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나노제작기술(nanofabrication)은 물리화학 및 기계적인 방법을 이 용하여 나노미터 크기의 형태나 구조 및 계면을 형성하는 것으로 정 의할 수 있다. 나노제작기술은 크게 탑-다운(top-down) 방식과 바텀- 업(bottom-up)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탑-다운 방식은 나노미터 수 준의 패턴을 통제된 환경에서 정밀 기계를 이용한 기계적/물리 화학 적 처리를 동반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깎아내어(etching)” 제작하 는 방식이다[1]. 이 방법의 장점은 높은 재현성과 생산성을 가지고 있 어서 반도체 산업에서 주로 적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탑-다 운 방식인 EUV (extreme ultraviolet) 리소그래피(lithography) 기술을 이용해 소자 회로의 집적도를 7 nm까지 줄여 시험 생산하고 있다[2]. 하지만 이러한 탑-다운 방식은 일반적으로 평면상에서만 패턴을 제작 할 수 있으며, 차세대 기술인 분자 소자로 발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 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노미터 크기 의 물질을 조합해 다양한 형태 및 크기(마이크로미터까지)로 “쌓아가 는(grafting)” 바텀-업(Bottom-up) 방식이 개발되었다. 다양한 바텀-업 방법들 자기조립(self-assembly)을 이용하는 접근법은 제작 단가가 저 렴하면서도 제작 신뢰도가 분자 단위(molecular scale)까지 가능하다 는 장점이 있다[1]. 자기조립방식을 이용한 대표적인 나노제작기술의 예로는 핵산(DNA)을 이용한 오리가미(origami) 기술을 들 수 있다[3].
핵산은 생물체의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핵심물질임과 동시에 바텀- 업 방식을 통한 나노 구조체 합성의 좋은 템플릿이 될 수 있다. 당-인 산기와 염기로 구성된 DNA 몇 가지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먼 저 수사슬 역할을 하는 당-인산기는 전기적으로 음의 전하를 띄고 있 어서 양의 전하를 가지는 이온 등과 정전기적 인력(electrostatic interaction) 을 가지게 된다. 또한 곁사슬 역할을 하는 염기의 경우 아데닌 (adenine), 구아닌(guanine), 시토신(cytosine) 및 티민(thymine)의 4종 류로 구성될 수 있으며, 이들 염기들 사이에서는 매우 선택적인 상보 적 결합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선택적으로 수소결합하여 핵산의 이중나선 구조(double stranded DNA, dsDNA)를 형성하게 되고, 이 과정을 DNA의 자기조립이라고 일컫는 다. 이러한 자기조립 방식을 통해서 dsDNA (이하 DNA로 통칭)의 길 이를 늘릴 수 있고, 반면에 제한 효소를 사용하면 특정 염기 서열만을 잘라내어 길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DNA는 상대적으로 잘 휘지 않 는(rigid)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고체 표면 위에 일직선으로 펼쳐질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을 이용하여 Braun 교수 연구진은 1998년에 DNA 기반 은(Ag) 나노와이어를 실리콘 웨이퍼 표면 위에서 성공적으로 제 작했다[4]. 본 총설에서는 dsDNA를 2차원 표면과 3차원 표면에 고정 하는 방법과, 이렇게 배열된 DNA와 금속이온을 결합하는 DNA 금속 화 반응(DNA metallization)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2 본 론
2.1 2차원 표면에서의 DNA 나노물질 제작
2.1.1 이차원 고체 표면 개질
DNA를 고정할 표면에 요구되는 사항으로는 DNA 수사슬의 당-인 산기와 상호작용을 통해 dsDNA를 표면에 고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금 속 표면의 경우, 금속 이온이 가진 양전자로 인해 DNA가 표면에 고정 될 수 있지만 반도체 기판으로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silicon wafer) 나 분석용으로 사용하는 슬라이드 글라스 및 운모 시트(mica sheet)는 DNA를 고정할 양이온이 존재하지 않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이를 해 결하기 위해 플라즈마 처리(plasma cleaning)로 표면을 음전하가 풍부 한 상태로 만든 뒤 마그네슘(Mg)와 같은 금속 양이온을 코팅하거나 [5] 유기 고분자인 폴리리신(poly-L-lysine)[6] 또는 글루타알데히드 (glutaraldehyde)[7]를 코팅해 DNA가 표면과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고정될 수 있게 된다. 이때 DNA는 표면에 코팅된 양이온과 수 사슬의 당-인산기가 가지고 있는 음이온의 상호작용으로 고정될 수 있게 된다.
2.1.2 DNA stretching
개질된 표면에 DNA를 전개하는 DNA stretching은 원하는 형태로 DNA를 배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가장 간단히 DNA를 배열 하는 방법으로는 표면에 DNA가 녹아 있는 물방울을 떨어트린 후 압 축된 공기로 물방울을 불어내어 DNA를 배열하거나[8] 스핀 코팅 (spin-coating) 기법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9], 이 방법은 가장 간 단하지만 DNA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기 힘들다. 이 방법에 대한 자 세한 모식도는 Figure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DNA 물방울 위에 커버글래스를 덮어 빗질하듯 쓸어내는(combing) 방법이 있는데[10], 이 방법은 DNA를 원하는 방향으로 배열은 가능하지만 DNA 사이 간격을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체 셀을 통해 DNA를 늘어 놓는 방법이 있다[11]. 유체 셀에 DNA를 유 체 속도를 조절하며 흘려 보내 배열하는 방법이다. 이는 가장 확실하 지만 원하는 간격으로 배열하기 위해서 제작해야 하는 유체 셀의 단 가가 굉장히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2.1.3 DNA metallization
DNA 금속화 반응(DNA metallization)은 유기고분자의 일종인 DNA를 금속으로 감싸 나노미터 수준의 금속 와이어로 만드는 반응 이다. DNA 금속화 반응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활성 화(activation), 씨뿌리기(seeding) 및 성장(growth) 단계로 나눌 수 있 다. 활성화 단계에서는 금속 이온이 정전기적 인력으로 인해 DNA 뼈 대에 달라붙게 된다. 씨뿌리기 단계에서는 환원제가 뼈대의 금속이온 을 금속으로 환원시켜 금속 나노 입자(metal nanoparticle)가 형성되는 데, 이 금속 나노 입자를 금속 씨앗(metal seed) 이라 부른다. 성장단계 에서는 금속 이온과 환원제를 더 추가하여 뼈대에 붙은 금속 씨앗 주 위에 금속 이온이 추가적으로 달라붙어 결국에는 DNA 가닥 전체가 금속으로 뒤덮이게 된다. Figure 2는 DNA 금속화 반응에 대한 모식도 이다. DNA 금속화 반응을 이용한 금속 나노 와이어(metal nanowire) 는 성장단계에서 환원제의 농도와 반응시간을 조절함에 따라서 와이 어의 두께와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성장단계에서 금속이온의 농도와 환원시간의 조절을 세밀하게 조절 하지 않는다면 표면이 금속 나노 입자(nanoparticle)로 뒤덮여 구분이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1998년 Braun 연구팀이 최초로 100 nm 두께의 은 나노 와이어를 제작하여 나노 와이어의 캐퍼시티와 저항값이 각각 1 kΩ과 7,000- 30,000 kΩ인 것을 확인했으며[4], 이후 최적화를 통해 은 나노 와이 어의 두께를 30-50 nm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금을 이용한 나노 와이 어의 경우 Keren 연구팀이 50-100 nm 두께를 가지는 금 나노와이어 의 제작을 보고하였다[7]. Harnack 연구팀 또한 금 나노 와이어를 30 nm 두께로 제작하였으며 나노 와이어의 저항값은 2.4 kΩ으로 측정 되었다[15]. Ongaro 연구팀의 경우 금 나노 와이어를 제작하였으며 두 께는 50 nm, 저항은 103 kΩ으로 측정되었다[16]. 백금의 경우에는 Mertig 연구팀이 두께 3-5 nm의 나노 와이어의 제작을 보고하였다 [17]. 팔라듐의 경우 Mao 연구팀이 5-7 nm 두께의 나노 와이어 제작 을 하였고[18], Ritcher 연구팀은 60-100 nm 두께를 제작하였으며 저 항은 5,000 Ω인 것을 확인하였다[19]. Nguyen 연구팀은 25-60 nm의 나노 와이어 제작을 하고 저항이 1.4 kΩ임을 보고하였다[20]. 구리의 경우에는 Wolley 연구팀이 3-4 nm의 나노 와이어 제작을 보고하였다 [21]. Table 1은 여러 가지 소재를 이용하여 제작한 DNA 기반 나노 와이어의 물성 및 제작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DNA 나노 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응용하면 특정한 형태를 가진 DNA 나노 금속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Wolley와 Harb 연구진 은 DNA origami를 응용하여 DNA를 특정한 형태로 배열한 뒤 금속화 반응을 통해 2차원적 금속 나노 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하여 보고하였 다[25]. 또 다른 예로, 최정현 교수 연구진은 전이금속 이유화 물질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의 표면을 DNA origami를 이용해 덮 은 다음 metallization을 하여 마스크로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하였다[26].
2.2 3차원 공간에서의 DNA 나노물질 제작
3차원 공간에서 DNA 나노물질을 제작하는 방법은 DNA를 블록 형 태로 만든 뒤 쌓아 올리거나 각각의 DNA 구조를 조립하여 구조물을 만드는 방법과 3차원적 형태를 가진 물질의 표면을 DNA로 감싸는 방 법이 있다[27]. 3차원 물질의 표면을 DNA로 감싸는 방법은 2차원 표 면에 DNA를 배열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실리카 겔의 표면 을 DNA로 감싼 뒤 금속화 반응을 통해 금속 구 형태를 만든 뒤 실리 카 겔을 녹일 수 있는 trifluoro acetic acid를 이용하여 실리카 겔을 녹 이면 나노 금속 구만 남게 된다. Figure 3은 앞서 서술한 방법에 대한 모식도 및 구조체 형성에 대한 분석 이미지이다. DNA를 쌓아 올리는 방법은 DNA를 일종의 레고 블록과 같이 작은 단위로 나누어 쌓아 올 린 뒤 원하지 않는 부분의 DNA를 제거하여 형태를 만드는 방법이다 [28]. 또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Seidel 연구진이 DNA 3차원구조 를 몰드(mold)로 응용하여 내부에 금속 나노구조를 만들어 보고하였 다[29]. DNA를 이용한 3차원적 나노 물질은 원하는 형태로 구조를 형 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NA 금속 구의 경우에는 내부가 비어 있다는 것을 이용해 빈 공간에 약물을 담지하여, 선택적 약물전달 (drug delivery)용 템플릿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 타입의 DNA 나노 구조는 제작하는 단계 및 블록의 종류가 많아 준비단계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한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것이 가능하므 로 DNA 배열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결론 및 발전 전망
본 총설에서는 나노제작기술 중 DNA를 이용한 바텀-업 방식에 대 해 소개하고 DNA를 표면에 고정하기 위해 표면을 개질 하는 방법, DNA를 표면에 고정하는 방법, DNA 금속화 반응을 통해 금속 나노 와이어를 만드는 방법, 2차원 및 3차원적으로 DNA 나노 구조를 구성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바텀-업 방식의 큰 장점은 이론적으로 제작 단가가 저렴하면서도 제작 신뢰도가 분자 단위까지 일정하다는 것이다. DNA는 정전기적 특성으로 인해 금속 나노 와이어의 제작이 용이하면서도 잘 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개질된 고체 표면에 가지런히 전개가 가능하며, 특정 염기 쌍에 의한 상보적 결합으로 인 한 자기조립성질을 띠고 있어 길이를 늘리거나 제한 효소를 이용해 특정 염기서열을 잘라내어 길이를 줄일 수도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바텀-업 방식을 통한 나노 구조체 개발을 위한 좋은 전구체가 될 수 있다. DNA를 표면에 고정하기 위해서는 주사슬의 당-인산기와 정 전기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표면을 양의 전하를 띠게 개질해야 하는데, 표면 개질을 위한 물질로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 양이온이나, 폴리 리신, 글루타알데히드와 같은 양의 전하를 띤 물질이 있다. DNA 를 기반으로 한 금속 나노 와이어는 지금까지 여러 금속이온을 통해 서 제작이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으며, 금속별 두께 및 저항값 역시 보 고되고 있다. 또한 금속 이온의 농도 및 환원 시간을 조절함에 따라 원하는 두께와 높이를 가진 나노 와이어를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DNA 금속화 반응을 응용한다면 2D 구조나 3D 구조의 DNA 금속 구 조를 구성할 수 있다. DNA를 이용한 바텀-업 방식과 나노 구조체 형 성 기술은 앞으로도 연구해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한 분야이며 지금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약분야에서의 약물 전달체, 전자분야에서의 분자 소자 등 응용이 가능하므로 많은 연구 자들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본 연구실에서 은을 이용한 DNA 금속화 반응을 실행해 본 결과 Figure 4와 같이 금속 나노 입자(20-30 nm)가 DNA에 어느 정도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금속 나노 입자가 연속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균일한 두께를 가진 나노 와이어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추가로 금속 나노 입자의 성장단계를 진행한 결과, 고체 표면에 금속 나노 입자의 비 선택적 흡착이 일어나는 문제 를 확인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표면과 금속의 비 선택적 흡착을 최소화하면서 DNA와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연구가 필 요하다고 판단된다.