 미만이므로 1.5~5 mm의 상대적으로 큰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분석에는 제한점이 존재하며, 따 라서 모니터링용 대량 시료의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다[31].
μ-Raman 분광법은 환경시료에서 미세입자의 표면을 분석하는 신 뢰성 높은 방법 중 하나이다[32-34]. 레이저(light amplification by the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laser)를 시료에 조사하여 분석을 진 행하며, 사용하는 시스템에 따라 500~800 nm의 파장에서 시료 내 분 자와 조사한 레이저의 상호작용을 라만 스펙트럼으로 표현해 분석하 는 방법이다. Library와의 비교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중합체의 식별 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μ-Raman 분광법은 현미경과 결합하여 1 μm 미만의 매우 작은 입자를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노플라스틱의 연구에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다. 나노플라스틱은 비표면적이 매우 크기 때문에 토양 내 잔류 유해물질, 미생물 및 토양 유기물 등을 표면에 부착시켜 ecocorona를 형성할 개연성이 높다[35]. 이는 유해물질의 거동특성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 한 정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Sobhani[36]는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과 결합한 μ-Raman을 활용하여 100 nm PS 입자의 라만 스펙트럼과 SEM 이미지를 도출한 바 있다. μ-Raman 분광법은 유기 물질의 존재 시, 라만 스펙트럼 생성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장파장 (> 1000 nm)의 레이저를 사용해 형광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i.e., 방해 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중합체 시료의 신호(signal)는 낮아지게 된다 [31]. 따라서 시료 내 공존물질로 인한 교란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미 세플라스틱 시료의 기기 신호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는, 레이저의 최적 파장을 찾기 위한 연구와 미세플라스틱의 표면특성 변 화를 최소화시키면서 유기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전처리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metry (FT-IR) 분석법은 흡수 또는 투과 스펙트럼에 의하여 플라스틱 입자를 구성하는 중합체를 식별할 수 있다. 한편, 비대칭 흡수 밴드(e.g., C-H, C-O, C=O, C-N)에서 민감도 가 높은 이 FT-IR 분석법은 Raman 분광법의 불활성 영역(Raman-inactive) 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므로, Raman 분광법에서 확인할 수 없는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37]. 특히, FT-IR 분석 시 반사모드(attenuated total reflection, ATR)를 사용할 경우 미세플라 스틱 입자 시료를 특별한 전처리(i.e., KBr pellet 제조) 없이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나, 불규칙한 플라스틱 입자의 형태로 인해 굴절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해석 불가능한 스팩트럼을 초래하 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과모드에서는 투명필터(e.g., 산화알루 미늄)를 필요로 하며 측정 두께가 제한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38].
광학 현미경(optical microscope)은 다양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39-41]. 이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된 미세플라스틱의 확대 이미지는 물체의 표면 질감과 형태 정보 를 상세하게 제공하나, 100 μ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신뢰성을 확 보하기 어렵다[42]. 또한, 화학적으로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은 유기물 이나 침전물이 있는 경우 현미경 관찰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Song et al.[42]의 연구에서는 분광학적 분석과 비교하였을 시 20% 이 상 잘못된 식별결과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전자 현미경(SEM)을 사용 하면 입자 표면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포함하여 유기입자와 미세플라 스틱 입자를 용이하게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분산형 X-선 분 광법(Energy-dispersive X-ray spectroscopy, EDS)을 추가로 한 SEM의 경우 시료의 구성 원소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유기 입자와 미세플라스틱을 식별할 수 있다. Wang et al.[43]은 Beijiang 강 연안 퇴적물 시료 내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구분한 후 SEM을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식별한 입자 표면의 기계적 마모와 화학적 풍화를 정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금속원소(Cd, Pb, Cu, Zn, and Ti)의 분포를 분석한 EDS 결과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의 중금속 이 송체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플라스틱의 색상 을 구별할 수는 없으며, 많은 비용이 들고 취급가능한 시료의 수가 제 한적이며 분석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표면 특성분석에 한해 권장된다[44].
2.4. 미세플라스틱의 풍화 및 매개 유해물질의 화학적 추출
미세플라스틱은 원래의 플라스틱 제품과 비교하여 비표면적이 유 의하게 넓기 때문에(i.e., 2차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환경매질 중에서 풍화과정을 거치며 비표면적이 유의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외부의 유해물질을 흡착한 채로 거동할 개연성이 크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소수성(hydrophobicity)이 높으므로, 외부환경에 존재하는 잔류성 유 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 및 잔류성/생물농축성/ 독성이 강한 물질(persistent, bioaccumulative, toxic, PBTs)을 쉽게 흡 착하여 생물체에 농축시킴으로써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45,46]. 또한 미세플라스틱에는 성형 및 기능향상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첨가제가 평균 4% 비율로 첨가되고 있으며, 이러한 첨가제가 생체 내에서 용출될 경우 내분비계교란(endocrine disruption)을 유발 할 수 있다[45,46]. 대표적인 플라스틱 첨가제로는 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 (PBDE), hexabromocyclododecane (HDCD), tetrabromobisphenol A (TBBPA) 등 brominated flame retardants (BFR) 류, phthalic acid esters (PAEs), di-(2-ethylhexyl) phthalate (DEHP), bisphenol A (BPA) 등 phthalates 류, nonylphenol ethoxylates (NPE) 등 nonylphenols 류, polyolefins, Irganox series 등 antioxidants 류가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풍화(aging)는 환경매질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물리화학적 및 생물학적 변화과정을 거치면서 표면특성이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의 표면특성 변화는 함유한 첨가 제의 용출량 및 흡착한 유해물질의 탈착량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 문에, 미세플라스틱의 풍화 진행 여부 및 풍화 상태에 대한 평가가 필 요하다.
대표적인 풍화지표(aging indicator)로 카보닐 지수(carbonyl index) 가 활용되고 있다[47]. Liu et al.[47]은 FT-IR 분석결과 중 1712 cm-1 카보닐 결합의 흡광도와 1375 cm-1 CH3 결합의 흡광도의 비를 통해 카보닐 지수를 계산한 바 있으며, UV 노출(i.e., 광산화, 광분해 유발) 정도에 따라 카보닐 결합의 양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풍화정도를 정량화하는 지표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다.
Yang et al.[48]은 polyamide-6, polyethylene, polystyrene, polyethylene terephthalate, polyvinyl chloride 및 polymethyl methacrylate 입자에 Cu가 흡착될 수 있음을 관찰하였다(Table 3). 뿐만 아니라 일부 재질 의 플라스틱 입자의 경우 UV 풍화에 따라 Cu 흡착량이 증가하는 현 상 또한 관찰하였다. 이는 풍화에 따른 미세플라스틱의 비표면적 증 가 및 작용기 변화가 소수성 유기오염물질 뿐만 아니라 중금속의 흡 착도 가능하게 함을 의미하며, 나아가 중금속의 이송체(vector)로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세플라스틱 매개 유해물질(첨가제 또는 흡착된 유해물질)이 인체 와 생태계에 미치는 독성영향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해물질의 용출 및 탈착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특히 인체 경구 노출경 로(oral exposure route)에서는, 환경매질에서 노출될 수 있는 다양한 조건보다 다소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소화환경(침, 위액 및 장액 등)에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노출되므로, 이때의 유해물질 용출 및 탈착량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만 미세플라스틱 노출에 따른 인체위해성을 정량화할 수 있다(Figure 1).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붙어있는 유해물질이 인체에 독성을 발현하 기 위해서는 우선 입자로부터 떨어져 나와 흡수될 수 있는 형태로 존 재해야 하고(migration), 떨어져 나온 유해물질이 장을 통해 체내로 완 전히 흡수(absorption)되어야 한다(i.e., 나노플라스틱 입자의 경우 인 체 장관막을 직접 통과하거나 생물체의 세포막을 투과하여 체내에 축 적되어 독성영향을 유발할 개연성이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미세플라스틱 기원 유해물질의 체내 전이량 (migration rate)은 인공소화액을 활용한 화학적 용출시험(in vitro bioaccessibility assay, IVBA)으로 평가될 수 있다(Table 4). 다양한 IVBA 방법이 제안된 바 있는데, solubility bioaccessibility research consortium method (SBRC) 및 in vitro gastrointestinal method (IVG) 방법은 위 또는 장액의 대표 구성성분을 바탕으로 인공 위액 및 장액을 제조하는 반면, unified BARGE (the bioaccessibility research group of Europe) method (UBM)은 위 또는 장액 구성성분을 비교적 상세히 포함하는 특징이 있다[49-52]. UBM 방법은 최근 ISO의 토양 섭취 경로를 통한 중금속 노출량 평가 방법(ISO 17924:2018, Soil quality - Assessment of human exposure from ingestion of soil and soil material - Procedure for the estimation of the human bioaccessibility/bioavailability of metals in soil)에 포함되기도 하였다.
그 외, fed organic estimation human simulation test (FOREHST) 방 법이, 환경매질로부터 오염물질의 용출에 미치는 음식물의 영향을 고 려하기 위해 제안된 바 있다[53]. 음식물 자체의 구성성분과 그로인한 위액 및 장액의 변화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음식물 주입으로 인한(예: milk powder) 용출액 분석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persistant organic pollutants (POPS)와 같이, 용해도가 낮 고, 소수성이 큰 물질의 경우 지질막(lipid membrane)에 분배되는 경 향이 강해, 기존 IVBA 전이량이 저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 하고자, POP가 분배될 수 있는 organic sink를 IVBA 용출과정에 포함 시키는 방법이 있다[54]. 그리고 유해물질의 흡수량(absorption rate)의 정확한 평가를 위하여 실험 쥐 등을 사용한 in vivo 실험이 수반되어 야 하며, in vitro 흡수시험계(e.g., permeable artificial membrane permeability assay (PAMPA), Caco-2 cell assay)를 활용한 평가로 보완될 수 있다[55,56].
3.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토양 중 미세플라스틱의 축적경로 및 분포현황과 더 불어 다양한 분석기법에 대해 조사하였다. 바이오매스 및 하수슬러지 기원의 퇴비 사용과 농업용 멀칭필름 사용이 주요한 토양환경 내 미 세플라스틱 축적경로로 판단된다. 토양 구성성분과 혼재되어 있는 미 세플라스틱 입자는 밀도차 선별방법과 적절한 산화제의 사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분리해낼 수 있다. 전처리 과정을 통해 분리 및 정제한 미 세플라스틱 입자는 pyrolysis GC-MS, μ-Raman 분광법, FT-IR 분광법 및 현미경을 통해 분석할 수 있으며, 분석의 목적과 대상 입자의 크기 에 따라 적절한 분석기법을 선택해야 한다.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수 반되어 있는 유해물질(첨가제 또는 흡착물질)의 인체 전이량 평가를 위해 UBM, SBRC, IVG 및 PBET과 같은 다양한 화학적 추출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환경매질 내 분포현황 조사와 같은 대규모 모니터 링 연구가 필요할 경우 실험 용매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크리 닝 위주의 분석기법 적용이 요구되며, 미세플라스틱 또는 나노플라스 틱의 인체 및 생태영향 파악과 같은 연구분야에서는 첨가제 및 흡착 유해물질의 위해성을 함께 평가하기 위한 정량분석 기법의 고려가 필 요하다. 토양 중 미세플라스틱은 다른 유해물질들과는 달리 입자 자 체로 거동하기 때문에, 분석에 있어 까다로운 점이 많다. 국내의 미세 플라스틱 분석에 대한 연구는 초기단계라 평가할 수 있으므로 전처리 방법의 간편화 및 최적화와 검출한계(검출가능 입자 크기) 저감 등에 대한 활발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