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은 일반적으 로 퇴비화과정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과, 원료물질이 바이오매스에서 출발하는 플라스틱을 포함하여 정의 된다(Figure 1). 많은 연구 및 상용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플라스 틱 시장에서 바이오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210만 톤 수준으로 0.5%에 불과하다[1]. 그 동안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사 용자의 부정적 인식은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확장을 저해시키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대응, 석유고갈 문제해결, 탄소중립과 같은 친환경적인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기계적 물성, 높은 제조비용은 바이오플라스틱의 큰 약점이 되었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1990년대부터 poly(lactic acid) (PLA), poly(butylene succinate) (PBS), 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PBAT), poly(hydroxyalkanoate) (PHA) 등의 여 러 종류의 고분자가 상용화 되는 결실을 맺었으나, 확실한 차별화 전 략의 부재로 생산량의 성장속도가 전체 플라스틱의 성장속도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2,3].
2010년대에 들어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이 가속화 됨에 따라, 지속가능형 플라스틱 및 연관된 공정이 학계와 산업계, 그 리고 사회 전반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4]. 국제적으로도 많은 연 구그룹에서 산업화 요소를 고려한 바이오플라스틱의 연구개발을 진 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생분해 가능한 범용 바이오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 EP)으로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고기능성 소재는 헤테로 고리형 바이 오매스 기반 단량체인 isosorbide (ISB), 2,5-furanedicarboxylic acid (FDCA)에서부터 중합된 고분자 또는 자연계 천연 나노섬유로 보강한 tough-바이오플라스틱으로 구분될 수 있다(Figure 2).
ISB 단량체는 바이오매스인 글루코오스를 환원하여 얻을 수 있는 수소화 당인 솔비톨로부터 탈수반응을 통하여 제조되는 무수당 알콜 형태로 석유계 bisphenol-A (BPA)의 가장 유력한 친환경 대체 물질이 다[5,6]. ISB는 독특한 분자구조로 인하여 기계적, 열적, 광학적 특성 이 상대적으로 더 우수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약학 및 화장품 소재 로 적용되고 있어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상업화가 완료되어 프랑스 Roquette 기업에서 2만 톤 수준의 고순도 단량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7]. 한편, BPA는 환경호르몬 유발물질로 인체유해성에 대한 논 란이 있어 BPA가 주로 적용되었던 폴리카보네이트, 에폭시, 비결정질 슈퍼 EP 등의 플라스틱 소재 분야에서 이를 대체하는 연구개발이 활 발하게 시도되고 있다[8]. FDCA 단량체는 주로 프룩토오스의 탈수반 응 및 이어지는 산화반응을 통하여 제조된다. FDCA 생산의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은 반응 중간체인 5-hydroxymethylfurfural (HMF)의 안정 적인 합성이며 현재 스위스 AVA, 네덜란드 Avantium 기업 등에서 상 업화에 거의 근접하였다[9]. FDCA의 가장 큰 활용분야는 석유계 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를 대체하는 polyethylene furanoate (PEF) 소재이다.
한편, 2000년대 일본 동경대의 Isogai 연구팀에서 선보인 나노셀룰 로오스의 출현 이후, 나노키틴 및 나노키토산 등을 포함하는 자연계 나노섬유는 80~120 GPa 급의 높은 탄성율, 1 cc/day⋅m2 수준의 높 은 기체차단성, 그리고 10 ppm/K 이하의 낮은 열팽창계수를 보여 복 합소재 및 기체 차단 필름으로의 연구가 확장되었다[10,11]. 뛰어난 기계적 특성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의 화학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태 생적으로 인체무해성 및 생분해성을 가진다. 캐나다에서는 대량생산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종횡비가 짧고 수계 분산도가 높은 cellulose nanocrystal (CNC)의 경우 1 ton/day급, 종횡비가 긴 cellulose nanofilaments의 경우 10 ton/day 급 이상의 생산이 가능해져, 이를 이용한 강화 나노복합소재로써의 적용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 다[12-14].
본 총설에서는 기존 지방족 폴리에스터 기반의 범용 바이오플라스 틱 현황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본 후, EP급의 물성을 갖는 바이오매스 기반 폴리에스터,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아미드, 그리고 슈퍼EP 소재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자연계 나노섬유를 이용한 플라 스틱 물성 강화 및 바이오플라스틱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 다루고 자 한다.
2. 본 론
2.1. 폴리에스터 기반 범용 바이오플라스틱
지방족 폴리에스터 화학구조의 범용 바이오플라스틱이 가장 먼저 상용화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 렌과 같은 비분해성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가수분해 및 미생물이 접 근하여 연료화가 가능한 에스터 결합 및 지방족 탄소원을 보유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Figure 3). 젖산고분자라고도 칭하는 PLA 소재는 생분해 될 수 있는 합성 바이오플라스틱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물질이 다[15,16]. 옥수수로 대표되는 식용 바이오매스 자원에서 젖산 단량체 (lactic acid)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및 생산성을 안 정화 시킬 수 있고, 미국 NatureWorks 기업에 의해 연간 15만 톤 이상 의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17]. 미생물에 의해 생산되는 PHA는 가수 분해가 쉽게 일어나지 않아 안정적인 사용편의성을 제공하는 큰 장점 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 기반으로 생산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높 은 가격으로 인해 현재 일본 Kaneka 기업에서 연간 5천 톤 규모의 생 산수준을 갖고 있다[18,19]. PBAT 소재는 타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 비하여 유리전이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 Tg)가 낮아 매우 부 드럽고 신율이 높아 비닐봉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독일 BASF, Novamont 기업 등이 연간 20만 톤 이상의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20].
학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지방족 폴리에스터 고분자는 PLA로 주로 상대적으로 낮은 Tg를 화학적 구조 변형을 통해 향상시 키거나, 거울상 이성질 고분자의 조합을 통해 stereocomplex 구조를 형 성하여 Tg와 Tm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높이는 접근 등이 시도되고 있 다[21]. 특히, 분자량이 십만 이상이 될 경우는 단독 결정화가 우세하 게 되는 문제점이 있어 멀티-블록 공중합체나 고상중합 전략을 적용 하여 stereocomplex 비율을 높일 수 있다[22].
2.2. 바이오매스 기반 고내열 폴리에스터/폴리카보네이트
Tg를 높여 고내열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강직한 특성을 부여하는 뱡향족 단량체를 고분자에 적용해 왔다. 바이오매스 기반의 단량체 중에서는 헤테로 고리형 화합물인 ISB 및 FDCA가 가장 널리 적용되어 왔다[23]. 실제로 ISB 단량체는 2007년 프랑스 Roquette 기 업에서 상업화 하였고, 한국 SK Chemical 기업과 일본 Mitsubishi 기 업에서 각각 ISB 기반의 폴리에스터 및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을 상업 화 하였다[24]. 상업화된 바이오-폴리에스터 플라스틱 소재는 높은 투 명성, 우수한 내화학성, 가공성을 가지며 Tg 및 열변형온도가 110 ℃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내열성을 특징으로 한다. 상업화된 바이 오-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소재는 광학 특성, 표면경도가 석유계 폴리카보네이트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가진다. FDCA 단량체 및 PEF 의 상업화는 네덜란드 Avantium 기업에서 주도하고 있다. PEF의 Tg는 86 ℃로 PET의 74 ℃ 대비 10 ℃ 이상 높고, Tm은 235 ℃로 PET의 265 ℃ 대비 30 ℃ 이상 낮아 가공성이 훨씬 용이하다. 또한 PEF의 산소-, 이산화탄소-, 수증기-차단성은 PET 대비하여 각각 10, 4, 2배 우수하다[25-27]. 재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PET와의 혼합 문제에 있 어서도 기존 PET의 역학적, 물리적 특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 는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28-30].
석유계 기반의 반-방향족(semi-aromatic) 폴리에스터인 PET는 합성 섬유, 음료병, 포장용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강직한 특성의 단량체 를 공중합하거나, 후처리 공정을 통해서 EP급의 물성으로 상승시킬 수 있지만 지속가능성을 부여하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깊게 이루어지 지 않았다. PET를 친환경화 시키려는 연구노력은 크게 1) 에틸렌글리 콜(ethylene glycol, EG) 단량체를 바이오매스 기반 공정으로 대체하는 시도, 또는 2) PET를 화학/생물 공정으로 분해하고 파생되는 산물을 부가가치화하는 전략이 있다[31,32]. 특히, 기존의 파쇄, 세척, 건조과 정을 거쳐 PET를 기계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은 품질이 떨어지는 문 제가 있는데, PET를 230 ℃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반응기에서 가수분해시켜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과 EG 등의 단위 분자로 분해한 다음, 미생물을 이용해 갈산(gallic acid), 카테콜(catechol), 뮤 콘산(muconic acid), 바닐릭산(vanillic acid), 글리콜산(glycolic acid)으 로 각각 전환하여 의약품, 화장품 등의 고부가화 제품에 적용할 수 있 도록 하는 전략이 소개되었다(Figure 4).
다른 한편으로, PET 소재를 바이오매스 단량체로 대체하면서 EP급 의 좋은 기계적 물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ISB, FDCA, 1,4-cyclohexane dimethanol (CHDM), EG를 공중합하여 80% 이상의 바이오매스 함량 을 갖는 폴리에스터 소재가 소개되었다(Figure 5)[33]. 석유계 dimethyl terephthalate (DMT)의 경우 카르복실기 간의 각이 180°, 분자간 거리 가 5.73 Å인데 반하여 FDCA의 경우 129.5°에 4.83 Å로 사슬 간의 거 리가 좁아 결정성, 내화학성, 가스투과도에 좋은 영향을 준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에 있어서는 환경호르몬 물질로 알려진 BPA 로 인해서 식품용으로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바이오매스 기반 으로의 전환이 더욱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ISB 단량체 단독의 폴 리카보네이트의 제조 연구가 시도되었으나, BPA 대비하여 높은 강직 성으로 인해 분자량 상승이 어렵고 제조된 폴리카보네이트는 취성이 높아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34].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 한 연구로 유연성을 부여하는 공단량체를 혼합하여 코-폴리카보네이 트를 제조하는 연구가 소개되었다. 여러 후보군 중에, CHDM은 매력 적인 공단량체[35,36] 후보로써 전체 투입 단량체 대비 30 mol%의 함 량으로 107 ℃ 의 Tg, 그리고 석유계 폴리카보네이트 대비 높은 인장 탄성율(2.2 GPa) 및 인장강도(68 MPa)를 달성하였다(Figure 6)[37].
2.3. 바이오매스 기반 폴리아미드
비결정질 고분자의 Tg를 높이는 전략이 아닌, 결정성을 부여하는 방 법으로도 내열성이 높은 EP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접 근 방법은 폴리아미드 소재이다. 기본적으로 주사슬에 -NH-CO-결합 을 형성하기 위해서 디아민(diamine) 또는 디카르복실산(dicarboxylic acid) 단량체를 바이오매스로부터 생물/화학공정으로 제조하여야 한 다. 바이오매스 자원인 글루코오스(glucose), 글루탐산(glutamic acid), 캐스터 오일(castor oil), 올레산(oleic acid) 등으로부터 pentanediamine, hexanediamine, caprolactam, azelaic acid, sebacic acid 등의 유도체들 을 제조할 수 있고, 축합 또는 개환 중합을 통해 다양한 조성의 바이 오-나일론들을 합성할 수 있다[38-40]. 그중 상업화까지 이어진 소재 는 프랑스 Arkema 기업의 폴리아미드 11, 폴리아미드 12 및 독일 Evonik 기업의 폴리아미드 610, 폴리아미드 1010 등이 있고, 이들 소 재는 자동차의 핵심 내열성부품으로 주로 적용되고 있다[41].
바이오매스 기반 헤테로 고리형 단량체를 공중합하여 내열성을 높 인 폴리아미드를 합성할 수도 있다[42]. 특히, FDCA는 전처리 반응이 나 추가 전환 반응 없이 상대 디아민 단량체와 축합중합을 통해 아미 드 결합을 형성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퓨란 그룹이 아미드 그룹간의 수소결합을 방해하여 유기용매에 높은 용해도를 가졌고, 높은 분자량 과 강직한 주쇄 특징으로 인해 만족스러운 열적, 기계적 특성을 선보 였다. 구체적으로 poly(p-phenylene furanoate) 소재는 302 ℃의 Tg, 1.6 GPa의 인장탄성율, 94 MPa의 우수한 인장강도를 나타냈다(Figure 7). 반면에 ISB의 경우는 여러 유기합성 과정을 통해서 2차 알콜기가 아 민기로 전환된 후에 디카르복실산 단량체와 축합중합을 통하여 폴리 아미드나, 디안하이드라이드(dianhydride) 단량체와 축합중합을 통하 여 폴리이미드가 합성되었다[43,44]. 입체 구조가 있는 ISB에 의해서 합성된 고분자는 비결정질 특성이 강화되었고, 석유계와 동등이상의 기계적 물성, 및 더 향상된 광학 특성을 보였다.
2.4. 바이오매스 기반 비결정성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EP 중에서도 150 ℃ 이상에서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내열성을 갖 는 플라스틱은 슈퍼 EP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중 아릴렌 에테르 계열 의 고분자는 높은 내화학성, 낮은 유전율, 그리고 에테르 결합에 의한 구조적인 유연성을 특징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45,46]. 이 고분자를 중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친핵성 방향족 치환반응으로 대 표적인 예시를 들면 polysulfone (PSU)계 상용 고분자는 BPA와 방향 족 디할로겐계 단량체를 알칼리 염 및 극성 비양성자성 용매에서 중 합하여 얻을 수 있다[47,48].
일반적으로 바이오매스 기반 고분자는 열분해 안정성이 방향족 고 분자에 비해서 낮기 때문에 바이오매스 기반의 슈퍼 EP 소재를 제조 하는 연구적인 시도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헌에 보고된 거의 유 일한 바이오매스 기반 고분자 종류는 독일 Hamburg 대학의 Kricheldorf 연구팀에서 보고한 아릴렌 에테르계 비결정질 고분자로 기존의 BPA 단량체를 ISB로 대체하여 중합을 시도해보는 연구였다[49,50]. 이를 통해 높은 Tg의 ISB-based poly(arylene ether)s를 합성할 수 있지만, ISB의 2차 알코올의 낮은 반응성으로 인하여 분자량 상승의 한계점을 가졌다. 바이오매스 기반 비결정질 슈퍼 EP 소재로써의 가능성을 파 악하기 위해서는 필름이나 사출 가공이 가능한 수준의 높은 분자량 달성이 필수적이다.
2019년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는 상전이 촉매를 이용하여 낮은 ISB의 반응성을 개선하는 개선된 중합공정으로 중량평 균 분자량 10만 이상의 고분자를 합성하였고, 용액공정 기반의 필름 및 가소제 혼합을 통한 사출 시편 제작에 처음으로 성공하였다(Figure 8)[51,52]. 본 소재는 기존 석유계 PSU에 대비하여 높은 Tg (212 ℃) 및 인장강도(78 MPa), 그리고 낮은 열팽창 계수(23.8 ppm/K)를 달성 하였다. 고온에서도 특별하게 낮은 열팽창 계수는 치수안정성이 요구 되는 산업용 커넥터, 소켓 등의 제품에 적용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생체 저독성을 특징으로 살균 과정에서도 변형이 없는 가정생활, 의료 용 제품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2.5. 자연계 나노섬유를 이용한 나노복합체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의 기계적 물성을 보완 또는 향상시키기 위해 서는 보강재를 첨가하여 탄성율이나 강도를 높인다[53-55]. 대표적인 보강재는 유리섬유로 플라스틱 중량 대비 10% 이상 과량이 투입된다. 보강재의 사용량을 낮추기 위한 표면적을 높인 나노크기의 보강재는 클레이, 탄소섬유 등이 이용되었다[56-58]. 이러한 무기물 보강재들은 유기물인 플라스틱과의 계면 친화성이 낮아 응집에 의한 물성 감소를 상쇄하기 위하여 필요이상의 보강재가 투입되어야 하고, 제조한 복합 체 물성의 장기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사용 후 폐기 시에 분해되지 않고, 소각 시에 미세 입자화되어 작업자의 환경 을 유해하게 한다[59]. 이러한 기존의 무기계 보강재의 단점을 극복하 며 친환경성까지 가미할 수 있는 소재는 자연계 나노섬유이다. 목재 로부터 추출한 나노셀룰로오스 및 갑각류에서 추출한 나노키토산, 나 노키틴이 대표적인 예이다[60]. 제조방법은 일반적으로 기계적 박리 또는 산이나 염기 조건에서의 화학적 박리법이 적용되어 제조되며, 이들 소재는 나노 보강재뿐만 아니라 코팅, 전기전자, 의료용에도 적 용될 수 있는 다양한 상업적인 가치로 인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 정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61-66].
마이크로 수준의 길이를 갖는 나노섬유에 대비하여 길이가 비교적 짧은 CNC 또는 키틴 나노위스커(chitin nanowhisker)를 보강재로 이 용하여 범용 바이오플라스틱의 기계적 강도를 향상시키는 연구가 보 고되었다[67]. 구체적으로는 Figure 9a에 표시한 바와 같이 셀룰로오 스 나노섬유를 황산 처리 후 NaOH에 중화시켜서 길이 200~400 nm, 종횡비 10~70 수준의 CNC를 제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CNC를 PLA, PBS, polyamide 등의 매트릭스에 용융-컴파운딩하여 복합소재 를 제조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기계적 강도의 향상을 위해 3 wt% 이상 의 보강재 투입이 요구되었다[68-70].
용융 가공방법으로는 친수성인 나노셀룰로오스가 소수성인 고분자 매트릭스에 고르게 분산되지 못하고 응집 부분이 발생함으로써 훌륭 한 기계적 강도 향상 효과를 이루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 기 위해서 2018년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는 나노셀 룰로오스를 친수성 단량체에 사전에 분산시킨 후 in situ 고분자 중합 을 진행하여 나노복합체를 제조하는 연구를 소개하였다. 일반적으로, CNC/PBS 나노복합체 제조 시 나노보강재의 응집이 발생하는 경우 오히려 물성이 감소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효과적인 분산이 가능함을 제조된 나노복합체의 투과전자현미경과 X-ray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 다(Figure 9b). 이러한 높은 수준의 분산도로 인하여 인장강도 42 MPa 수준인 PBS의 기계적 강도가 고분자 중량대비 0.1 wt%의 CNC 함량 만으로 66 MPa로 상승하였다[71]. 이는 나일론의 기계적 물성에 버금 가는 수준으로, 친수성의 CNC를 친수성의 1,4-butanediol 단량체에 사 전에 분산시킨 후 in situ 중합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PBS와 같은 범용 바이오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thermoplastic polyether ester (TPEE)계 바이오-엘라스토머에도 높은 기계적 보강 효과 를 보였다(Figure 10a)[72]. 1,4-Butanediol 단량체에 CNC를 사전에 분 산시킨 후, dimethyl-FDCA, CHDM, polytetramethylene ether glycol (PTMEG) 단량체와 용융 축합중합을 수행하였다. In situ 중합 결과물 은 인장강도 67 MPa, 신율 860%의 기계적 물성을 나타내어 동일 조 건의 석유계 엘라스토머, 용액 제조 나노복합체 보다 뛰어났다. 향상 된 기계적 특성은 열분석과 구조분석을 통해 CNC가 고분자 구조 내 에서 가소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in situ 샘플의 경우 가소화 역할이 커서 경질 도메인과 연질 도메인의 밀도차가 크게 증가했음을 관찰하였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상분리가 일어났고 물성 증가를 유 도하였다. 또한 FDCA에 의해 형성된 연질 도메인은 변형 축을 따라 CNC의 배향을 용이하게 하는 특징으로 인하여 3D-프린팅 시 기존 열 압착 방식에 의한 기계적 물성의 70%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차세대 나노복합체로써의 고분자 매트릭스와 상호작용하는 자연계 나노섬유의 가능성이다. CNC의 친수성, 그리고 표면의 히드록시기(-OH)의 존재로 인하여 ISB 단량체 내 사전 분산 후 제조된 바이오-폴리카보네이트 나노복합체는 고분자로 표면이 화학적 으로 개질된 CNC가 효과적인 계면친화성을 발휘하여 더 향상된 투명 성, 93 MPa의 인장강도, 4.3배 향상된 인장인성(tensile toughness) (40 MJ/m3) 특성을 나타냈다(Figure 10b)[73]. 이는 석유계 폴리카보네이 트를 포함한 모든 카보네이트 복합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충 격 특성에 있어서도 in situ 나노복합체의 경우 폴리카보네이트 단독 및 블렌드 샘플보다 1.3배 높은 수준의 충격강도 값을 가졌다. 이 결과 는 파손될 경우 날카로운 파편이 되는 유리를 대체하는 투명 플라스틱 소재로 사용되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나노 보강재와 고분자 매 트릭스 계면간의 향상된 상호작용은 외부 응력 하에서 섬유형상(long fibril) 및 미세 공극(micro-sized cavity) 구조를 발생시킴으로 효과적 으로 외부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 있었다.
키토산 나노위스커(chitosan nanowhisker, CsW)의 경우 표면의 아 민기(-NH2)가 폴리아미드 계면 중합 시 가교점으로 작용하여 기존 대 비 향상된 탄성율 및 기계적 강도를 보였다. 한편으로, CsW를 폴리아 미드와 유기산 용액에서 분산시킨 후 캐스팅 방법으로 제조한 나노복 합체의 경우 표면이 암모늄기(-NH3+)로 양성자화 된 나노섬유가 고분 자 매트릭스를 가소화함으로써 향상된 인장인성 값을 보였다(Figure 10c)[74]. 상기 제조방법에 의한 나일론 6,6 나노복합체는 강한(stiff) 특성에서 질긴(tough) 특성으로 자유롭게 조절될 수 있었다. 복합체 질 량 대비 0.4 중량% 함량의 CsW만으로 1.7배 향상된 106 MPa의 인장 강도를 in situ 제조법으로 달성하였고, 2.1배 향상된 104 MJ/m3의 인 장인성을 블렌딩 제조법으로 달성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재생순환형 나노보강재 기반 유기 복합체의 산업적 적용을 위 한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 결론 및 발전 전망
본 총설에서는 친환경성, 지속가능성, 기계적 물성, 광학 특성, 열- 치수 안정성, 접근성 등이 우수한 “터프” 바이오플라스틱을 구현하기 위해 고분자 구조접근에서부터 시작하여 중합법, 분석, 가공 및 응용 까지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경쟁력을 직접 비교해 보았다. 대표적으 로 헤테로 고리형 바이오매스 단량체인 ISB 및 FDCA로부터 제조한 고분자들이 가장 우수한 특성들을 보이고 있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확대의 선두에 있다. 또한, 자연계 나노섬유와 in situ 중합법과의 시너 지를 통하여 최소함량으로 극대화된 물성 강화를 이룸으로써 친환경 all-organic nanocomposites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속가능사회를 최우선 가치관으로 두는 시대적 움직임에 부합하여 바이오플라스틱 의 활발한 연구개발 노력과 상용화 움직임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